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명백한 내란음모다!
이건 명백한 내란음모다!
[기고] 철저하게 진상 규명...기무사 '리셋' 해야
2018.07.12 09:38:02
이건 명백한 내란음모다!

육군정보국 정보처 내 특별조사과→특별조사대→육군본부 정보국 방첩대→육군본부 직할 특무부대→육국 방첩부대→육군 보안사령부→국군 보안사령부→국군 기무사령부.

1948년 육군 정보국의 일개 과로 출발해 공룡으로 몸집을 불려온 기무사의 변천과정이다. 1970~80년대와 90년대 초, 재학 중이었거나 군 복무를 했거나 사회생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보안사의(기무사의 전신)의 위세를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장교가 아닌 사병임에도 민간인인지, 군인인지 애매모호한 두발, ‘보안사’라는 말 한마디면 삼엄한 위병소를 제 집 드나들 듯 마음대로 출입하는 특권, 보안사 일개 하사관(현 부사관) 앞에 오금 저려 주눅 든 장교의 초라한 모습, 정보 취득이라는 미명 아래 공공기관을 마음대로 출입하는 장면 등은 보안사의 권세를 상징하는 편린이다.

기무사의 '계엄 문건' 파문이 일파만파다. 돌이켜보건대 기무사의 일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 10월, 국군보안사령부(현 기무사)에서 복무하던 윤석양 이병은 보안사가 정치계·노동계·종교계·재야 등 각계 주요 인사와 민간인을 상대로 대규모 정치사찰을 벌였다고 폭로했다.

▲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전북 김제·부안)

하나회 출신인 노태우가 통치하던 '워커(군화) 시대'였지만 폭로를 은폐할 수는 없었다. 재판부는 "보안사는 군사 기밀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만 사찰해야 하는데도 보안사가 군과 무관한 정치인·교수·종교인·언론인을 부당한 방법으로 사찰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 행위"라고 판결했다. 이후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을 바꿔야만 했다.

기무사의 본질이 바뀌지 않았음이 '계엄 문건'과 '세월호 민간인 사찰'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 소속 이철희 의원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위수령·계엄령 시행방안' 문건을 작성했다.

기무사는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할 경우 시위대의 반발로 사회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상정하고 위수령-경비계엄 등 상황별 발령권자, 증원부대의 지정과 배치 계획 등을 수립했다. 계엄령 선포 후 군이 취해야 할 조치로 계엄사령부 설치, 행정-사법기관의 모든 사무 관장 등을 들었다. 계엄사령관이 취해야 할 조치로 "필요시 대통령에게 합동수사본부장(기무사령관) 임명을 건의한다"고 적었다.

이는 명백한 내란음모다. 기무사가 쿠데타의 소굴임이 명징해졌다. 12.12 쿠데타를 통해 군부를 장악한 뒤 스스로 합동수사본부장에 올라 사실상 정권을 찬탈한데 이어 전국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고 광주시민을 무참히 학살한 살인마 전두환을 교본삼아 '군부독재시대'로 회귀하겠다는 발상이 '계엄 문건'에서 드러나고 있다.

권력의 맛은 그 무엇보다도 달콤하다고 한다. 기무사는 12.12를 통해 권력의 맛을 봤다. 보안사령관을 역임한 전두환과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면서 중앙정보부(현 국정원)를 능가하는 파워를 장착했었다. 기무사는 그 시절이 그리웠던 것일까?

이번 ‘계엄 문건’은 좌시할 수 없는 모반이다. 특수부대와 장갑차, 탱크 동원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유혈지압, ‘제2의 5.18’도 불사하겠다는 모골이 송연한 역적모의다. 특검과 국회 청문회, 국정조사 등 모든 법과 제도를 활용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사건 책임자 및 관련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무사 해체’ 또는 해체에 준하는 인력과 예산의 획기적 감축, 기능 조정이 불가피하다. 4200여명의 인력, 2017년 기준 247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특수활동비(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 예산) 등 기무사의 힘이 너무 세다. 힘이 넘치다 보니 내란을 모의하고 민간인을 사찰한다.

국정원이 국내 정보 파트를 폐지한 것처럼 기무사 역시 민간인 사찰, 정치 사찰을 할 수 없도록 ‘리셋(초기화)’해야 한다. 업무를 방첩과 대테러로 제한해야 한다. 국군정보사령부, 국방부 정보본부, 국군사이버사령부, 국군심리전단, 각 군 헌병대 등 기무사의 업무를 대체할 정보와 수사기관은 차고 넘친다. 해체에 버금가는 대수술을 단행한다 할지라도 우려할 만한 수준의 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

기무사를 개혁해야 국군이 바로서고 헌정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5.18과 12.12, 5.16과 같은 치욕적이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치군인이 병영을 넘지 않도록 기무사 해체를 향해 진격하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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