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9.13 대책…공시가격부터 건드려야"
"알맹이 빠진 9.13 대책…공시가격부터 건드려야"
경실련, 신도시 계획 철회, 분양원가 공개, 주택공시가 산정 개선 등 요구
2018.09.14 17:56:37
문재인 정부의 9.13 '주택시장 안정 대책' 발표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알맹이 빠진 생색내기용"이라며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낸 입장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스스로도 '이번 대책으로 투기와 집값을 반드시 잡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일부 언론도 예상보다 강한 대책이 나왔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인상은 개인 아파트 중심에 국한한 채 공급 확대, 규제 완화를 고수하고 있어 집값 거품을 제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종부세 인상이라는 방향은 맞지만, 개인 아파트에 대한 과세는 부분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오히려 종부세 완화에도 집값이 하락했다"며 "최근의 집값 상승은 세제 완화가 아닌 도시재생 뉴딜, 여의도·용산 개발, 그린벨트 신도시 개발 등 공급 확대책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투기를 조장하는 신도시 개발 철회, △분양원가 공개 등의 공급 방식 전면개선,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보유세 및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

경실련은 "평범한 직장인 1년 월급이 1주일 만에 오르는 '미친 집값'을 잡아야 한다"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막대한 불로소득을 낳는 지금의 집값을 유지하는 정책이 아니라, 집값을 낮출 수 있는 정책"이라고 지적, 부동산 정책 전면 전환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세제 강화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기존 집값을 낮추기 위한 대책도 함께 시행돼야 한다. 그래야 주택 가격 하락과 세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기 때문"이라며 "분양원가 공개와 공공택지 민간 매각 중단, 값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 등 근본적으로 집값을 낮추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투기를 조장하는 판교식 신도시 개발은 철회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정부가 공공 택지의 전매 제한을 강화해 이를 막겠다고 하지만 이는 매우 안일한 인식이다. 참여정부 당시 집값 폭등 기폭제 역할을 했던 판교신도시의 전매 제한은 이번 정부 대책보다 긴 10년이었음에도 판교는 투기판으로 변질됐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공공주택에 대해서는 10년 이상 전매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또 이들은 보유세 강화에 앞서, 과세 대상과 기준을 정하는 '과세표준(과표)' 문제를 먼저 건드려야 함을 지적했다. 이들은 "보유세 강화의 최우선 과제는, 시세 반영도 못하고 아파트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불공평한 공시가격·공시지가 개선"이라며 "특히 재벌 기업이나 고급 단독주택을 소유한 부동산 부자들은 2005년 도입 이후 10년 넘게 지방의 서민아파트 보유자들보다 보유세를 덜 내왔다. 이런 문제를 정부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공시가격 점진적 현실화'만 언급하고 있어 공시가격 개선 의지도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의 종부세 강화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며 종부세법 개정안이 야당의 반대로 쉽게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정부가 진정 보유세 강화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법 개정 없이 개선이 가능한 공시가격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조세 정의 구현이라며 부동산 자산 과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업이 소유한 업무용 빌딩과 토지,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과세 강화는 빠져있고 주택에 국한된 종부세 인상"이라며 "기업들은 지금도 시세 40% 내외의 공시가격으로 보유세를 부담하고 있고, 건물에 대해서는 종부세 자체가 부과되지 않는다. 조세 정의를 외친다면 이런 잘못된 구조를 개선하는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값싸지도 않고 8년 거주에 불과한 민간 임대주택을 위해 다주택자에게 종부세 비과세, 양도세 중과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페지가 마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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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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