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은 매춘으로 살 수 있다"…안경환 저서 파문
"젊은 여성은 매춘으로 살 수 있다"…안경환 저서 파문
여성 비하, 성매매 옹호하며 "남성의 본능"?
2017.06.14 11:28:21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이 자신의 저서에 성매매를 옹호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을 써서 논란이 예상된다.

안경환 내정자는 2016년 <남자란 무엇인가>(홍익출판사)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논란이 될 만한 남성들의 특정 행위를 비판하되, 남성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남성들의 성구매 행위는 잘못했지만, 그 배경에 '남성의 본능'이 있다고 하는 식이다.

안경환 내정자는 먼저 성매매에 대해 "세속의 법은 결코 시장의 원리와 인간의 본능을 정복하지 못한다"며 "자신의 몸을 팔려는 여성이 있고 성적 본능을 제어하기 힘든 사내가 있는 한 매춘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또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성을 돈으로 사려는 사내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고 했다.

안경환 내정자는 '남자가 성매매를 하는 이유'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다"라고 주장했다.

'중년의 사랑과 성'이라는 소제목에서는 중년의 판사가 성구매를 하다가 적발된 사건을 언급한 뒤 "한 유능한 법관의, 장래도 촉망되던 법조 인생은 전단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누른 순간 사실상 끝장이 났다"며 "일말의 동정을 금할 수 없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안경환 내정자는 "문제된 법관의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다. 아내는 자녀 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에는 관심이 없다"며 남편의 성구매 행위를 아내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했다.

▲ 안경환 법무부 장관 내정자. ⓒ프레시안(최형락)


안경환 내정자는 '데이트 폭력'을 비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트 폭력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남자는 성적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이 거부될지도 모르는 불안을 함께 품고 여자에게 접근한다.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 게 사내 생리다. 거부되면 불안은 분노로 전환된다"라고 적었다.

안경환 내정자는 또 "남자의 세계에는 술이 있는 곳에 여자가 있다. 술과 여자는 분리할 수 없는 보완재다. 여성은 술의 필수적 동반자다. 이는 만국에 공통된 음주 문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지한 이야기든 실없는 이야기든 여성은 사내들의 사연을 잘 들어주고 반응해준다. 왜 사내들이 술집 마담에게 아내나 자신의 비밀을 쉽게 털어놓는 것일까? 편안하게 느끼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여성은 '명품 가방' 등에만 집착한다는 식의 폄하적인 표현도 있다. 안경환 내정자는 "남자는 물건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특별한 애착을 보인다. 여자에게도 소중한 물건이 있지만, 몇 가지에 한정된다. 보석류, 명품 가방, 옷과 구두 등등 대체로 자신의 성적 매력을 돋보이게 해주는 물건들"이라고 주장했다.

안경환 내정자는 1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저서 논란에 대해 "종합적인 내용을 읽어본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고만 말했다. 

새 정부 인사 가운데 여성 폄하적인 저서가 문제가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은 자신의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콘돔의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등의 표현으로 물의를 빚었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탁현민 행정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했지만, 청와대 행정관직을 사퇴하지는 않았다. 배우 문성근 씨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탁현민이 수고 많다. 그가 흔들리지 않고 잘 활동하도록 응원해주면 좋겠다"면서 탁 행정관의 사퇴를 사실상 반대하는 글을 올려 2차 논란을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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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dongglmoon@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획팀에서 노동 분야를 담당하며 전자산업 직업병 문제 등을 다뤘다. 이후 환자 인권, 의료 영리화 등 보건의료 분야 기사를 주로 쓰다가 2015년 5월부터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