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국정교과서, 수정 내역도 축소해 발표
'부실' 국정교과서, 수정 내역도 축소해 발표
수정 내역 300여건 비공개 드러나
2017.02.07 18:59:06
교육부가 이른바 '최종본' 국정 교과서를 공개하면서 수정 내역을 축소 발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정대조표에는 없는 수정사항이 여럿 공개됐다. 

최종본의 실제 수정 사항은 1000여 건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발표 후 숱한 오류가 있었음이 드러난 상황임을 고려할 때, 국정 교과서는 다시금 부실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민족문제연구소는 현장검토본과 최종본 국정교과서를 대조 분석한 결과, 교육부 발표 사항에는 없는 수정사항 312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최종본을 공개하면서 "각개 의견을 수렴해 760곳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지적에 따르면 교육부가 실제 수정한 내역은 1000여 건을 훌쩍 넘는다. 

이처럼 대대적인 수정 작업이 이뤄졌음에도, 국정교과서 최종본 공개 사흘 만에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만 653건의 오류가 추가 발견된 바 있다. (☞ 관련기사 : 국정 교과서 최종본, 오류가 무려 653건)

민족문제연구소는 "국정 교과서 162쪽부터 295쪽에 걸친 책의 절반 가까운 분량에서만 고의로 집계에서 누락한 수정사항 312곳이 추가로 발견"되었다며 "그 자체로 국정 교과서가 얼마나 부실하게 제작되었는지를 자인"했다고 지적했다. 

누락된 수정 사항을 보면, 단순한 띄어쓰기, 오·탈자 수정뿐만 아니라 문장 주어를 바꾸거나, 문장 표현을 바꾼 사례도 있다. 소제목의 제목을 바꾸거나 사실 관계 서술을 바꾼 사례도 드러났다. 

소제목 제목을 바꾼 사례는 한 건이다. 268쪽 소제목 '새마을 운동의 전개'가 '새마을 운동과 산림녹화 사업'으로 바뀌었다. 

역사학계의 비판을 의식해 사실 오류를 수정한 내용 중 수정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사례도 발각됐다. 

285쪽 본문은 당초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20회에 걸쳐 50,000명 정도가 상봉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의 상봉인원을 '2만3천여 명 정도'로 수정했다.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를 바로잡았으나, 이를 수정 내역에 발표하지 않았다. 

286쪽 본문은 '서해 북방 한계선(NLL)을 북한이 세 차례 침범하여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는 내용을 '북한은 서해 북방 한계선(NLL)을 침범함으로써 세 차례에 걸쳐 남북간 교전을 야기하였고,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로 수정했다. 역시 수정 내역을 숨겼다. 

이와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는 "'반공 교과서'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국가 안보를 강조한 교과서가 정작 국가 안보와 관련된 내용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한 뒤 이를 슬그머니 수정하는 작태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 이후 북한의 북방 한계선 침범 사례는 세 차례로 한정하지 못할 정도로 잦았다. 

띄어쓰기 수정 사례는 44건이 집계에서 누락됐다. 문장을 완전히 교열한 사례도 수정대조표에서 누락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만약 검정 교과서를 이런 수준으로 만들었다면 심의에서 탈락했을 것이 분명"하다며 "국정 교과서가 비전문가에 의해 급조되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번 사태는 감사청구 대상이라고도 비판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경우 편찬위원은 1인당 최대 3600여만 원을 받기로 했고, 16명의 편찬 심의위원들은 1인당 400만 원 안팎의 심의 수당을 받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렇게 거액의 혈세를 들여 집필 심의한 국정 교과서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당연히 감사청구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을 강행하고 일부 교장과 사립학교 재단들이 이에 호응해 국정 교과서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고 개탄했다. 

▲ 최종본 국정 교과서에서 추가로 드러난 오류 사항. ⓒ민족문제연구소


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자가 되면 거지부터 왕까지 누구나 만난다고 들었다. 거지한테 혼나고 왕은 안 만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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