최순실과 록히드 마틴의 수상한 거래?
최순실과 록히드 마틴의 수상한 거래?
[박홍서의 중미관계 돋보기] 사드 배치와 비선 실세의 농단

"메를린 휴슨 록히드 마틴 회장은 최순실과 만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

사드 배치 결정 이전 최순실과 록히드 마틴 회장이 만났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록히드 마틴이 신속히 내놓은 답변이다. 그만큼 민감한 문제라는 걸 암시한다.

비선 실세와 세계 최대 군수 기업의 결탁 여부를 떠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박근혜 정권의 무기 도입 사업 전반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공군 차기 전투기 사업(FX)은 그 선정 기종이 막판에 뒤집히고 사드 배치는 결정과정이 시종 오락가락했다. 수혜자는 모두 록히드 마틴이었다.

2013년 9월 24일 방위사업 추진위원회는 "정무적 판단"이라는 이유로 최종 후보에 올랐던 F15SE를 돌연 탈락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록히드 마틴이 기술 이전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F35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후 F35에서 엔진 누수 등 다양한 결함이 드러나고 그로 인한 비행금지 조치가 반복적으로 내려졌지만 도입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사드 배치와 국익 손실

올해 7월 8일의 사드 배치 결정 역시 석연치 않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 배치가 청와대의 주도에 의한 결정임을 고백했다는 언론보도가 있기도 했다. 불과 3일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사드배치가 "결정된 바 없다"고 한 그의 발언에 비추어 보면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정작 국방부가 소외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기본적인 외교 상식만 있어도 사드 배치로 인한 국익 손실이 그 효용보다 크다는 것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 국방부 내에서조차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요격 성능은 둘째치고라도, 중국의 반발 및 북중관계의 강화는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은 한한령(限韓令)을 내리고 한류와 한국산 제품에 불이익을 주기 시작했다. 올 9월까지 한국산 식품 및 화장품의 통관 불허 건수가 148건으로 지난해 총 건수인 130건을 이미 넘어섰다는 통계도 나왔다.

중국은 또한 사드 배치에 부지를 제공하는 롯데에 대해서 세무조사를 벌이겠다고 으르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보복이 심화되면, 안그래도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휘청일 가능성이 크다. 2015년 한해만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55조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요격 성능이 의심받고 또 수도권 방어에도 무용지물인 사드가 과연 그 이상의 효용이 있다는 것인가?

중국의 보복이야 대국의 오만함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인해 북중관계가 강화될 것을 충분히 알고도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외환죄일 수도 있다. 말끝마다 북한을 악마화했던 박근혜 정권 스스로 북한을 이롭게 한 것이다.

북중관계 개선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이 4, 5차 핵실험을 연이어 하고 또 중국이 유엔 대북결의안에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중관계는 오히려 결착되고 있는 양상이다. 훈춘과 나선 특구를 연결하는 신두만강대교가 개통하고 단둥과 의주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인 북한 편들기도 노골화되고 있다. 11월 30일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2321호) 직후 한국이 대북 단독 제재안을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관영언론들은 그러한 조치는 북한의 민생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핵관련 인사나 조직만을 제재하려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배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드 배치의 최대 수혜자는 역시 일개 사기업인 록히드 마틴이다. 사드가 수도권을 방어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자 박근혜 정권은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을 증강해 방어하면 된다고 항변했다. 또 한국은 사드 부지만 제공하고 미국이 비용을 댄다고도 주장했다.

▲ 록히드 마틴의 회장 메를린 휴슨(Marillyn A. Hewson). ⓒwikimedia.org


군산복합체와 '조장된 수요'


록히드 마틴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경우든 빚지는 장사가 아니다. 사드 배치를 통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추가로 팔수 있으며, 한국에 사드를 무료로 '시식'시킨 다음 포대 몇 개를 더 팔아재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끼워팔기다.

"우리는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가 우리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위험에 빠트리는 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주의깊고 지성있는 시민들만이 이들 군산복합체를 우리의 평화적 방법과 목표에 부합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반전 운동가의 외침이 아니다. 1961년 1월 미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이임 연설 일부다. 불행히도 아이젠하워의 경고는 현실화되었다. 미국 정부는 이제 국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도 록히드 마틴같은 세계 최대 방산기업의 판촉사원이 되었다. 정치학자 찰머스 존슨(Charmer Jonson)이 지적하는 '군사적 케인즈주의(Military Keynesianism)'이다.

따라서, 미 군산복합체는 국제적 안보 위협을 과장하고 조장한다. 에어컨 회사가 더위를 과장하고 생수회사가 수돗물의 '더러움'에 호들갑 떠는 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수요가 있어 공급하기보다 상품이 있어 수요를 창출한다. 시장에서 횡행하는 '조장된 수요(manufactured demands)'다.

분단국가 한국은 미 군수기업의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2014년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9조 1,300억)으로 등극하기도 했던 한국은 그 대부분을 미국산으로 충당했다. 그해 7조 3천억 규모의 F35 도입을 결정하였으나 핵심 기술 하나 이전 받지 못했다. 조만간 록히드 마틴으로부터 수조원대의 사드 포대를 사야할 운명이기도 하다.

1894년 서해에서 청의 북양함대는 일본함대에 전멸당한다. 청 군함의 덩치는 컸을지 모르나 일본 군함에 비해 포탄 발사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그나마 발사된 포탄도 불발탄 투성이었다. 그 비용들이 서태후의 이화원 건축으로 유용되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산 최신 무기 구입에 수십조 원을 쓰는 나라. 그런 나라의 사병들 상당수가 여전히 낡은 침상에서 생활한다. '수십년 된' 수통에는 물을 담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막 제대한 젊은이들이 농담조로 말한다. 그 막대한 혈세는 도대체 누구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인가.

특검은 밝혀야 한다. 아니 특검 이후라도 박근혜 정권의 무기 도입 의혹에 대해서는 끝까지 규명해야 한다. 그 결정 과정에서 비선 실세의 농단과 뇌물 수취가 있었다면 단호히 처벌해야 한다. 혈세를 훔치고 나라를 좀 먹는 중대범죄다. 탄핵은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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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한국외국어대에서 중국의 대한반도 군사개입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덕여대 연구교수 및 상하이 사회과학원 방문학자를 역임하고, 현재 강원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국제관계 이론, 중국의 대외관계 및 한반도 문제이다. 연구 논문으로 <푸코가 중국적 세계를 바라볼 때: 중국적 세계질서의 통치성>, <북핵 위기시 중국의 대북 동맹 딜레마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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