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靑, 검찰 '인적 쇄신' 신호탄...검찰 물갈이 태풍 분다
2017.05.19 11:48:27
문재인 대통령은 '돈봉투 술판'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좌천시키고, 그 자리에 윤석열 현 대전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청와대가 '우병우 라인'을 제거하고, '검찰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돈봉투 만찬'으로 물의를 빚고 사표를 제출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을 각각 부산고검 차장 검사, 대구고검 차장 검사로 좌천시켰다. 그 대신 윤석열 현 대전고검장과 박균택 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각각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시켰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신임지검장이 파격 승진함에 따라 검찰에는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영렬 전 지검장이 18기였다. 5기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검찰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십수 명 검사장이 물갈이될 수 있다"고 했다.

윤영찬 수석은 "이번 인사는 최근 돈봉투 만찬 논란으로 서울중앙지검장 및 법무부 감찰 국장에 대한 감찰이 실시되고 당사자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신임 지검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에서 수사 팀장을 맡은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하다가 외압에 반발해 좌천된 바 있다. 당시 윤 신임 지검장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에서 탄압받았던 인사를 승진시킨 것은 검찰 '인적 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영찬 수석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의 주요 현안 사건 수사 및 공소 유지, 검찰 개혁 과제 이행에 한층 매진하고, 최근 '돈봉투 만찬' 등으로 흐트러진 검찰 조직의 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애초 청와대는 전날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었다. 그러나 이날 윤영찬 수석은 "돈봉투 사건의 경우 감찰 결과에 따라 내용을 파악해야겠지만, 인사권 자체가 인사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검찰 개혁'과 떼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인적 쇄신'이 검찰 개혁과 무관하지 않다는 데 중점을 뒀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함과 더불어 그동안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사장급'으로 환원시키는 '제도 개혁' 조치를 병행했다. 윤영찬 수석은 "서울중앙지검장은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이후로 정치적 사건을 수사하는 데 검찰총장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계속된 점을 고려하여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고검장은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르기 때문에 VIP라고 속칭하는 인사권자(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그런 점에서 수사가 왜곡돼 그 부분을 바로잡는다는 측면에서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윤석열 지검장과 더불어 이날 임명된 박균택 신임 법무부 검찰 국장이 광주광역시 출신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호남 출신이 법무부 검찰 국장에 임명된 것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윤성우 법무부 전 감찰국장을 마지막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다.

윤영찬 수석은 박균택 신임 국장 인선 배경에 대해 "법무부 검찰 국장에는 검찰 안팎에서 업무 능력이 검증된 해당 부서의 우수 사원을 발탁하여 향후 '검찰 개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질수 있도록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개혁'도 단행하면서, 능력이 있으면 호남 출신 인사도 승진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알린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영렬 전 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것도 의미가 남다르다. 두 사람의 '꼼수 사퇴'를 막고 적절한 징계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천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검찰 내부 징계 절차에 따라 '해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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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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