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정아'?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 경력 대부분 허위
'제2의 신정아'?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 경력 대부분 허위
[단독] "오페라단장 만들어 준 주요 경력 4개 중 3개가 거짓"
2010.10.20 18:14:00
'제2의 신정아'?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 경력 대부분 허위
국립오페라합창단을 해체시켜 거리로 내쫓아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단장의 경력 대부분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인이 내세운 주요 경력 4개 중 3개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 단장의 이 같은 허위 경력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대 오페라연구소 '소장'이 아니라 '부소장' 역임

▲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단장. ⓒ뉴시스
이 단장의 주요 경력은 △서울대학교 오페라연구소 소장(1998년-199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2002년부터), △국립오페라단 초대 상임연출가(2003년), △도니제티 국제음악아카데미 교수(2006년-2008년)다.

하지만 국회 문화체육방송관광통신위원회 소속 정장선 의원(민주당)과 최문순 의원(민주당)의 말을 종합하면 이 가운데 3가지는 허위거나 부풀려진 경력이었다.

우선 이 단장은 본인이 서울대학교 오페라연구소 소장을 지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울대 측은 이를 부인했다. 서울대는 정장선 의원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오페라연구소는 서울대 음악대 부속 연구시설로 공식 연구소이며 1993년 설립 이래 현재까지 8명의 소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밝힌 역대 소장 명단에는 이 단장의 이름은 없다.

이 단장이 소장으로 근무했다던 1998년-1999년의 연구소 소장은 박세원 성악과 교수였다. 이 단장의 허위 경력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해 박세원 교수는 "연구소는 학교로부터 어떤 공식적 급여나 직책도 받지 않는 순수 연구 모임의 단체로 (내가 소장일 때) 이소영을 부소장으로 임명해 소장의 역할을 병행하게 했다"고 해명했었다.

정장선 의원은 서울대 측을 통해 공식적으로 이 단장이 오페라연구소 소장을 지낸 바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것. 최문순 의원도 "본인이 소장 역할을 했던 것과 소장을 지낸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아카데미 교수라면서 강의는 분당의 음악 학원에서?"

도니제티 아카데미 교수라는 경력 역시 수상한 구석이 많다. 도니제티 아카데미는 이 단장을 '외국인 초빙교수'로 임명했다고 설명했지만, 이 단장은 이 아카데미가 위치한 이탈리아 마자테시에서 강의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이 단장과 아카데미 측은 "이 단장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도니제티 국제음악원에서 강의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음악원은 성악, 악기, 지휘, 연출 등과 관련된 학위를 주는 정식학교가 아닌 사설 학원에 불과하다. 즉,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교수'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일을 한 것이다.

이 단장을 '외국인 초빙교수'로 임명했다는 이탈리아의 도니제티 아카데미 역시 석사나 박사 등 정식 학위를 주는 학교가 아니라 한국에서의 '수료증'에 해당되는 졸업장을 주는 사설학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장선 의원은 "이 아카데미는 '이탈리아 최초로 박사과정을 개설했다'는 소개가 있으나 주밀라노 총영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관련 정부 인증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 소재의 음악원 강의 경력도 의혹이 많다. 이 단장은 2006년 3월부터 이 아카데미 교수로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분당에 위치한 이 학원이 성남교육청에 등록한 날짜는 2007년 8월이다. 이 학원이 정식 등록을 하기도 전부터 이 단장이 '강의를 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또 정장선 의원은 "국내 학원의 경우 교육청에 반드시 강사 현황을 등록하도록 돼 있는데 이 학원의 강사현황에 이 단장의 이름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학원은 문을 연 지 2년 만인 2009년 '학원장이 관련 연수에 3회 이상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청으로부터 직권 폐원됐다.

도니제티 아카데미 경력에 대해 오페라단은 "사설 학원이라는 논란은 한국과 이태리 간 예술분야 교육체계 간의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1대 국립오페라단 상임연출가라는 경력도 거짓이었다. 최문순 의원은 "당시 계약서를 확인해 본 결과 상임이 아닌 상근연출가였다"며 "상임연출가는 오페라단의 공연을 총지휘 감독하는 자리지만, 상근연출가는 비상근의 반대말일 뿐 상임연출가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직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페라단 측은 "법률적으로 상근과 상임은 동일한 의미"라고 해명했다.

말 많고 탈 많은 이소영, 문광부가 감싸는 이유는?

문화관광부는 이미 지난해 6월 이 단장의 '허위 경력 의혹'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관련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 단장의 허위 경력을 알면서도 문광부가 이 단장을 감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인촌 문광부 장관의 부인이 중앙대 성악과 교수를 지냈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광부가 장관 부인과 이 단장의 인연으로 이 단장의 심각한 결격사유를 모른척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허위 경력 논란 외에도 이 단장은 부임 이후 각종 문제를 일으켰다. 2008년 8월 오페라단 단장으로 임명된 이 단장은 그해 12월 "규정에 없는 합창단을 운영할 수 없다"며 해체를 통보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간 합창단에 몸을 담아 온 42명의 합창단원은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합창단 존속을 요구했고 이들의 싸움은 사회적 이슈가 됐었다. 그러나 이 단장과 문광부는 끝내 2009년 3월 합창단을 공식 해체시켰다.

▲ 2008년 8월 오페라단 단장으로 임명된 이 단장은 그해 12월 "규정에 없는 합창단을 운영할 수 없다"며 해체를 통보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 간 합창단에 몸을 담아 온 42명의 합창단원은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합창단 존속을 요구했고 이들의 싸움은 사회적 이슈가 됐었다. ⓒ프레시안(여정민)

그 밖에도 이 단장은 친동생이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회사, 'MCM 유럽'과 부적절한 거래를 해 임직원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최문순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단장이 'MCM 유럽'과의 거래가 문제가 되자 거래업체를 지난해 9월 '엠티피인터내셔널'로 바꿨는데 이 업체의 대표는 'MCM 유럽'의 대표와 같은 사람"이라며 "엠티피인터네셔널은 친동생 소속 업체와의 계약을 숨기기 위한 유령회사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페라단 측은 "엠티피인터네셔널은 사업자등록증과 현존 사무공간이 존재하고 국내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합법적인 법인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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