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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광장서 '탄핵' 외친 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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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광장서 '탄핵' 외친 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촛불-탄기국, 차벽 사이 두고 각각 집회...큰 충돌은 없어

서울 광화문이 두 쪽으로 갈렸다. 한쪽 무리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같이 흔들었고, 다른 한쪽은 리본이 달린 태극기와 촛불을 들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삼일절 오후의 풍경이었다.

98주년 삼일절을 맞은 1일,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가 이날도 열렸다.

광화문에 먼저 자리 잡은 건 탄핵 반대 측이었다. 박사모와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시청 광장,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15차 본 대회를 연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했다.


▲1일,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1일,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8차 탄핵 촉구 집회를 오후 5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했다.

다른 때와 달리 이날은 양측 집회 시간대와 장소가 일부 겹쳤다. 이에 경찰은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차벽을 설치해 양측을 분리했다. 그러나 오후 세 시께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서 차벽을 가운데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다행히 큰 마찰은 없었다. 그러나 탄기국 측이 탄핵 촉구 집회가 시작된 5시께에도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떠나지 않고 대형 스피커로 군가 등을 틀어놓으면서 양측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집회 방해 행위에 비까지 내렸지만 퇴진행동은 예정대로 오후 5시께 집회를 시작했다.


이용수 할머니 "박근혜 탄핵시켜 후손에게 올바른 역사 물려주자"

▲1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몰린 인파. ⓒ프레시안(최형락)
이날 탄핵 촉구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축축한 바닥에 앉아 한 손에는 초를, 다른 한 손에는 리본이 달린 태극기를 들었다.

발언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98년 전 오늘 이 땅에는 수십만 개 촛불이 켜졌다. 바로 3.1 운동이었다"고 운을 뗐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새로운 진정한 독립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모였다. 한 분 한 분이 유관순 열사"라며 "세계 역사상 이렇게 평화스럽고 위대한 시민 명예혁명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서 탄핵이 완수되고 정권이 교체되고 온전한 민주주가 회복되는 그 날까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광장을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헌법재판관들을 향해 "역사에는 을사늑약에 반대한 민영환 선생의 길이 있고, 을사늑약에 찬성한 을사오적이 있다"며 "정의와 불의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택하겠나. 민족과 영원히 사는 길을 만장일치로 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의 숭고한 태극기를 불의하고 부패한 권력자의 방패 도구로 쓰는 것은 애국선열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탄기국 측을 비판했다. 또 "민족의 자주독립을 선언하는 3월 1일에 성조기를 들고 다닌다"며 "민족의 자주 독립을 생각하면 당장 성조기를 거둬달라"고 했다.

역사의 산증인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도 이날 발언대에 섰다. 이용수 할머니는 "폭탄이 빗발치는 데 살아남아서 여러분 앞에 똑똑하게 서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한없이 반갑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인사했다. 이 할머니는 "저는 15살에 일본 군인에 대만 신주 가미가제 부대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받았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한마디 말도 없이 2015년 12월 28일 협상을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탄핵시켜야 한다. 법적으로 구속시켜야 한다"며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넘겨줘야 한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3.1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탄핵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만세 삼창을 했다. 사회를 맡은 이태호 퇴진행동 공동 상황실장의 선창에 따라 "박근혜 퇴진 만세", "탄핵 인용 만세", "촛불 시민 만세", "국민 주권 만세"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본 대회가 끝난 후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했으며,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1일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1일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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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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