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젖에 총맞은 시민을 보았다, 과연 누가 쏘았나?
목젖에 총맞은 시민을 보았다, 과연 누가 쏘았나?
[기고] '조준 사격'이 있었다...그런데도 저들은...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의 개봉을 계기로, '5.18 광주 민주항쟁'(나는 이 용어가 맞다고 본다) 당시의 '조준사격'을 두고 전두환 측에서 반발하는 모양이다.그때 <중앙일보> 광주주재기자였던 내가 목격한 것을 생각하면, 조준사격이 확실히 있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1980년 2월 광주주재기자로 발령받은 나는 '올챙이 기자'로, 이곳이 처음이었다. 담당은 전남 경찰국 2진이었다. 따라서 선임기자는 도청 쪽에서(당시 경찰국은 도청청사 안에 있었음), 나는 시민 편에서 취재하였다.


내가 직접 목격한 것은 금남로에서 공수대와 시민들이 대치하던 5월 21일 오후 2시쯤이었다. 총소리가 들렸으므로 벽에 붙어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고, 다른 시민 한 분은 2~3미터 앞에서 벽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분이 갑자기 푹 꼬꾸라지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뒤에 있던 시민 두 사람과 함께 쓰러진 시민을 둘러매고 금남로 뒷길에 있는 개인병원으로 달려갔다. 이미 병원 안은 부상환자로 피범벅이었고, 의사의 흰 가운도 피로 물들었다. 총상 시민의 상태를 살펴보니, 목젖 부위를 관통 당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피가 별로 흐르지 않아 어린 생각에 의아했던 것이 기억난다. 급박한 상황에서 시민의 상태를 살피던 의사가 읊조린 것이 지금도 새삼스럽다. 


"우리가 왜 이렇게 피를 흘려야합니까?" 

충혈된 눈으로 비통해하던 것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벽에 바짝 붙어 있던 시민이 목젖에 총을 맞았다면, 조준사격이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이날 저녁, 잠깐 가진 취재팀 좌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C 기자 : 오후 2시쯤 금남로에서 벽에 몸을 숨기고 있던 한 시민이 목에 총을 맞아 숨지는 것을 바로 앞에서 목격했습니다. 조준사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D 기자 : 건물 위에서 조준사격을 하는 모양입니다. 오후 2시쯤 움직이는 것은 모두 쏘아 도청 쪽에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어요.

(1997년 5월 한국기자협회, 무등일보, 시민연대가 엮은 '5·18 특파원리포트 - 아직 굳지 않은 핏자국' 중)

ⓒ장재열

5.18 광주 민주항쟁을 두고 북한군 침투 등 황당한 주장이 37년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는 세상이 지겹다.

지난 5월에는 아파트 단지 등에 5.18을 폄하하는 스티커가 부착돼 신고 한 바 있다. 5.18 유공자에게 가산점이 주어져 공직 채용을 독점하니, '공부하면 뭐하나?' 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스티커를 학생들이 다니는 길목에 붙이는 집단은 도대체 누구인가? 사회 분열을 노리는 이적 집단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광주 민주항쟁과 관련된 유언비어 유포 및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엄한 가중처벌을 부과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다시는 이 땅에서 진실이 파괴되고 조작되는 퇴행이 재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kpb11@hanmail.net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