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년만에 노동계와 등 돌렸나
문재인 정부, 1년만에 노동계와 등 돌렸나
[현장]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노총 8만 명 최대 결집
2018.06.30 18:25:44
문재인 정부, 1년만에 노동계와 등 돌렸나
민주노총이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018년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를 강력 규탄하며 2018년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이 내세운 요구안은 '최저임금 개악법 폐기', '제대로 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재벌적폐 청산과 재벌체제 해체',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이다. 

이날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는 전국 16개 산별조직 및 16개 지역본부에서 8만여 명이 참여했다.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의 10분의 1이 이날 모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만에 본격적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반면, 노동계의 다른 축인 한국노총은 지난 2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전격 복귀했다.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실력행사에 나선 민주노총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최임위 복귀에서 한 발 더 나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고위급정책협의회를 열고 그동안 정책실무차원에서 논의해온 '최저임금 제도개선 및 정책협약 이행에 관한 합의문'을 최종 합의했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와 정책 파트너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결집, 왜?

한국노총은 문재인 정부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민주노총은 본격적인 실력행사로 우편향된 노동정책을 왼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판단한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노동정책이 재벌과 자본 편향으로 전환됐다고 판단한다. 

최저임금법 개정안 대표적이다. 노동계에서는 2019년 1월부터 적용되는 산입범위 확대, 즉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최임 인상효과가 무력화 됐다고 주장한다. 개정안으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은 사실상 폐지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노동시간 주52시간 상한제' 관련해서 이를 위반한 사용자 처벌을 유예한 것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7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시행되는 ‘주 52시간 상한제’를 6개월간 처벌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되 이를 위반한 업체 처벌을 6개월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총에서 '준비기간이 부족하다며 6개월 계도기간을 달라고 요구하자 이를 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그것도 불과 시행을 열흘 앞두고의 결정이었다. 노동계는 곧바로 반발했다. 6개월간 계도기간을 둔다는 것은 사실상 노동시간 단축을 6개월 뒤로 미루겠다는 것과 의미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선언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도 마찬가지다. 2020년까지 목표로 했던 20만5000명 가운데 10만8000명이 현재 정규직 전환이 확정되면서 수치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 후 고용하는 '우회 정규직화'를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견 용역 직원의 경우, 직접고용을 하더라도 기존 정규직의 호봉제와 다른 직무급제(난이도와 숙련도로 평가) 임금체계 도입, 추진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를 두고 '무늬만 정규직'이라고 비판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노동계는 판단한다. 8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이날 광장으로 모인 이유다. 

▲ 청와대로 행진하는 대오들. ⓒ프레시안(허환주)


김명환 위원장 "문재인 정부, 노동존중 정부로 부를 수 없다"

이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 스스로가 촛불정부라고, 노동정부라고 자임해왔다"며 "그러나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늘려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제도 개악의 칼자루까지 사용자에 쥐여주는 정부를 노동존중 정부로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무차별적인 비정규직 확산을 멈추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자회사와 무기계약직 고용, 임금차별형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 엉터리 비정규직 제로정책으로는 노동존중 정부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며 "오늘 민주노총은 노동존중이라는 현란한 말 잔치로 국민 전체를 현혹하고 최소한의 약속마저 저버리는 문재인 정부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표류하고 후퇴하는 문재인 표 노동정책을 넘어, 촛불항쟁으로 시작한 한국사회 진정한 사회대개혁을 스스로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노동적폐 청산, 노동기본권 전면 보장, 비정규직 철폐를 이뤄 내는 진정한 노동존중의 개혁을 이루자. 그리고 그 골든타임은 바로 이제부터"라고 주장했다. 

이날 본 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산하 14개 단체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사전 집회를 열었다. 오후 1시부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서울광장에, 공공운수노조가 광화문 북측 광장에 모여 사전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서초구 삼성 본관 앞에서, 공무원노조는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사전 집회를 하고서 본 집회에 합류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본 대회를 마치고서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방면,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방면, 안국역 방면 등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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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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