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노동계, 정치권에 이어 시민단체 9곳도 8일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의 핵심 책임자인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박기영 본부장은 빗발치는 사퇴 요구에 대해 함구했다.
건강과대안, 녹색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서울생명윤리포럼, 시민과학센터, 참여연대, 한국생명윤리학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등 시민단체 9곳은 공동 성명을 내어 "박기영 본부장은 적폐 청산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에 신설된 자리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차관급이며 20조 원의 정부 연구 개발비를 심의 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며 "우리는 이러한 자리에 황우석 사건의 핵심이자 배후였던 박기영 전 보좌관을 임명한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황우석 박사가 전세계를 상대로 과학 사기를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기영 전 보좌관은 황우석 박사에게 256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했고, 복제 실험이 법률에 위반되지 않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박기영 전 보좌관은 2004년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해 국제 과학계의 비난을 받았고, 어떠한 기여도 없이 조작된 논문에 무임 승차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우석 박사의 든든한 후원자이면서 동시에 연구 부정행위를 함께 저지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기영 본부장은 '논문 조작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논문 조작의 책임을 연구원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이들 단체는 "박기영 본부장은 황우석 박사의 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속적인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황우석 박사의 부활이나 제2의 황우석을 만들고 싶은 계획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 : "김선종만 없었으면 황우석은 줄기세포 성공")
박기영 본부장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 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첫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지만,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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