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봐서 아는데'가 만드는 북한 가짜 뉴스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가 만드는 북한 가짜 뉴스
[평화통일시민강좌] <2>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가 만드는 북한 가짜 뉴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인 평화통일시민행동(대표 이진호)의 '평화통일시민강좌'를 연재합니다. 

평화통일시민강좌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비한 북한사전'을 주제로 8월 11일까지 진행합니다. 

다음은 지난 6월 30일 서울 서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바실리오홀에서 '우리 언론을 통해 본 북한'을 주제로 장용훈 <연합뉴스>기자가 진행했던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 강좌 소개 바로 가기

북한취재나 남북관계를 취재할 때 북한 정보 원천의 첫 번째는 정부다. 통일부, 외교부, 국가정보원이 북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굉장히 중요하다.

두 번째는 북한에서 살았거나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북한이탈주민이나 남북교류를 하던 사람들이다.

북한이 발표하고 있는 공식 담론도 매우 중요하다. 북한의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노동신문>,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이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고 일당독재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북한의 매체는 국가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북한 매체에서 전달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강연하고 있는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 ⓒ평화통일시민행동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가 만들어 내는 가짜 뉴스

그러나 각각의 자료는 충분하지 않다. 남북교류를 위해 평양에 다녀온 사람들의 경우 그 사람이 속한 단체나 기관의 사업적 이해관계에 기반하여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북지원단체나 교류단체 관계자들이 보고 들은 북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북한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들이 많다. 따라서 이 정보를 가지고 북한에 대한 입장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이 북한 정보 출처로 이용되는 것은 큰 문제다. 국내에 3만 명이 넘는 탈북민이 있는데 대부분 평양이 아니라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출신이다. 함경북도, 자강도, 평안북도나 북중 접경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대한민국도 서울이 모든 정치, 행정, 경제의 중심이듯이 북한도 평양이 중심이다. 평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주요한 정보를 습득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우리는 신문이나 언론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그나마 알 수 있지만 북한처럼 정보가 통제되는 사회에서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를 습득하기는 쉽지 않다.

두 번째는 망명자들이 가지는 신분적 한계다.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이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자신의 고향에 대해 좋게 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을 이야기하거나 봤더라도 부풀려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망명자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이라크의 아흐메드 찰라비다. 찰라비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반체제 인사로 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알카에다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과 정보를 제공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데 주요한 명분을 제공했다. 결국 그의 주장과 명분은 대부분 허위로 밝혀졌다. 망명자의 증언을 가려듣지 않으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북한 이탈주민들은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언론인한테는 더욱 그렇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쓰면 대부분 오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에 노출이 되어 자신의 이름값이 올라가야 또다시 언론에서 불러주거나 정부에서 불러주게 된다. 이런 생각으로 북한 정보를 부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탈북자 증언의 실패사례를 살펴보자. 고위층출신 탈북자 박 모 씨가 CNN과 인터뷰(2015년 5월 12일)를 했다. '김정은이 김경희를 죽이라고 지시했다. 당시 김정은의 경호를 담당하는 974부대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금은 고위 관리들도 김경희가 독살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CNN과 인터뷰는 거꾸로 한국에 들어와서 굉장히 크게 기사화되었다. 이것은 국정원이 국회현안보고에서 김경희에 대한 이상 징후를 발견한 것이 없고 독살설은 근거가 없다(2015년 5월 13일)고 하면서 진정됐다.

고위층 출신 탈북자 박 모 씨는 사실 고위층 출신도 아닐뿐더러 설사 고위층 출신이었다 하더라도 탈북한 고위층과 북한의 고위관리들이 지속적으로 네트워킹을 하면서 북한에서 벌어진 일들을 전달하겠는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것을 북한에서 알 수 있는 사람은 한두 명밖에 없을 것이다.

종편 프로그램에 탈북 여성들이 나와서 김정은 위원장의 어린시절을 이야기 하는데 김정은 위원장과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이라면 탈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종편을 중심으로 국내 프로그램들이 북한을 희화화하고 악마화하는 경향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작가나 피디들이 그런 이야기를 유도하기도 한다. 북한관련 TV프로그램은 일반 예능프로그램처럼 대본에 의해서 방송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처형된 사람이 살아 돌아오기도 하는 정부 발표

정부가 제공하는 북한 정보에도 오류가 있다. 북한 관련 기사를 쓸 때 90% 정도는 정부 발표에 의존하게 된다. 정부는 정보기관을 가지고 있고 북한 관련한 정보의 양이 일반사람들에 비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정부 발표내용을 사용하고 전달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부의 발표는 정부가 어떤 정책적 방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이질적인 형태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 붕괴론'이었고 그와 관련한 정보만 전달하게 된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문제는 덜하기도 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북한은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변화를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정부의 정책적 지향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정부가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지 않으면 잘못된 보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정부가 의도적으로 흘리는 경우도 많다.

북한변화론이나 북한 붕괴론이나 자신들이 지향하는 정책에 부합되는 사례들이 북한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그와 유사한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북한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리는 경우도 있다. 정부 발표에 굉장히 의존적일 수밖에 없지만 정부 발표도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 지난 2016년 5월 1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리영길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상장(별 3개) 계급장을 달고 있는 리영길 ⓒ노동신문

정부의 입장을 가감 없이 썼다가 문제가 된 경우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발표를 하던 같은 날 통일부 기자들에게 '북한 리영길 처형'관련한 메일이 전달됐다. "리영길이 종파분자이고 세도 비리로 처형"되었고 "김정은에 대한 군부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결과"라는 보도자료에 덧붙여 기사에는 "군부가 김정은에 대해서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자의 해석이 들어간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형되었다는 리영길은 7차 당대회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되며 건재함이 확인되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리영길이 처형되었다는 보도를 정부 소식통발로 다 썼는데, 굉장히 허망한 것이다. 정부를 믿고 기사를 썼는데 완전히 틀려 버린 것이다. 이것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정보 조작을 한 대표적인 사례다.

같은 사진, 다른 해석이 있는 북한 기사

한 사진에 대해서 서로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란 글자가 박힌 쌀자루를 북한의 아주머니와 아이가 수레에 싣고 가는 사진이 있다.

진보적 성격의 정부나 사람들은 이 사진을 보고 한국이 지원한 쌀이 북한에 들어가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 공급이 많아지니 시장가격이 떨어져 대북지원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그러나 보수진영에서는 같은 이 사진을 보고 지원한 쌀이 도중에 누군가 빼돌리고 있고, 그래서 쌀을 주면 안된다고 한다.

북한과 관련한 일들은 늘 끊임없이 시각적 대립과 해석이 있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를 쓰거나 읽을 때는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북한 관련한 기사를 읽고 쓸 때는 자신의 정확한 북한관이 필요하다.

대북지원단체가 전하는 오류

북한 식량 사정에 대한 증언도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서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를 통한 설문조사를 한다. 북한에 살 때 하루 세끼를 먹었다는 응답이 86.9%이고 거의 쌀밥을 먹었다는 응답도 61.4%다. 강냉이나 옥수수를 주로 먹을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 굉장히 다르다.

그러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2015년 9월 발표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 한 명당 하루에 250g 밖에 식량을 배급하지 못한다고 했다. 탈북자들은 하루에 세끼를 먹는다고 증언하는데 말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나 유엔기구들은 대북지원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단체들이다. 그러니 북한이 어렵고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야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운영이 되는 단체다. 북한은 시장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배급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결국 자기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공식담론을 읽어야 북한이 읽힌다

그래서 사실 북한공식담론을 읽어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정부 발표,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의 증언, 유엔기구 발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공식담론을 통해 북한을 읽어내야 한다. 북한 매체라고 하면 선전 매체라고 생각하는데 북한 매체도 굉장히 많은 북한의 사회상을 전하고 있다. 행간을 읽어내고 패턴도 읽어내야 한다.

북한의 기사나 발표는 전형적인 미괄식 구조다. 맨 마지막에 북한의 생각이나 정책적 방향이 나온다. 노동신문 뿐만 아니라 외무성이나 조평통 담화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 매체에서는 군에 대한 강조가 많지 않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정치로 모든 것에 군을 앞세우는 방식이었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당을 앞장세우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이런 지향과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흐름을 알아야만 매체를 읽었을 때 매체에 나와 있는 북한의 주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 할 수 있다.

<노동신문>이 2015년 4월 석화협동농장의 성과를 소개하면서 '가령 어느 강냉이 품종을 심는다면 한 평당 15포기가 들어가는데 그중 10포기는 분배 몫이고 나머지가 수매 몫이 된다'는 기사를 쓴다.

그러면 우리는 이것을 통해 북한의 협동농장에서 실시되는 포전담당제를 통해 생산물의 70%를 개인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북한 농업에 있어서 획기적 부분인데 이런 부분들을 <노동신문>의 기사를 읽고 한줄 찾아내서 기사를 쓰게 되는 것이다.

북한매체들을 정확히 읽으면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북한매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의 사이트도 있지만 2007년 방통위에서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이나 일본, 미국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노동신문>을 읽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볼 수가 없다.

2013년에 방영된 김정은 위원장이 나온 기록영화가 있다. 처음에는 장성택이 있었는데 나중에 없어졌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장성택이 북한 내에서 굉장히 나쁜 죄질로 처벌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고권위에 도전하는 죄명을 가진 사람은 1호 영상 속에서 사진을 들어낸다. 출판물에서도 저 사람의 사진을 다 없앴다. 과거에도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에서 장성택 관련하여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예측이 된다. 북한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싶다면 북한의 공식담론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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