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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다큐에 담다

23~24일 서울 광화문광장서 '광장' 상영회 개최

오는 6월 23~24일 광화문광장에서 '광장'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열린다. 주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연작이다. 참고로 옴니버스란 승객들의 이동 목적은 각각 달라도 크게 보면 하나의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합승마차'를 의미하는 단어로 작은 주제와 인물 및 스토리가 다르다고 해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존재할 때 옴니버스식 구성이라고 한다.

결국 박근혜 퇴진이라는 최고의 정치적 목적을 같이 한 채 광장에 모인 사람들, 하지만 광장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게 된 이유는 그야말로 백인백색 천인천색으로 다양하다. 그들의 생각을 일일이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 다큐 연작만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나와 많이 다를 수도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6개월 동안 스물 세 차례에 걸쳐 연인원 1700만여 명이 모였던 광장.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광장에 모였을까? 그들은 왜 분노했고 무엇을 요구하며 어떤 세상을 원했을까? 어느 누구도 하나의 정답을 낼 수 없겠지만 퇴진행동 영상 제작팀이 각자의 시선으로 광장의 6개월을 취재하여 옴니버스 다큐를 제작했다. 이 다큐를 섭렵해보지 않고 광장을 얘기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광장을 다큐에 담다

헬조선에 분노한 사람들이 각각 한 점의 촛불이 되어 거리로 나섰을 때, 촛불은 이미 임기가 1년 남은 대통령의 퇴진만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 촛불 하나하나가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최고의 권력인 대통령을 파면시키고 정권을 끌어내렸으며, 소중한 승리의 기억을 안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각자의 삶 속에서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길목에 서 있다.

출구가 없었던 헬조선, 이글이글 타오르던 헬조선의 압박이 결국 그 임계점을 넘어 결국 민중들에 의해 그 출구가 활짝 열렸다. 그 동안 헬조선의 탈출구를 막아서며 그토록 우리를 짓누르던 대통령과 그를 정점으로 한 지배 권력을 끌어내리며 비로소 사람 사는 세상을 열어낼 수 있는 첫 발을 떼게 된 것이다.

과연 지난 6개월의 광장 촛불로 헬조선은 다 깨지고 비로소 살만한 세상이 완성된 걸까? 그게 아니라면 우리 모두 새로운 세상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아름다운 세상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 법. 지난 겨울 촛불을 들었던 우리 모두 광장에 다시 모여 나 자신을 포함해 그날 그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촛불을 들었는지 살펴보며 지금 현재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보자.

광장 상영회에 출품된 작품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옴니버스 탑승객들과 그들의 이야기. 그들이 화면에 담길 당시의 정치상황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웠다. 열 명이 넘는 퇴진행동 미디어팀 작가들이 박근혜 정권 혹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위해 함께 다양하게 고민해야 할 것들을 준비하기 위해 각자의 고민을 담아 이 연작을 만들었다. 역시 광장은 현명했다. 박근혜가 끌려 내려온다 해서 새로운 세상이 완성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후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미 고민하고 있었다. 그 고민들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온 것이다.

△ 박근혜정권퇴진행동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 10편의 연작

작품1 '광장에 서다'(김철민|한국|2017|다큐|12분).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사람들. 그들은 광장에서 우리는 함께 분노했고 달라졌고 승리했다고 말한다. 그 광장 사람들을 화면에 담았다.

작품2 '청소'(김정근|한국|2017|다큐|8분).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김영자씨는 ‘대통령 바뀌다고 세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지하철 곳곳을 청소하듯 세상이 깨끗해지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한다. 이 청소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순간이 바로 진정한 광장 촛불의 종착역일 것이다.

▲'광장의 닭'

작품3 '광장의 닭'(황윤|한국|2017|다큐|12분).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장에서, 닭이 여러 가지 이미지로 변화한다. 단순 혐오의 대상에서 살처분의 대상으로, 혹은 찬미의 대상으로 바뀌기도 한다. 일군의 여성과 예술가들이 닭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며 살처분된 닭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위령제를 연다. 광장의 연호에 폭력적으로 변질될 수도 있는 동물 생명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4 '파란나비'(박문칠|한국|2017|다큐|9분). 사드반대 투쟁을 통해 새롭게 정치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된 한 성주 주민의 광화문 촛불 참가기를 담았다. 이전까지 사회문제에 전혀 관심 없었던 한 시민이 거대하고 폭력적인 국가와 마주쳐 어떻게 자신이 변화되었는지 극 과정을 잘 담은 다큐다. 아울러 국가가 국가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시민들을 얼마나 폭력적으로 대하는지 느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겨있기도 하다.

▲'함성들'

작품5 '함성들'(이창민|한국|2017|다큐|9분). 탄핵소추안 가결되던 날 국회 앞에 모였던 시민들을 영상에 담았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재적의원 수 299인 중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이라는 발표가 있었으나 이 날 철도파업이 철회되고 수서발 KTX 정류장이 개통된다는 소식을 전함으로써 이 세상 한켠에서 헬조선은 여전히 작동되고 있음을 담았다.

작품6 '누가 청춘을 아름답다 했는가'(김수민|한국|2017|다큐|11분). 퇴진 국면을 맞아 강릉 청년문화단체 '세손가락'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의 솔직담백한 심정을 담았다. "어린데 나오다니 대단해", "청년들이 투표를 안해서 이 모양이야." 등. 청년은 기대하지 않은 칭찬을 받기도 하고, 예상된 비난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 속의 ‘나’를 이야기한다.

작품7 '천개의 바람이 되어'(김상패|한국|2017|다큐|14분). 세월호를 추모하는 계성고 학생들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합창 그리고 87년 6월 항쟁에 대한 50대 초보 다큐 작가의 기억을 나레이터 형식으로 담았다. 87년 당시 명동성당과 담을 같이했던 계성여고는 길음동으로 옮겼고 현재 그 자리에 남녀공학인 계성고가 자리 잡았다. 87년의 계성여고와 2017년의 계성고 학생들, 30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바뀌지 않았다.

▲'시국페미'

작품8 '시국페미'(강유가람|한국|2017|다큐|9분). 광장에서 모두가 대통령의 비리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은 광장의 여성 혐오에도 맞서야 했다. 첩첩산중으로 둘러쌓인 벽에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박근혜와 최순실이 여성이어서 받는 비난은 부당하다. ‘병신년을 외치는 사람들이 권력을 잡는다면 뭐가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이 있다.

작품9 '푸른 고래 날다'(홍형숙|한국|2017|다큐|5분) 열심히 인형을 색칠하고 오리는 아이들.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도대체 그들은 광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그 추웠던 광화문광장 촛불 위를 날았던 푸른 고래의 비밀 그리고 그 고래등에 타고 있던 희생자 304명은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날의 진실을 밝혀주기 바라는 푸른 고래의 비밀, 그리고 그 304명의 사람을 만들었던 아이들을 필름에 담았다.


작품10 '조금 더 가까이'(최종호|한국|2017|다큐|17분) '어떻게 나오셨어요?', '무엇을 바라세요?' 촛불집회에 참가한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 사람들의 동기와 희망을 들어본다. 고등학생, 알바노동자, 청년 학생들, 수화통역자, 모금하는 사람들, 태어나서 처음 방송차에 오른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얘기가 담겨있다. 대통령 바뀐다고 내 삶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먼저 시작하면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 등이 담겨있다.

▲'조금 더 가까이'

△ '모든 날의 촛불'에 담긴 세 편의 다큐

작품1 '광장@사람들'(김환태|한국|2017|다큐|57분)은 1편 '광장@점화', 2편 '광장@열기', 3편 '광장@희망' 등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촛불 승리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한 촛불 광장 6개월의 기록을 박진 공동상황실장과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의 구수하고 찰진 대담을 통해 되짚어본다.

▲'광장@사람들'

작품2 '광장에서'(최종호|한국|2017|다큐|30분)는 지난 광장의 6개월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시간이었으며 어떤 시간이어야 할까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에 대해 이 나라에서 이미 공정이 사라졌기에 나라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6개월 광장 시민들은 공동 키워드로 불공정을 말하며 정의가 사라졌다고 단언한다.

작품3 '일상의 촛불'(김수목|한국|2017|다큐|40분)은 광장에서 타올랐던 촛불을 일상의 현장에서 밝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경남지역 촛불집회에서 발언하는 비정규직 해고노동자의 발언이 나오고 이어 롯데캐논 하청업체 중년 여성 노동자, 대학생, 식당을 운영하는 중년 여성 자영업자, 교육영상 등을 만들어 관공서에 납품하는 청년 자영업자 등 4인이 차분히 자신의 일상을 얘기한다. 박근혜가 퇴진했어도 내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 이제 세상을 바꾸려면 내가 투표도 하고 내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각오 등이 차분하게 잘 담겨있는 다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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