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박용만 빅딜 제안에 주목한다"
이해찬 "박용만 빅딜 제안에 주목한다"
대한상의 "박용만, 빅딜 제안한 적 없다" 부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규제 완화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발언이 나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5일 광주에서 '규제 완화와 분배 확대 빅딜'을 제안했다며 관심을 표명한 것.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회장이 규제 완화를 위한 '빅딜(big deal)'을 제안한 점에 주목한다"며 "당에서도 박 회장의 취지를 잘 파악해 조만간 대한상의와 다시 상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내가 (박 회장과) 만나서 오랫동안 같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며 "그 때 이야기한 것을 공식화해서 제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박 회장이 '규제 완화 - 분배 확대를 결합하자'는 발언이 있었다"며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발달로 인해 규제 개혁은 불가피한 시대의 흐름이 될 것"이라고 규제 완화론에 힘을 실었다.

김 최고위원은 "인공지능 발달은 기존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부가 소수에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분배와 복지를 위해 조세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당 지도부의 이같은 언급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규제 완화가 이른바 '소득주도성장론'의 출구로 활용될 가능성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모두발언과 사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규제 완화론을 적극 설파했다.

그는 "상당수 규제는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도까지 왔다", "규제가 뒤덮고 있는 게 너무 크다", "대통령도 규제 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기본권 차원에서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생명·안전 등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박 회장은 분배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혁신과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분배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민간의 비용 부담을 높이기보다는 직접적인 분배 정책을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예상보다 더 걷힌 세수를 이용해 소득이 낮은 곳을 보전하는 게 직접적 분배 정책"이라고도 했다. 즉 최저임금 인상이나 고용지원·보조금 등의 '재분배'가 아니라 정부 재정 투입과 세정을 통한 '분배'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사회안전망 확충과 재원 조달에 대한 고민과 공론화를 거쳐 큰 그림을 갖고 분배 정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일부 언론은 '직접적 분배'와 '재원 조달' 등의 언급에 대해, 재계가 반대해 온 법인세를 제외한 소득세 인상 등 일부 증세 정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달았다. 박 회장은 "성장과 분배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게 아니다. 성장은 일을 벌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고, 분배는 양극화 문제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므로 취사선택할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박 회장의 제안을 '빅딜'로 해석하고 전향적 소득세 인상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언론은 <한겨레>다. 다른 신문들은 분배 관련 발언은 거의 다루지 않았고, <연합뉴스> 등 통신사들은 박 회장의 발언을 해석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 지도부가 박 회장의 발언을 '빅딜'로 적극 해석하고 관심을 표한 것, 특히 이해찬 대표가 '얼마 전 비공개로 한 얘기를 공식화해 제안한 것 같다'는 설명까지 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여당과 청와대에서는 최근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전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 이어, 이날 홍영표 원내대표는 민주노총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사회적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관련기사 : 당청 수뇌부, 민주노총 때리기

정작 대한상의는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내어 "박 회장은 '빅딜'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이 대표 발언과 <한겨레> 보도를 전부 부인했다. 상의는 당시 박 회장이 한 말은 "규제 완화는 성장의 토양을 위해, 분배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것뿐이었다며 "규제 완화와 직접적 분배정책은 거래 대상도, 트레이드오프(상충) 관계도 아니다. 상의는 빅딜 제안을 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재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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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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