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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검사비, 병원따라 6배 차이나는 이유?

[토론회] "비급여 코드표준화·직권심사제 도입해야"…병원협회 반발

김윤나영 2012.08.21 08:07:00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비는 A병원에서는 17만7000원이지만 B병원에서는 3만 원이다. 가격 차이가 5.9배나 난다. 수면내시경의 경우 최고가와 최저가가 19만6000원 대 3만5000원으로 5.6배 차이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시행 실태 결과다.

비급여(비보험) 항목은 고가 진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건강보험공단이 가격을 통제하는 급여 항목과는 달리, 비급여 항목에서는 사실상 의료기관이 '부르는 게 값'인 탓이다. 소비자로서는 어떤 의료기관이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는지 알 길이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비급여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비급여 실태를 파악하고 소비자에게 적절한 가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항목의 코드표준화 및 비급여 진료비 직권심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0일 민주통합당 남윤인순 의원실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비급여 진료비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관리방안'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발제에 나선 정 교수는 "의료기관마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코드가 달라 국민의 알 권리와 의료이용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며 "세부표준코드를 마련해 비급여 항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표준화된 코드별 비급여 가격 정보를 공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현행 법령 내에서 국민의 관심 대상인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 가격비교 사이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도 환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청구하는 등 비급여를 불법적으로 청구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보건복지부가 2010년 전국의 920개 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환자들이 '진료비 과다 청구'로 문제 제기한 271억6570여만 원 가운데, 14%에 달하는 38억82450여만 원이 실제 의료기관이 부당 청구한 금액으로 밝혀져 환불 조치됐다.

문제는 현행 제도로는 환자가 '부당청구금액'이라고 의심하고 직접 진료비 확인요청을 해야만 부당청구금액이 환불된다는 점이다. 이에 정 교수는 "정보가 부족한 환자가 영수증만 보고 부당청구 여부를 의심하기는 어렵다"며 "환자가 직접 청구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직권으로 진료비가 제대로 청구됐는지 의료기관에 확인할 수 있도록 '비급여 진료비 직권심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근영 병원협회 보험위원은 "환자에게 정확한 사전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급여 코드표준화를 실시하면 환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반대했다. 비급여 진료비 직권심사제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의료 수행권을 부당하게 과잉 규제하는 것이며 진료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비급여항목에 대한 코드표준화와 정보 공개는 환자와 가족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며 "대법원이 인정한 의학적 임의비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임의비급여에도 '비급여 진료비 직권심사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