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비밀 무기는 '입'? 엑스맨 탄생의 비밀은?

[마니아 서재] 마블 코믹스의 또 다른 히어로들

최원택 칼럼니스트·<미드의 성분> 저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05.11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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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프레시안books' 81호에서 시작된 '마니아 서재-슈퍼히어로 특집'이 이번 5회로 막을 내립니다. DC 코믹스 소속 히어로들을 다룬 1회(☞바로 가기 : 슈퍼맨이 배트맨을 절대 이기지 못하는 이유), 2회(☞바로 가기 : 원더우먼이 슈퍼맨의 연인? 그린 랜턴의 정체는?), 3회(☞바로 가기 : '19禁' 슈퍼히어로, 그 끈적한 혹은 짜릿한 세상을 아십니까?)에 이어 지난 4회(☞바로 가기 : 아이언맨의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빠진 진짜 이유는?)와 이번 5회에서는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등장합니다.

이번 마지막 호를 완독하시면, 글 말미에 연재 시작과 함께 공지했던 독자 이벤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하신 분 중에서 세 분에게 최근 개봉한 영화 <어벤저스>의 주요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는 '마블 코믹스 슈퍼히어로 시리즈' 15권을, 스무 분에게는 <스파이더맨 : 백 인 블랙> 단행본을 한 권씩 증정합니다.

칼럼니스트 최원택의 '슈퍼히어로 특집', 그 대단원입니다! <편집자>

영화 <어벤저스>의 흥행으로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영화 <어벤저스>에 왜 스파이더맨이 등장하지 않았느냐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풀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저번 글에서 밝힌 바 있지만, <어벤저스>는 2009년,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디즈니가 설립한 마블 스튜디오스에서 제작한 영화이고 스파이더맨의 판권은 마블 스튜디오스가 설립되기 이전에 마블 측이 소니 픽쳐스에 스파이더맨의 영화 저작권을 판매하여 지금까지 저작권이 소니 측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어벤저스>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도 여전하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어벤저스>에 스파이더맨이 등장하지 않은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어벤저스라는 팀의 결성 과정을 선보이는 내용이기에 굳이 스파이더맨까지 등장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스파이더맨까지 등장했다면 각본과 연출이 이 다양한 개성을 지닌 히어로들을 하나하나 부각시키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자기가 각별하게 여기는 히어로의 비중에 불만을 표현하는 이들이 종종 보이는데 스파이더맨까지 나온다면….

하지만 마블의 히어로들을 언급할 때 스파이더맨을 빠뜨릴 수는 없다. 마블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번에는 <스파이더맨>을 시작으로 영화 <어벤저스>보다 먼저 한국의 슈퍼히어로 팬들에게 영화나 TV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오래전부터 얼굴과 이름을 알려온 슈퍼히어로들을 소개한다.

스파이더맨

▲ 영화 <스파이더맨>. ⓒmovie.naver.com
영화 <스파이더맨>(2002년)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은 한국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슈퍼히어로들 중 하나가 되었다. 적어도 어벤저스 멤버보다는 오래전부터 한국 대중에게 익숙한 슈퍼히어로였을 것이다.

이미 스파이더맨은 한국방송(KBS)에서 1970년대와 1990년대에 두 차례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바 있다. 1980년대에는 <왕거미>라는 제목의 TV 영화도 방영한 바 있다. (드라마 시리즈의 파일럿이었으나 정규 편성은 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70~80년대에 청소년 시절을 보낸 세대 중에는 지금도 스파이더맨을 '왕거미'라는 제목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바로 가기 : 국내에 '왕거미'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던 (1978) 오프닝 영상)

하지만 2002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은 <이블 데드>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공포 영화 감독 샘 레이미의 연출과 배우 토비 맥과이어와 키어스틴 던스트의 연기 그리고 과거의 마블 히어로 영화들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월등한 컴퓨터 그래픽 덕에 세계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 <스파이더맨>(2002년)은 1962년 8월에 첫 선을 보인 원작 스파이더맨의 설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토비 맥과이어가 충실히 연기한 피터 파커는 원작처럼 과학에는 소질이 있지만 비실비실한 왕따 청소년이다. 이른바 너드(nerd)인 피터 파커는 미국 청소년 영화나 드라마의 클리셰와도 같은 고난, 즉 체격 좋은 운동선수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방사능 거미에 물리고 나서 피터 파커는 거미처럼 벽을 기어 다니고 거미줄을 내뿜는 능력을 갖게 된다. 전에 없던 근육이 붙고 뛰어난 순발력과 위험을 미리 예지하는 능력도 갖게 된 피터 파커는 우선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힌 덩치를 순식간에 제압한다. 그리고 거미와 같은 초능력을 이용해서 우선 그가 시작한 일은 슈퍼히어로로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레슬러로 돈을 버는 것.

그러나 자신이 도망치도록 방치한 강도가 부모 대신 자신을 길러준 벤 삼촌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피터 파커는 코믹스와 영화를 관통하는 벤 삼촌의 명대사인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를 절감하고 자신의 능력을 범죄를 방지하고 정의를 실현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2002년 1편 이후 2004년, 2007년 2, 3편을 거치면서 스파이더맨은 영화를 통해 더욱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가 마블 코믹스 히어로 중 재산 순위 1위에 속하는 히어로라면 마블과 DC를 통틀어 가장 가난한 히어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궁핍한 재정 상태나 (다른 히어로들도 만만찮지만) 결코 순탄하지 않은 로맨스는 매우 잘 알려져 있다.

▲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하는 피터 파커. ⓒmovie.naver.com
이 때문에 스파이더맨은 소시민의 궁상과 '찌질함'으로 부각되는 히어로다. 2012년 7월 개봉 예정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가 다시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을 다루어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의 리부트(reboot) 작품이다. 새롭게 피터 파커를 맡은 배우 앤드류 가필드는 아무리 안경을 쓰고 위축된 모습을 보여도 지질한 너드처럼 보이지 않지만 예고편만으로 배우의 연기를 예단할 생각은 없다. 더 진일보한 컴퓨터 그래픽과 3D 연출은 기대된다.

영화의 경우 소니 픽처스에 묶여있는 몸이기에 다른 마블의 히어로들과 협업하거나 갈등하는 장면을 기대할 수 없지만 국내 출간된 마블 코믹스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국가가 초인들의 활동 및 전반을 규제한다는 법안인 '초인 등록 법안'을 둘러싸고 슈퍼히어로 간의 내전을 다룬, 그래서 마블 코믹스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시빌 워>(마크 밀러 지음, 스티브 맥니븐 그림, 최원서 옮김, 시공사 펴냄)에서 등록 찬성파의 수장격인 토니 스타크의 설득에 스파이더맨은 스스로 가면을 벗고 피터 파커라는 정체를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정체를 드러낸 결과는 꽤 가혹했으니 그 여파는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마이클 스트라진스키 지음, 론 가니 그림, 최원서 옮김, 시공사 펴냄)에서 드러난다. <시빌 워>와 마찬가지로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다른 히어로들을 장기말 취급하는 토니 스타크에게 실망한 스파이더맨은 등록 찬성파를 떠나 캡틴 아메리카가 이끄는 등록 반대파로 적을 옮기게 된다.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시빌 워>와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으나 비중이 스파이더맨에게 보다 더 맞춰진 스핀오프격인 작품이다.

이 두 작품에서 스파이더맨의 전투 능력은 다른 히어로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데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상대를 끊임없이 조롱하는 강력한 입담이다.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는 스파이더맨의 입담은 운동 경기에서 상대방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중얼거리는 일종의 트래시 토크(trash talk)라고 할 만한데 스파이더맨에게 감정 이입을 한 독자에게는 통쾌함을 안겨주지만 당하는 악당이나 히어로 입장에서는 상당히 기분이 나쁠 법하다.

영화 <어벤저스>의 아이언맨과 쌍벽을 이루는 입담이랄까. 하지만 스파이더맨 쪽이 더 젊은이답고 결코 부자가 아닌 만큼 소시민적인 입담을 구사한다. 하지만 <시빌 워> 시리즈에서는 정체를 밝힌 후폭풍에 의해 여러 개인적인 고초를 겪는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시빌 워 : 스파이더맨>에서 벤 삼촌이 세상을 뜬 뒤 피터 파커의 유일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메이 숙모가 스파이더맨의 숙적인 악당 킹핀에게 습격당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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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더맨 : 백 인 블랙>(마이클 스트라진스키 지음, 론 가니 그림, 임태현 옮김, 시공사 펴냄). ⓒ시공사
<스파이더맨 : 백 인 블랙>(마이클 스트라진스키 지음, 론 가니 그림, 임태현 옮김, 시공사 펴냄)은 <시빌 워 : 스파이더맨>의 후속작으로 악당 킹핀에게 무자비한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 스파이더맨은 검은색 코스튬으로 갈아입는다. 이 검은색 복장은 영화 <스파이더맨> 3편에 등장한 바로 그 복장으로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Symbiote)가 탑재된 복장이다.

심비오트는 스파이더맨의 능력을 훨씬 강하게 해주지만 피터 파커의 성격을 무자비하게 바꾸다가 결국에는 피터 파커를 지배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 부작용을 알아챈 피터 파커가 검은 복장을 폐기해버리지만 <스파이더맨 : 백 인 블랙>에서는 버리지 않고 보관해왔던 것으로 나온다. 메이 숙모가 습격 받자 격분한 피터 파커는 검은 복장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무자비한 복수를 위해 기꺼이 그 복장을 입는 것이다.

영화 <스파이더맨> 3편에서 피터 파커가 폐기한 검은 복장에서 흘러나온 심비오트에게 라이벌 사진기자 에디 브룩(토퍼 그레이스 분)이 감염되면서 등장한 베놈은 코믹스에서도 스파이더맨의 숙적처럼 등장한다. <베놈 VS 카니지>(피터 밀리건 지음, 클레이턴 크레인 그림, 임태현 옮김, 시공사 펴냄)는 베놈과 베놈으로부터 파생된 심비오트가 연쇄 살인마의 몸에 붙어 탄생한 카니지 그리고 카니지로부터 파생되었지만 뉴욕의 경찰관에게 붙어 흉악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톡신 등이 등장하는 꽤 복잡한 구도를 갖고 있다. 제목은 "베놈 VS 카니지"이지만 결국 베놈과 카니지는 스파이더맨을 제거하기 위해 동맹을 맺고 카니지에 의해 탄생한 톡신이 수세에 몰린 스파이더맨을 돕는다.

베놈, 카니지, 톡신은 검은 복장을 입었던 스파이더맨을 기반으로 등장한 캐릭터들이라 스파이더맨과 유사한 모습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유사(?) 스파이더맨 캐릭터뿐 아니라 스파이더맨 자체도 여러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존재한다. 그 다양성은 스파이더맨이 상황에 따라 입은 다양한 복장으로 인해 비롯되기도 하지만 각각의 평행 우주에 저마다의 스파이더맨들이 존재한다는 설정도 있다.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미국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파이더맨> 후반부(1997년 11월 7일 방영)에는 마담 웹이라 불리는 신적 인물의 소환에 의해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스파이더맨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마블 코믹스의 이름난 악당인 닥터 옥토퍼스, 닥터 둠, 레드 스컬 등에 맞서 피터 파커는 여러 차원에서 온 스파이더맨들을 이끈다.

미래에서 온 스파이더맨도 있고 거미와 완전히 유전자가 뒤섞여 사지가 여덟 개인 괴물 모습의 스파이더맨도 있는데 이 중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즉 마블 히어로들이 허구인 차원에서 온, 즉 아무런 능력도 없이 그냥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스파이더맨을 연기하는 스파이더맨도 끼어있다. 마블 코믹스가 평행 우주, 다차원 세계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활용한 에피소드다.

아울러 이 에피소드에는 다른 마블 히어로들인 판타스틱4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 <엑스맨>의 스톰도 등장하여 마블 코믹스의 세계는 하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이 에피소드는 KBS에서도 방영된 적 있어 1997년에 텔레비전 만화를 열심히 본 이들 중에는 이 에피소드를 기억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가령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처럼….)

스파이더맨과 연결되는 히어로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에는 판타스틱4,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 <엑스맨>의 스톰뿐만 아니라 또 다른 마블 히어로들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히어로가 데어데블과 퍼니셔다. 두 히어로 모두 국내에도 영화 <데어데블>(2003년)과 <퍼니셔>(2004년), <퍼니셔2>(2008년) 등으로 그 존재를 익히 알린 히어로들이다.

이들은 스파이더맨의 숙적인 악당 킹핀을 역시 적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범죄자들에게 아버지가 살해당한 장님 변호사 매튜 마이클 머독은 시각 대신 청각을 발달시켜 오히려 시각을 압도하는 초감각을 지니게 되고 이 능력으로 범죄자들을 제압한다. 아직 국내에는 데어데블이 중심으로 등장하는 코믹스는 발간되지 않았지만 다른 마블의 히어로들이 떼로 등장하는 코믹스에서는 머리에 작은 뿔이 달린 붉은 코스튬을 입은 데어데블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벤저스와 엑스맨 등 마블 히어로들 모두를 아우르는 음모를 다루어 첩보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시크릿 워>(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지음, 가브리엘 델 오토 그림, 최원서 옮김, 시공사 펴냄)에서도 표지에 등장한 만큼 작품 속에서도 큰 비중으로 활약하는 데어데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영화 <퍼니셔 2>. ⓒmovie.naver.com
가슴에서부터 배에 이르는 커다란 하얀 해골이 인상적인 복장에 가면 없이 맨얼굴을 드러낸 퍼니셔는 애초에는 스파이더맨 코믹스(1974년)의 악당과도 같은 인물로 처음 등장했다. 초능력이라 할 만한 능력은 없지만 미국 해병대 출신으로 각종 무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인간 병기인 퍼니셔, 그의 가장 큰 능력은 데어데블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에 대한 끝없는 적개심이다.

갱 조직의 총격에 의해 아내와 아이들을 잃은 퍼니셔(The Punisher) 프랭크 캐슬은 악당들을 제압해도 생명을 빼앗지 않는 다른 히어로들과는 달리 범죄자를 고문하고 생명을 빼앗은 것도 충분히 고려하는 냉혹한 캐릭터다. 총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히어로들과는 달리 아예 총기를 대놓고 사용한다는 점도 그렇다. 이 때문에 퍼니셔는 다른 히어로들로부터 수시로 위험한 인물로 지목된다.

<시빌 워>에서는 스파이더맨이 등록 찬성파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도와주고 함께 등록 반대파에 합류한다. 하지만 퍼니셔는 등록 반대파에 힘을 보태겠다고 찾아온 악당들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총으로 사살하여 캡틴 아메리카로부터 "이 살인마 쓰레기 같으니…"라는 말을 듣는다. 퍼니셔를 두들겨 팬 캡틴 아메리카는 "저 짐승(퍼니셔)을 내 팀에 들이려 잠깐이나마 고민했었다니, 정신이 나갔었지"라는 말과 함께 퍼니셔를 내쫓으라고 명령한다.

캡틴 아메리카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저항조차 하지 않은 모습에 어떤 히어로가 의문을 표하자 스파이더맨은 이렇게 대답한다. "지금 농담해? 그가 애초에 베트남에 갔던 것도 캡(캡틴 아메리카) 때문일 거야. 다른 전쟁에서 싸운, 같은 사람들이지." 캡틴 아메리카가 제2차 세계 대전의 영웅으로 활약할 때 훗날 퍼니셔가 될 소년 프랭크 캐슬은 캡틴 아메리카의 활약을 뉴스나 코믹스로 접했을 것이다. 스파이더맨의 말은 그렇게 캡틴 아메리카를 통해 학습한 애국심을 갖고 프랭크 캐슬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는 의미인 셈이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대답은 싸늘하다. "아니. 프랭크 캐슬은 제정신이 아니다." 프랭크 캐슬이 제정신이 아닌 이유는 그가 갱들에 의해 가족을 잃어서만은 아니다. 퍼니셔가 중심이 되는 여러 다른 작품에서 프랭크 캐슬은 베트남 전쟁에 의한 정신적 외상 탓에 이미 상당 부분 파괴된 인격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겨우 아물어가던 그 상처는 갱들의 총격으로 가족을 잃으면서 결국 프랭크 캐슬을 죽이고 광기어린 복수심만 남은 퍼니셔를 탄생시킨 셈이다.

이 광기를 가장 큰 능력으로 삼는 퍼니셔는 종종 이 능력으로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을 압도하기도 한다. <시크릿 워>의 권말 부록으로 정리된 쉴드의 히어로 데이터베이스에 파일 번호 129027-50PN으로 정리된 프랭크 캐슬 항목에는 "결론은 캐슬은 범죄자라는 것이다…. 냉혹한 살인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본 최고의 군인 중 한 명이다"라는 닉 퓨리의 기록이 남아있다. 다른 평행우주에서의 퍼니셔를 다룬 코믹스 <마블 유니버스를 살해한 퍼니셔(Punisher Kills the Marvel Universe)>는 그야말로 퍼니셔가 모든 마블 히어로들과 악당들을 모조리 살해하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핍박 받는 돌연변이로서의 슈퍼히어로, '엑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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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우스 오브 엠>(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지음, 올리비에 크와플 그림, 최원서 옮김, 시공사 펴냄). ⓒ시공사
지난번 언급했듯이 영화 <엑스맨>(2000년)은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이 과거의 '안습(안구에 습기가 찬다는 의미)'한 영상화와는 결연히 단절을 선언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브라이언 싱어의 영화 <엑스맨>은 기존 코믹스의 여러 설정들을 파괴한 작품이다. 우선 원작 코믹스의 스판덱스 쫄쫄이 의상이 2000년대의 감각에도 촌스럽지 않게 바뀌었다.

울버린이 사이클롭스에게 이런 옷을 입고 나가냐고 묻자 사이클롭스가 "그럼 뭘 입고 싶은데? 노란 쫄쫄이 옷(Yellow spandex)?"이라고 되묻는 영화 장면은 <시크릿 워>나 <하우스 오브 엠>(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지음, 올리비에 크와플 그림, 최원서 옮김, 시공사 펴냄)의 표지에서 보듯 코믹스에서 정말 노란 쫄쫄이를 입는 울버린을 비꼰 대사이기도 하다.

복장뿐이 아니다. 엑스맨의 터프가이 울브린의 경우 영화에서는 키 188센티미터의 훤칠한 휴 잭맨이 울브린을 맡았지만 원작 코믹스의 울브린은 170센티미터도 채 안 되는 루저 중의 루저 캐릭터였다. 엑스맨의 숙적인 매그니토 역시 영화에서는 노년의 배우 이안 맥켈렌이 맡았지만 원작에서는 근육질의 중년 남성이다. 하지만 영화 <엑스맨>이 큰 성공을 거두자 원작 코믹스가 영화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복장은 원작의 콘셉트를 유지하되 더욱 세련되어졌다.

영화 시리즈의 성공으로 한국에서도 이제 엑스맨은 친근한 히어로가 되었다. 그래서 다른 마블 히어로들과는 달리 엑스맨에 소속된 히어로들이 선천적으로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돌연변이(Mutant, 뮤턴트)들인데다가 그 타고난 능력이 일반 시민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정부가 이들을 핍박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국가가 초인들을 관리하여 활동을 규제한다는 법안인 '초인 등록 법안'을 둘러싸고 슈퍼히어로들 간의 내전을 다룬 <시빌 워> 시리즈의 아이디어는 엑스맨에게는 그리 새롭지 않다. 정부와 일반인들의 돌연변이에 대한 시각과 취급을 놓고 그래도 정부를 설득하고 일반인들과 함께 어울리자는 의견을 펼치는 찰스 자비에 교수가 이끄는 엑스맨과 돌연변이들이 보통 인간보다 훨씬 우월하니 정부와 일반인들의 핍박을 견딜 이유가 전혀 없고 오히려 돌연변이들이 세계를 지배해야 옳다고 주장하는 매그니토가 이끄는 돌연변이 형제단(Brotherhood of Mutants, 브라더후드 오브 뮤턴츠)의 대립은 <시빌 워> 시리즈에서 마블 히어로들 간의 대립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시빌 워> 시리즈에서도 엑스맨 소속 슈퍼히어로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DC 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를 소개하면서 언급한 바 있지만 슈퍼히어로들이 항상 사회로부터 영웅 취급 받는 것은 아니다. 슈퍼히어로 코믹스가 점점 더 현실 사회의 맥락과 얽히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법 바깥에서 정의를 실현하려는 이들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DC와 마블 코믹스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조선 시대부터 중앙 정부의 권력이 사회 곳곳에 미쳐왔던 사회이기에 이런 초법적인 영웅을 의적(義賊)과 같은 낭만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후 중앙 정부보다는 지역 자치를 추구했던 건국 초기부터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킨다는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여전히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사고방식과 법을 초월하여 정의를 구현하는 가면 쓴 영웅의 결합은 자칫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유나바머(Unabomber)의 연쇄 폭발물 테러나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처럼 자신만의 뒤틀린 정의를 내세우며 사회에 크나큰 피해를 끼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것이 슈퍼히어로들에 대한 시각이 마냥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DC나 마블에서도 종종 히어로들이 이성을 잃고 자신의 뒤틀린 정의관을 관철시키려다가 다른 히어로들과의 갈등과 싸움을 통해 크게 깨닫는 내용들이 적지 않다.

▲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movie.naver.com
이렇게 마냥 곱지만은 않은 시선으로 다뤄지는 히어로들 사이에서 엑스맨은 작품 속에서 유독 더 부정적인 시각으로 다뤄진다. 1963년, 엑스맨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부터 정부의 관료들은 이들을 사회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존재들로 규정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맥락은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 기본으로 깔려있으며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2011년)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른 히어로들의 초능력도 충분히 위협적인데 왜 엑스맨들이 유독 더 정부의 핍박을 받는 것일까? 그것은 엑스맨들이 다른 히어로들과는 달리 그 초능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났기 때문이다. 대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2차 성징과 함께 점점 드러나는 이들의 능력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질풍노도의 감정처럼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능력이다.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주변과 사회에 가해지게 된다.

개개인의 사정이야 딱하지만 사회를 위해 이들은 통제해야 마땅하며 극단적으로는 사회를 위해 다수를 위해 제거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과학과 자본의 힘을 통해 히어로가 된 아이언맨이나 방사능 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된 스파이더맨의 경우 어쨌든 후천적으로 능력을 획득한 히어로들이다. 토르의 경우 선천적이기는 하지만 그는 신이다. 이런 후천적인 초능력자들에 비해 엑스맨의 돌연변이들은 그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 <엑스맨 : 원자의 아이들(X-men : Children of the Atom)>. ⓒMarvel Comics
마블의 세계에서 돌연변이들이 출현하는 원인은 방사능의 노출로 인한 유전자 변이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엑스맨의 초대 멤버인 사이클롭스와 진 그레이, 아이스맨, 비스트, 앤젤의 10대 시절을 다룬 <엑스맨 : 원자의 아이들(X-Men: Children of the Atom)>의 제목은 이런 설정에 기반을 둔다.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악의 축 헬파이어 클럽의 수장 세바스찬 쇼도 "우리들은 원자의 아이들이지. 방사능이 돌연변이를 탄생시켰어. 인간들을 죽이는 그 힘이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지(We are the children of the atom. Radiation gave birth to mutants. What will kill the humans, will only make us stronger)"라는 대사를 읊는다. 이렇게 엑스맨에는 핵무기와 핵에너지 시대를 맞은 인류의 불안함이 반영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신인류라고 할 수 있는 돌연변이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여기에 대한 차별과 통제를 유색인종이나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즉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엑스맨이 처음 출간되기 시작한 시기 역시 인종 차별 문제를 비롯해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문제가 미국 사회에서 서서히 대두되기 시작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 맥락은 영화로도 이어졌다.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브라이언 싱어가 감독한 <엑스맨> 1, 2편과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특히 그런 부분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동성애자인 자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엑스맨> 2편에서 아이스맨이 되는 바비에게 어머니인 드레이크 부인이 "돌연변이가 되지 않는…노력은 해봤니(Have you ever tried... not being a mutant)?"라고 묻는 장면과 아주 잘 겹쳐진다.

돌연변이들에 대한 차별과 핍박 때문인지 엑스맨의 활동은 다른 마블 코믹스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시빌 워> 시리즈나 <시크릿 워> 등에서도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엑스맨에 속해 활동하기는 하지만 이미 독자적인 캐릭터로 마블의 세계를 누비는 울브린을 빼놓고는. 엄밀히 따지자면 타고난 돌연변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묘한 울브린은 그 강렬한 개성만큼이나 엄청난 설정을 갖고 있다. 이미 영화 <엑스맨 탄생 : 울버린(X-Men Origins: Wolverine)>(2009년)을 통해 그의 과거가 밝혀졌지만 원작 코믹스에서의 그의 과거는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 <마블 좀비즈(Marvel Zombies)>. ⓒMarvel Comics
영화와 사뭇 다른 내용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데 여기에는 만병통치약과도 같은 해결책이 있다. '평행 우주'. 영화와 원작 코믹스와의 설정이 달라도. 심지어 코믹스끼리의 설정이나 세부 사항이 달라도 그냥 '평행 우주'로 치고 개별의 작품을 이해하면 그만이다. 가령 <시크릿 인배이전>(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지음, 이규원 옮김, 시공사 펴냄)의 경우 슈퍼히어로들의 모습뿐 아니라 능력까지 그대로 베끼는 외계 종족 스크럴들이 지구로 쳐들어오는 내용을 담고 있고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마블 좀비즈> 시리즈에서는 좀비 천지가 된 평행 세계에서 좀비 슈퍼히어로들이 원래의 세계를 침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엑스맨 코믹스 시리즈에서는 평행 우주가 표면적으로 제시되는 작품들이 있다. 국내에도 출간된 <하우스 오브 엠>과 그 후속작 격인 <엑스맨 : 메시아 콤플렉스>(에드 브루베이커 지음, 마크 실베스트리 그림, 이규원 옮김, 시공사 펴냄)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등장한 바 없지만 코믹스에서는 1964년부터 등장했던 매그니토의 딸 스칼렛 위치의 능력은 가능성 조작(Probability manipulation)과 현실 대체(reality alteration)다. 작게는 주사위를 던질 경우 자신이 원하는 숫자를 나오게 할 수 있고 크게는 현실 세계의 여러 가능성들을 모두 조작해 전혀 다른 현실 세계를 재창조할 수 있다.

<하우스 오브 엠>에서 아버지 매그니토와 자신을 핍박하는 어벤저스와 엑스맨들을 향해 스칼렛 위치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사용한다. 그 결과 세계는 돌연변이들이 우대받고 후천적으로 초능력을 획득한 히어로들과 보통 사람들이 이전 세계의 돌연변이처럼 차별 받는 전혀 새로운 세계로 바뀌게 된다. 캡틴 아메리카는 빙하 속에 갇히지 않아 평범한 제2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 할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매그니토는 세계를 지배하는 매그너스 왕가(House of Magnus)의 수장으로 군림한다.

하지만 돌연변이들이 우위를 점하고 인간들이 차별받는 세계 역시 매그니토가 생각했던 그런 유토피아는 아니었다. 이 세계가 스칼렛 위치의 능력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울버린과 슈퍼히어로가 아닌 호크 아이, 루크 케이지 등 인간 히어로 반란군들은 곧 매그니토에게 반기를 들고 이 반란에 어벤저스와 엑스맨의 슈퍼히어로들까지 합세하면서 <하우스 오브 엠>의 돌연변이 천국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도 스칼렛 위치가 조작한 또 다른 현실을 통해.

스칼렛 위치로 인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 세계의 이야기는 <엑스맨 : 메시아 콤플렉스>로 이어지는데 이 두 작품은 솔직히 마블의 세계관과 엑스맨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한 입문자에게는 추천하기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하우스 오브 엠>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출간되어있어 이야기를 이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지만 국내 출간은 이 순서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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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맨 : 다크 피닉스 사가>(크리스 클레어몬트 지음, 존 번 그림, 이규원 옮김, 시공사 펴냄). ⓒ시공사
<엑스맨 : 다크 피닉스 사가>(크리스 클레어몬트 지음, 존 번 그림, 이규원 옮김, 시공사 펴냄)은 엑스맨 연재 초창기의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2편과 함께 보면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1980년에 출간되었기에 80년대 마블 코믹스의 작화나 연출 방식을 그대로 맛볼 수 있고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에서 매그니토 이전에 엑스맨과 대치하던 주요 악당 세력 헬 파이어 클럽이 악의 축으로 등장한다.

영화에서 매그니토의 탄생에 크게 기여하는 헬 파이어 클럽의 수장인 세바스찬 쇼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사이클롭스와 울브린 두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다가 2편에서 비운의 최후를 맞고 3편에서 피닉스로 돌아오는 진 그레이가 이 작품의 핵심 캐릭터다. 돌연변이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의 오메가 레벨 뮤턴트이자 우주에서 온 강력한 힘인 피닉스 포스(Phoenix Force)의 힘이 깃든 히어로인 진 그레이의 험난한 인생 역정은 영화 <엑스맨> 시리즈 이전 이미 1980년대의 원작에서 한차례 진행된 바 있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 밖에도 마블 코믹스에는 판타스틱4를 비롯해 어벤저스의 자이언트 맨(이자 앤트맨), 와스프 및 고스트 라이더 등 여러 매력적인 슈퍼히어로들이 포진해있지만 이 모든 영웅들을 이 자리에서 소개하기란 지면이나 시간이나 능력 모든 면에서 부족함을 느낀다.

스크린에서의 승승장구를 통해 슈퍼히어로들은 DC와 마블을 막론하고 더 많은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한국에서도 아는 사람들만 찾아보던 시대를 지나 영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게임 등을 통해 더욱더 친밀하게 대중들에게 스며들 것이다. 그래서인지 외국의 대중문화가 너무 무분별하게 수입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의 슈퍼 히어로 코믹스에 스며들어 있는 미국 중심주의와 미국 우월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분명하다. 물론 미국의 슈퍼 히어로 코믹스 창작자들도 나름의 균형 감각과 자국에 대한 타당한 비판을 추구하고 있어 최근 그런 부분들이 비 미국인 독자나 비평가들 사이에서 부각되기도 하지만 원산지가 원산지이니 만큼 미국 중심주의는 여전하다.

그래서 그러한 비판적인 시각과 지적은 더욱 타당해지고 정교해져야 마땅하다. 재미 때문에 메시지의 옳고 그름을 놓쳐서도 안 되겠지만 메시지의 옳고 그름에 집착해 이야기가 갖고 있는 재미의 힘을 과소평가하거나 그 유입을 원천봉쇄 해서도 안 된다. (사실 할 수도 없다.)

DC와 마블을 앞세운 미국의 슈퍼히어로는 이제 미국 대중문화의 첨단에 섰고 한국의 대중들에게도 이들을 어떻게 즐기고 어떻게 수용하며 해석해야 하는가라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커다란 재미에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게 된 셈인데 기왕 그 맛을 알아버린 형국이라면 그 원산지는 어떤 곳이며 어떻게 재배 및 가공되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재미는 재미대로 챙기면서 수용과 비판 역시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단지 미국의 대중문화라는 이유로 배척하거나 미국의 대중문화이기 때문에 무조건 환영하는 것 이상의 시각이 더 널리 또 정교하게 형성되기를 바란다. 또 슈퍼히어로 코믹스가 단순한 즐길 거리를 넘어 미국사회를 더 자세히 바라보는 현미경이자 한국 사회를 돌아보는 거울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5회에 걸쳐 DC와 마블의 슈퍼히어로를 소개하면서 어떤 이에게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또 어떤 이에게는 너무나 뻔하거나 과도한 의미 부여가 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다. 다만 슈퍼히어로들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나 혹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이들에게나 슈퍼히어로에 대한 쓸 만한 정보 몇 조각이 추가되었기를 바랄 뿐이다. 그 동안 일단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퀴즈가 나갑니다! DC 코믹스와 관련된 문제가 4개, 마블 코믹스와 관련된 문제가 3개로, 연재 1화부터 5화까지를 다시 읽어보시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알 수 있습니다. 질문을 빼고 일곱 개의 정답만을 적어 성함이나 닉네임과 함께 5월 16일까지 sns@pressian.com으로 보내주세요. 정답은 17일 오전 프레시안 공식 트위터 계정(@Pressian_news)을 통해 발표합니다. 당첨자 발표는 18일 개별 통보 및 트위터 계정을 통한 전체 공지로 이루어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퀴즈 슈퍼맨과 배트맨을 포함해 DC 코믹스 소속 히어로들이 함께 등장하는 초인 집단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는 1960년 10월에 <Justice League of America>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것이 효시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20년쯤 앞선 시점에 슈퍼맨과 배트맨 등 간판 히어로가 '빠진' 또 다른 초인 집단이 존재했었죠. 그 집단의 이름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두 번째 퀴즈 여러 작가를 거치며 한국에서는 '뱃신(Bat神)'이라 불릴 정도로 '무적'에 가까운 캐릭터로 거듭난 배트맨. 많은 작품에서 슈퍼맨의 약점마저 제압해버리곤 하죠. <배트맨 : 허쉬>에서는 배트맨이 맨주먹으로 슈퍼맨을 두들겨 패는 장면도 나옵니다.

이 작품에서 최면에서 풀려난 슈퍼맨이, 배트맨의 책략을 듣고 이런 말을 합니다. "늘 그렇듯 '탐정'이시군." 이에 배트맨이 이렇게 답합니다. "(너는) 여전하신 OOOOOO이군" 올곧게 정의를 추구하는 슈퍼맨의 캐릭터적 특성을 잘 상징하는 이 단어는 무엇일까요?

세 번째 퀴즈 다음 중 '아쿠아맨'의 특성으로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요.

① 텔레파시로 바다 생물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② 지상에서는 단 몇 초 만에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빠른 속력을 보인다.
③ 인간 이름은 아서 커리이다.
④ 해저 왕국의 주권자로서 유엔에서 발언을 하거나 미국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기도 한다.
⑤ 신체 부상을 당해도 빨리 회복하는 양서류적 특질을 갖고 있다.

네 번째 퀴즈 DC 코믹스의 전신인 어드벤처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이 영웅은, 처음엔 정장과 페도라 모자 차림에 방독면을 끼고 수면 가스를 사용해 범죄자를 체포했습니다. 그러다 1970년대 DC 코믹스에서 원색의 스판덱스를 입은 슈퍼히어로로 다시 부활하죠. 1989년, 판타지 소설가 닐 게이먼에 의해 꿈나라의 왕으로 재탄생하는 이 영웅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다섯 번째 퀴즈 소속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하는 영화를 보기 어려운 DC 코믹스와는 달리, 마블 코믹스는 흥행 중인 <어벤저스>에서 알 수 있듯 소속 히어로가 '떼로' 등장하는 영화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 소속 캐릭터들의 영화를 제작하는 '마블 스튜디오스'는 처음으로 만든 <아이언맨> 1편에서 "이 소품"을 등장시켜서 모든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는 <어벤저스>의 영화화를 암시했습니다. 이 소품은 무엇일까요?

여섯 번째 퀴즈 단행본 <얼티미츠>에서 어벤저스의 멤버들은 "우리 이야기가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다면 어떤 배우가 우리를 연기할까"를 두고 농담을 합니다. 여기서 닉 퓨리가 예언(?)하는 캡틴 아메리카, 토니 스타크 그리고 퓨리 자신을 맡게 될 배우는 누구일까요? 실제 <어벤저스> 영화에 나오는 배우 이름이 아닌, 이 단행본에서 닉 퓨리가 지목한 세 사람의 이름을 맞춰주시면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 :

닉 퓨리 :
토니 스타크 :

일곱 번째 퀴즈 DC 코믹스의 히어로들과 달리, 마블 코믹스 히어로들이 영화로 한 데 모일 수 있는 이유는 마블이 평행 우주, 다차원 세계라는 설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심지어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미국에서 방영한 <스파이더맨> 후반부(1997년 11월 7일 방영)에는 여러 차원에 존재하는 스파이더맨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장면마저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모든 스파이더맨을 소환한 인물의 명칭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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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택 칼럼니스트·<미드의 성분> 저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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