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정원 3인방 모조리 '뇌물혐의' 검찰행
박근혜 국정원 3인방 모조리 '뇌물혐의' 검찰행
남재준‧이병호 '국정원 적폐'들의 후안무치
2017.11.10 16:06:31
박근혜 국정원 3인방 모조리 '뇌물혐의' 검찰행

"국정원 직원들은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중략)...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를 받지는 못할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현실." (8일, 남재준 전 국정원장)

"우리나라 안보 정세가 나날이 위중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리고 약화되고 있어 크게 걱정된다." (10일, 이병호 전 국정원장)

박근혜 정권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의혹과 관련 피의자로 검찰에 소환된 전 국가정보원장들이 취재진에 남긴 말이다. 

국정원이 적폐의 중심에 선 데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남 전 원장은 '헌신'을 강조하고, 도리어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검찰을 책망했다. 이 전 원장은 '정세 걱정'으로 국정원에 대한 우려를 환기하는가 하면,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자못 당당한 태도다. '혐의를 인정하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나', '상납이 본인 판단이었나' 등의 질문에 이들은 묵묵부답했다.


13일 오전에는 마지막으로 이병기 전 원장이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2015년 2월 국정원장을 지낸 후 2016년 5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 전 원장 또한 검찰 출석 시 어떤 말을 남길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장 세 명이 모두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된 것이다. 지난 4년 국정원은 대한민국 정부의국정원이 아니라 정권의 국정원이었던 셈이다. 


당당하던 남재준 "박근혜가 요구해 돈 떼 줬다"


검찰은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이 당시 청와대에 매달 5000만 원에서 1억 원씩 4년 동안 40억 원가량의 특수활동비를 전달했으며, 당시 차례로 국정원장을 지낸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이들 모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돈은 현금으로 007 가방에 담겨 은밀히 전달됐다. 돈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그의 '문고리 측근'이었던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이 받아 '금고'에 넣어 관리했다고 한다. 이들은 그 현금 뭉치의 구체적인 용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국정원의 전사들'을 칭송했던 남 전 원장은 지난 8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 국정원장의 특별활동비를 떼어달라고 요구해 5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요구로 상납했음을 실토한 것이다. 남 전 원장은 "대가성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청와대는 국정원의 상급 기관이기 때문에 이를 뇌물 공여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남 전 원장에게는 국고손실, 뇌물공여 등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소환된 이 전 원장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 원장과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남 전 원장은 또한 이명박 정권 시절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을 주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노컷뉴스>가 보도한 데 따르면 남 전 원장은 국정원 댓글 선거법 위반 수사와 재판이 시작됐을때 "원세훈 전 원장이 유죄가 나오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며 "무조건 무죄를 만들라"고 내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은 '증거 인멸 TF'를 만들어 검찰을 기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속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파견 검사들이 이같은 증거 인멸을 주도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외에도 국정원은 지난해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선거 기획'에 동원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진박' 후보를 가리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총선 공천에 깊숙히 개입했고, 이 여론조사비 5억 원을 국정원이 대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장은 이병호 전 원장이었다. 이 전 원장이 여기에 개입돼 있는 게 사실이라면 이 전 원장도 정치 개입 혐의를 피할 수 없다. 


특히 오는 13일 소환될 이병기 전 원장에 대한 주목도는 매우 높다. 그는 국정원장 뿐만 아니라,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혐의와 관련해 수사의 종착지는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특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빼돌려 어디에 썼는지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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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 naeor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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