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사건 및 탄핵사건과 맞물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책임자였던 이영렬 전 지검장과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된 안태근 검찰국장의 우병우에 대한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돈봉투 만찬 사건'의 개연성이 불거지며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처럼 검찰이 수사와 기소권을 독점하고 형사사건의 절차 전반에 걸쳐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예는 선진화된 세계 어느 국가를 보더라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영장 청구권까지 검찰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지배적 논리다.
구속 여부를 떠나 체포나 압수수색은 경찰의 수사 진행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검찰에 신청을 거쳐 검토를 받은 후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 불합리한 부분이 적지는 않아 보일 수도 있다.
선진화 된 외국의 선례를 살펴본다면 영장 청구권자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한곳에 집중된 권력은 부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검찰에 주어진 막강한 권력의 전횡을 막을 방안은 경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검찰이 기소권을 가짐으로써, 검찰과 경찰이 상호 견제와 보완 작용을 하게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형사 소추에 관한 권한을 어느 한곳에 집중시키지 않음으로써 경찰은 수사권, 검찰은 기소권을 담당케 해 공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서로 통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논리다.
최근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경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 제고, 경찰의 반성과 성찰 및 또 다른 권력기관화에 따른 국민적 우려의 불식, 인권경찰로 거듭나는 것을 전제했다.
검찰 권력의 분산은 필요하지만, 경찰의 인권 보호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경찰에 수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쉽게 내어 주었다가 권력의 수평적 이동 외에 근본적인 병폐를 해소할 치유책은 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위해서는 경찰 스스로의 자기 성찰과 혁신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수사와 기소독점권을 가진 2000여명에 해당하는 검사의 전횡을 막고자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한다면, 차후 13만 경찰이 어떻게 수사권을 사용하도록 법제화 하고 통제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이는 국민의 인권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청은 집회 때 차벽이나 살수차 배치를 배제하고, 피의자 진술의 녹취를 의무화하는 한편, 각급 경찰서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대거 채용해 형사공공변호인을 배치하는 등 인권 강화 방안과 개혁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개혁안만으로 국민의 인권을 보장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경찰에서 채용한 변호사 역시 경찰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경찰의 위법성 여부를 제시할 뿐 국민의 인권을 우선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의 청문감사관을 경찰이 아닌 검사로 교체할 필요성도 검토되어야 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시절에도 시도만 했을 뿐 근본적인 검찰 개혁에는 드라이버를 가하지 못했던 해묵은 과제가 이제는 대수술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 맹목적으로 검찰에 대한 견제 목적만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본 기자의 판단이다. 경찰 또한 광역수사대와 정보팀을 운영하면서 막강한 권력으로 불법 민간사찰과 보복.표적수사를 감행해 왔고, 국민의 인권을 최 일선에서 짓밟아온 권력기관의 견공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며, 검찰 못지않게 총체적 비리로 점철된 비리백화점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과연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아니라고 답변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경찰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 독립성 및 국민의 인권에 대한 보장은 무엇을 전제로 한단 말인가?
이에 대해 경찰 스스로가 적절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 경찰 수사권 독립은 이상과 구호에 그칠 뿐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에, 결코 실현돼서는 안된다는 것에 본 기자는 찬성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
냉정하게 경남지방경찰청의 본 기자에 대한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또한 현재 진행형인 사건부터 다시 논해보자.
경남 산청지역의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경찰 비판기사를 게재하고 정정보도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를 동원해 언론인에 대한 보복.표적 수사와 불법사찰 및 인격살인까지 감행하고,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회에 걸친 구속영장 청구 등으로 무리한 불법수사를 하는가 하면, 죄의 성립 유무를 떠나 오로지 구속만을 목적으로 언론탄압을 일삼아 온 경찰이 수사권을 독립해서 행사하면 검찰 이상으로 독립해서 공정하게 사건을 수사할 자신이 있다고 보는가?
본 기자의 생각으로는 현재 경찰의 조직과 인성으론 그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맞물려 비록 지금처럼 망가지고 있지만,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검찰과 경찰을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검찰조직은 수사전문기관으로 검찰총장부터 검사까지 모두 사법고시와 사법연수원을 거친 법률전문가들이고 기본적으로 본인들 스스로가 자긍심과 자존심이 높은 집단이며, 퇴직을 하더라도 변호사라는 직업이 보장돼 있는 엘리트 기관이다. 또한 검사들은 자신들의 조직을 준사법조직이라고 부르고, 사법부에 준할 정도로 독립성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조직은 경찰청장에서부터 말단 경찰관에 이르기까지 수사전문기관이 아니고, 그 자질 또한 전반적으로 검찰에 비교할 바가 아니며 퇴직 후 보장되는 직업조차 없어 조직에서 자신의 소신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러한 경찰의 현실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한다면, 그만큼 억울한 일반인 희생자를 양산할 수 있고 자신들의 보신만을 추구하기 위해 그 권력을 남용하고 유지하기 급급할 뿐 아니라 어떠한 범죄행위를 일삼을지 알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경찰은 개개인의 수사 및 형사 인력이 어떤 방법으로든 지금의 검찰보다는 더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수사권을 확보, 행사할 것인지 제시해야 한다.
어쨌든 현재의 경찰 수사 및 형사조직으로서는 수사권 독립은 불가능하다. 최소한 정치권력으로서의 독립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수사 책임자들이 현재 검사에 준하는 법률적 지식과 능력 및 자격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같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자신들이 현재까지 진행해온 수사의 전례와 양심을 걸고, 현재 검찰개혁을 반면교사로 삼아 조직을 재정비하고, 전문 수사 인력에 대한 보강과 검증을 거쳐 공정성과 중립성 및 수사의 독립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수사권 독립은 요원하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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