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년 누명을 벗다
제주4.3, 70년 누명을 벗다
[언론 네트워크] 사법부, 70년 전 군법재판 부당성 첫 인정
제주4.3, 70년 누명을 벗다

공소장이 없는 사상 초유의 제주4.3 재심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생존수형인 18명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소 제기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제갈창 부장판사)는 양근방(87) 할아버지 등 4.3생존수형인 18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재심 청구사건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공소를 17일 기각했다.

공소기각은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에 위반해 무효일 경우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70년 전 공소제기가 잘못됐다는 의미에서 사실상 무죄로 해석할 수 있다.


▲ 법원이 4.3생존수형인 18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재심 청구사건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공소를 17일 기각했다. 사진은 4.3생존수형인과 관계자들이 제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는 모습. ⓒ제주의소리


4.3재심사건은 공소장과 판결문이 없는 국내 첫 재판으로 관심을 끌었다. 재심 청구의 근거가 된 70년 전 군법회의 기소장과 공판조서, 판결문 등 입증자료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군법회의의 유일한 자료는 정부기록보존소가 소장한 수형인 명부였다.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99년 정부기록보존소 부산지사 보관창고에서 찾은 국가 문서다.

재심 청구를 위해서는 재심청구서에 원심판결의 등본, 증거자료,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법적 요건 논란 속에 법원은 2018년 9월3일 전격적으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군법회의가 재판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재심의 절차적 적법성을 떠나 사법기관의 판단이 작용했고 피고인들이 교도소에 구금된 사실도 인정했다.

검찰은 70년 만에 본안 소송이 이뤄지자, 공소사실 유지의 법적 근거와 방식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변호인측은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다며 공소기각으로 압박했다.

결국 검찰은 재심 청구인들의 진술과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존재하지 않는 공소장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12월11일 법원에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소장 변경의 충족 요건인 사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재판부는 검찰의 노력을 1948~1949년 당시 군법회의의 공소사실을 복원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검찰은 2018년 12월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공소장 변경 신청이 불허된 이상 공소사실을 특정했다고 볼 수 없다"며 스스로 공소기각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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