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파기해야 할 '위안부' 합의는 없다
새 정부가 파기해야 할 '위안부' 합의는 없다
[송기호의 인권 경제] 재협상 프레임이 아니라 역사적 진실을 요구해야
2017.05.15 10:41:46
새 정부가 파기해야 할 '위안부' 합의는 없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 통상 안보 적폐를 바로 잡는 일은 매우 어렵다. 단순히 '태극기 부대'와 부딪히는 일이 아니라, 그 배경에는 국제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 중국, 일본의 이해관계가 촘촘하다.

트럼프 정부는 '지역 균형'이라는 개념으로 중국 중심 아시아 질서를 견제하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 비용을 아시아 나라에게 더 확실히 압도적으로 부담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접근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구상에 가장 적합한 동맹이 일본임은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 일본은 돈을 많이 더 낼 의사와 이유가 충분하다. 그러므로 트럼프의 아시아 구상에서 미일동맹은 가장 강력하고 핵심적이다. 트럼프에게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지위에서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한일 전시 성노예 피해자 문제를 '재협상'이나 '파기' 전략으로 가는 것은 일본의 틀에 갇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한국을 협상 파기국으로 미일동맹 구조에서 설명할 것이며, 일본의 태도가 더 합리적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새 정부가 파기해야 할 '위안부' 합의는 없다. '12. 28 전시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한일 공동 발표'는 공동 합의서가 아니며, 그 내용에서도 강제연행을 부인한 것으로 국제 인권법에 반한 것으로 합의로 성립할 수도 없다. 한국은 재협상 프레임이 아니라 역사적 진실을 요구해야 한다. 미국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재협상'이라는 불리한 낱말을 꺼낼 이유도 없다.

먼저, 이른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거짓 껍데기는 이미 깨졌다. 그것도 UN에서 그렇다. 유엔은 이달 13일 고문방지협약(CAT) 정기 국가별 보고서에서 그 "개정을 해야 한다"("should revise")고 명시했다.

그런데 한국 언론에서 충분히 보도하지 않았는데, 이 국가별 보고서는 국가보안법의 철폐 또는 개정을 힘주어 거듭 강조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보고서는 바로 대한민국에 대한 보고서이다.

즉 이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한국 정부가 2016년에 제출한 고문방지협약 이행 상황 보고에 터잡아 여기에 한국의 시민단체의 의견을 같이 참고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기본은 박근혜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이다. 박 정권이 '12. 28 전시 성노예 한일 공동 발표'의 핵심적 문제를 있는 그대로 UN에 보고했다고는 믿기 어렵다.

'12. 28 공동 발표'의 진실을 가리려던 외교부를 패소시킨 법원 판결에서도 나왔듯이, 일본은 공동 발표 이후에도 강제연행 사실을 일관하여 공식 부인했다. 이는 국제 인권법과 2006년의 UN 총회 결의(A/RES/60/147) 그리고 이 번의 UN 보고서에도 적시했듯이, 국가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 해결에 필수적인 진실 조항 (Verification of the facts, right to truth)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의 언행은 박근혜 정부의 한일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강제연행을 인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새 정부가 파기해야 할 '위안부' 합의는 없다. '12. 28 전시 성노예 피해자 문제 한일 공동 발표'는 공동 합의서가 아니다. 국제 인권법에 반한 것으로 합의로 성립할 수도 없다. 새 정부는 일본에게 역사적 진실을 요구해야 한다. 트럼프에게도 진실의 문제라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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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도 먼 자유무역협정을 풀이하는 일에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니까 인권은 경제의 출입구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 넘고 싶습니다. 남의 인권 경제가 북과 교류 협력하는 국제 통상 규범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