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토론회서 한목소리 "교육부 개편안 물러야"
민주당 토론회서 한목소리 "교육부 개편안 물러야"
"수능 절대평가 여부보다 학종 손질이 더 시급"
2017.08.21 15:00:48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수능 개편안에 관한 집착을 버리고, 폐단이 시급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안부터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한 입시제도 마련을 위한 교육개혁' 토론회에 참가한 교육계 전문가들은 각자 이견을 제기하면서도, 학종의 폐단이 심각해 이부터 손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수능 개편안의 경우, 고교 3학년 수능반과 학생부반을 분리해 수능반은 대규모 온라인 공개수업(MOOC)으로 진행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범 교육평론가는 "간단히 말해 수능반은 설민석 강사의 EBS 온라인 강좌를 듣게 하자는 것"이라며 "설민석 강사가 수능 강의를 더 잘 하는 걸 모두 아는데, 왜 학교 교실에서 수능 문제집만 푸는 수업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고3 학교 교실을 수능반과 학생반으로 분리한 후, 수능반 학생은 학생부 전형 지원을 금지하고 이들의 고3 내신 성적은 수능형 시험 성적으로 대체하자는 안이다. 아울러 학생부반은 수능 문제 풀이 수업을 금하는 한편 내신에서 수업 밀착도가 높은 논술형과 수행평가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자고 이범 평론가는 제안했다. 

이범 평론가는 해당 내용을 포함해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5종 개편 세트' 요구안을 내놨다. 5종 세트안은 고3 교실 분리 운영안과 함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편 수능 점수제 절대평가, 내신 등급제 절대평가 도입 수시와 정시에 각각의 전형 교차 도입 고교학점제의 보편적 시행이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이기정 서울 미양고등학교 교사, 이종태 교육을바꾸는사람들 21세기 교육연구소 소장,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회를 바라본 수능 절대평가제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토론자들의 주장에 격하게 반발함에 따라 토론회 분위기는 뜨거웠다. 

"수능과 내신, 모두 절대평가로"

발제자로 나선 이범 평론가는 현 교육부 발표안을 강하게 비판한 후, 대입제도 5종 개편 세트 중 하나로 수능과 내신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능은 현재의 등급제를 폐지하고 점수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내신은 등급제 절대평가를 시행하자는 뜻이다. 

이 평론가는 "수능은 충분히 쉽게 출제해 학생 부담감을 낮추되, 점수제 절대평가로 전환해 변별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한계는 있지만, 적어도 어렵게 출제될 때보다 쉽게 출제될 때 사교육 유발 효과가 덜하다"고 말했다. 

내신을 등급제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로 그는 "절대평가는 수능보다 내신에서 효용이 더 크다"며 "같은 학교 내의 친구 간 일어나는 내신 상대평가 경쟁의 강도가 수능보다 더 높다"고 강조했다. 

내신을 절대평가화함에 따라 학생의 학업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듯이다. 

아울러 수능 전형을 정시뿐만 아니라 수시에도 도입하고, 반대로 학생부 전형도 정시뿐 아니라 수시에 도입하는 교차 도입 방안이 필요하다고 그는 주문했다. 

이 평론가는 "이렇게 되면 학생의 부담이 줄어들고 기회가 늘어난다"며 "재수 비율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 대통령 공약인 고교학점제는 시험 도입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모든 학교에 한 번에 도입해야 한다고 이 평론가는 강조했다. 

2015년 교육 개정안에 따라 내년도부터 문·이과 구분 없는 교육 개편이 교육부 새 정책 기조인데, 이를 위해서라도 고교학점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아울러 이 평론가는 고교학점제가 학종의 교과 비중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학입시는 우리 사회 최대의 화두다. 2018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8일 오전 서울 중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종 개혁안 둘러싸고 공방 오가 

교육부에는 수능 절대평가 개편안보다 학종 개편안부터 내놓을 것을 이 평론가는 주문했다. 그는 "학생부에서 경시대회와 자격증·인증 기재란을 폐지하고, 소논문을 금지하거나 정밀하게 규제해야 한다"며 "자기소개서도 폐지하거나, 대필의 경우 형사처벌에 준하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평론가를 포함해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대부분 참가자가 학종의 비교과 영역 폐단이 심각하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학종의 문제점이 얼마나 심각하냐를 두고는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은 "특권층 아이들이 최상위권 학교에 가장 쉽게 입학하는 길을 열어준 게 학종"이라며 "근본적으로 학종은 특목고와 자사고 등 부유한 학교 학생, 학부모가 더 많은 공교육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학교의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학종의 폐단이 서열화한 고교 체제와 맞물려 일선 교육 현장에서 예상보다 더 큰 폐단을 낳고 있으므로, 개혁이 시급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소장은 대교협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대 입학생의 72.5%, 포항공대 입학생의 98.2%가 학종으로 입학한다"며 "전국 대학 평균으로 보면 학종 입학자 비율은 20.3%에 불과하지만, 상위 8개 대학에서는 49.3%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학종의 '깜깜이 전형' 문제점도 매우 심각하다고 이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학종에서 성공하기 위해 내신은 물론, 동아리 활동, 스펙 쌓기, 봉사활동, 연구과제 활동 등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렇게 준비한 내용이 어떻게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기정 교사는 "학종 개편이 수능 개편보다 우선"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현장에서 교사로서 체험한 학종의 장점도 있는 만큼, 이를 잘 살리는 방안으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수능 절대평가 공방에 관해서도 정부 기대보다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수능이 개선되리라는 건 환상"이라며 "애당초 수능 시험은 절대평가였다. 학력고사도 절대평가였다. 그 악명 높았던 70년대 본고사도 절대평가였다"고 비판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수능 개편안을 적용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소장은 "2015 개편안에 따라 현행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는 과목이 모두 선택 과목이 된다"며 "수능 출제 과목을 특정과목으로 지정할지, 선택과목을 도입할지, 선택과목을 도입한다면 서로 다른 과목의 시험을 치른 학생의 성적을 어떻게 비교할지 등의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수능 절대평가 시행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2015 개정 교육과정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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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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