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랑하던 뉴욕증시 6년만 최악의 폭락세
트럼프 자랑하던 뉴욕증시 6년만 최악의 폭락세
'글로벌 증시' 패닉, 고통스러운 정상화?
2018.02.06 11:22:25
트럼프 자랑하던 뉴욕증시 6년만 최악의 폭락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업적'의 증거로 자랑해온 뉴욕 증시 상승세가 5일(현지시간) 6년래 최악의 폭락세로 돌변했다. 백악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증시용 성명을 긴급 발표했다. "현재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증시가 상승하면 정부의 업적, 하락하면 '펀더멘털론'을 꺼내는 전형적인 정치적 레토릭을 반복한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뉴욕증시의 급락세에 대해 시장에서는 "8년 상승장이 끝났다는 신호", "30년 글로벌 국채 강세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뉴욕증시의 급락세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에 강한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도 뉴욕증시의 급락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동반 급락하는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 지수 등이 장중 폭락세를 보이자 현지 언론들이 '사상 최대'라며 떠들석하게 보도하고 있다. ⓒAP=연합


"10년 과잉유동성 조정과정, 진통 불가피"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0분 만에 800포인트 떨어지는 등 장중 1600포인트나 폭락하는 등 패닉 장세를 보이다 4.6% 하락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4.10%)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3.8%)도 4%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S&P의 하락율은 2011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트리플A의 지위를 잃었을 때 이후 최대다.

6일 코스피도 개장과 동시에 2.9% 떨어지며 오전장에서 3% 넘게 하락폭이 커지고, 코스닥 지수도 4%대 하락률로 급락 출발해 5%마저 넘을 기세다. 도쿄 토픽스 지수도 4.5% 급락하며 출발했다.

글로벌 증시를 순식간에 공포 분위기로 몰고가는 최대 요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된 것이다. 시장에선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3∼4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3월과 6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2.25~2.50%까지 인상되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1분기에 연 3%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3.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주 연 2.66%에서 2.84%로 18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플레이션 조짐에 주식과 채권 가격이 전세계적으로 동반 급락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고채 금리도 미국 국채 금리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5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7bp 오른 연 2.287%로 마쳤다. 10년물과 20년물은 4.7bp씩, 30년물과 50년물은 3.6bp씩 각각 오르며 연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803%로 2014년 10월 15일(2.822%) 이후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금융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는 긍정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국의 금융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동안 지나친 투기적 매수세가 강도 높은 조정을 겪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나아가 이 매체는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통제할 수준을 벗어나거나 각국 중앙은행들이 갑자기 긴축정책으로 돌아선다는 어떤 조짐도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수석 경제고문도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뿐 아니라 마이너스 금리까지 갔던 독일 국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면서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요인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현재의 채권 금리를 상승시키는 주요인이기 때문에, 증시과 채권가격 동반 급락세는 오히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통화팽창 정책에 따른 과잉유동성이 빚어낸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예상되는 수준으로 오른다고 해도 경제 펀더멘털과 비교했을 때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정상화 과정에 따른 고통'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엘에리언은 "부채 상환 부담에 취약한 분야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일부 시장은 변동 장세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5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가진 날 뉴욕증시 폭락이라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재하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3월 20~21일 열릴 예정인 이번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향후 미국의 정책금리 등 통화정책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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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입사해 주로 경제와 국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해왔습니다. 현재 기획1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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