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삼성, 고의적 분식회계로 중대 범죄" 문건 공개
박용진 "삼성, 고의적 분식회계로 중대 범죄" 문건 공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서 이재용 유리하도록 자회사 가치 뻥튀기"
2018.11.07 15:31:10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사 가치를 고의로 부풀린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7일 오전 예결위 전체회의 발언과 별도 기자회견에서 "삼성 내부문서를 통해,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일모직 주가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한 것이 드러났다"며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2015년 8월 5일 작성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경팀 업무현황 자료'를 들었다. 이 문서의 "물산 TF 송도 방문 건"이라는 항목에는 "합병시 바이오로직스의 진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안진회계법인과의 인터뷰 진행. 자체 평가액(3조)과 시장평가액(평균 8조원 이상)의 괴리에 따른 시장 영향(합병 비율의 적정성, 주가 하락 등)의 발생 예방을 위한 세부 인터뷰"라고 쓰여 있다.

박 의원은 "즉 삼성은,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자체 평가금액 3조 원보다 거의 3배인 8조 원 이상으로 회계법인들이 평가한 것은 엉터리 자료임을 알고도 국민연금에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이 문서 의미를 풀이하며 "투자자를 기만한 사기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2015년 8월 12일 같은 팀 자료에는 "바이오 주식가치 평가에 따른 영향"이란 항목 아래, 만약 삼성바이오 주식 가치가 저평가될 경우의 영향으로 "합병 비율 이슈→물산 주가 하락 문제",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와 불일치→사후대응 필(必)"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같은해 9월 23일자 문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9월 결산 일정 내용으로 "물산 통합 작업 지원"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삼성물산 합병과 연관돼 있음이 표현된 자료다. 박 의원은 "삼성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로 제일모직의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것은 삼성물산 합병과는 전혀 무관하며 국제회계처리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해 왔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기 회사 가치를 높이 평가받기 위해, 합작사인 미국 회사 '바이오젠'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콜옵션(에피스 주식을 싼값에 살 수 있는 권리)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 대응 과정에서 "콜옵션 행사로 인한 주식가치 하락 효과를 할인율 조정으로 상쇄"하기 위해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해 2000억 적자 회사를 1.9조 흑자 회사로 둔갑시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이번 사태를 "삼성물산의 고의적 분식회계"라며 "분식회계 모의를 미래전략실 중심으로 하고, 삼성바이오로직시 재무팀과 '물산 TF'가 협의해 4대 회계법인도 참여, 통합 삼성물산 (가치평가) 보고서를 분식하는 것을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사건뿐 아니라 삼성물산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금감원이 신속히 감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사 가치가 3조 원에서 8조 원 이상으로 '뻥튀기'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런 행위를 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이, 이런 행위에 동원된 '증권사 보고서 평균값 가치평가'라는 전대미문의 평가 방식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당국을 질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박 의원의 감리 촉구 주장에 대해 "일리 있다"면서도 "감리는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위원회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이 보여준 자료는 이미 증권선물위에 제출돼 심도있게 논의하리라 생각하고, 박 의원이 제기한 의혹도 상당히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이 '삼성 감싸기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한 데 대해 최 위원장은 "근거 없는 말"이라며 "어떤 외부 영향이나 압력 없이 (증권선물위가) 독자적으로 공정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사안이 복잡하니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일부러 (늦게) 할 이유가 없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공정한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이 안진과 삼정 등 4대 회계법인들의 관여 정황에 대해 "어떻게 회계법인이 분식에 같이 조력·공모하느냐"고 비판하고 "금융당국이 역할을 제대로 했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대해 "우리가 기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최 위원장은 "증권선물위원회가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금융위원장이 내용 보고를 받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