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사드 계획'은 이제 사실상 무산됐다
박근혜의 '사드 계획'은 이제 사실상 무산됐다
靑 "사드 추가 배치 여부 환경영향평가 실시 뒤에 결정"
2017.06.07 15:50:57
박근혜의 '사드 계획'은 이제 사실상 무산됐다
청와대가 7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과 관련해 추가 반입된 사드 발사대 4기의 배치 시기를 환경영향평가 실시 뒤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에 배치된 발사대 2기와 엑스밴드 레이더를 철회하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환경영향평가에서 기진행된 사항에 대해선 어찌할 수 없지만 추가 배치 되는 부분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배치된 부분은 현재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중임에도 그대로 배치돼 있는데, 환경영향평가를 한다고 해서 굳이 철회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현재 성주 사드 부지에는 엑스밴드 레이더와 2기의 사드 발사대가 배치돼 있으며, 국방부가 청와대 보고에서 누락해 논란이 된 나머지 4기의 발사대는 주한미군 부대에 보관돼 있다.

요컨대, 이미 배치 완료된 엑스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그대로 둔 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며, 주한미군 기지에 보관 중인 나머지 4기는 환경영향평가 이후에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청와대는 사드 부지가 6개월 가량이 걸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국방부의 주장을 원점 재검토해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나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환경영향평가 시기를 최소화해 6기의 발사대와 레이더 등으로 구성되는 사드 1개 포대를 연내에 배치 완료하려던 박근혜 정부의 당초 계획은 무산된다. 

청와대는 이날 사드 사업 면적이 10만㎡에 불과해 일반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법령과 판례까지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사기지보호법에 따른 사업 시행령에 따르면 국방군사시설은 군사작전, 전투준비, 교육훈련, 병영생활에 필요한 시설, 국방·군사에 따른 연구 및 시험시설, 군사목적을 위한 장애물, 폭발물에 대한 시설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상으로도 주둔기지, 방공기지, 사격장, 훈련장, 군용전기 통신설비 등이 군사시설로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종합해보면 공여부지 전체가 국방군사시설의 사업면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제공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실제 사업 면적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시도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70만㎡의 공여부지를 계획했으나, 그 중 1단계로 32만8779㎡를 공여한 목적이 33만㎡ 이상일 경우 적용되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1, 2단계를 나눴다고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것이 지난해 12월 20일인데 주한미군이 제출한 기본 설계는 올해 3월에 나왔다"며 "설계도가 없는 상황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시작된 것이고 이후를 보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기지 부지 면적을 맞췄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006년도 강원도 훈련장의 사격장 설치 관련 소송 판례를 보면,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제공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실제 사업 면적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규정한 바 있다"고 판례를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환경부와의 협의도 없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결정하고 바로 시행이 된 것"이라며 "통상적인 법 절차 과정에서 왜곡이 지적됐다. 법적 투명성 절차를 생략하면서까지 시급하게 설치돼야 할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환경영향평가 적용 준거가 주한미군에 공여한 공여 면적 전체가 아닌 사업면적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현재 사드 부지의 사업 면적이 10만㎡이기 때문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서 사드가 제외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정상회담의 의제는 주로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확산 저지 등 큰 제목들이 의제가 됐다"며 "사드 배치처럼 특수한 주제를 갖고 정상들이 논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전 의제 조율 과정에서) 세부적인 대화 내용까지 결정할 수는 없다. 대통령끼리 만나 얘기하면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는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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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