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가면 국정원 큰일 난다"… 경찰, 사건 은폐
"이거 나가면 국정원 큰일 난다"… 경찰, 사건 은폐
국정원 국조, '권영세 NLL 녹취록'으로 이틀째 공방
2013.07.25 16:02:00
"이거 나가면 국정원 큰일 난다"… 경찰, 사건 은폐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관련 국정조사 특위 기관 업무보고가 25일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여야 간 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야당 특위위원들은 경찰의 수사 결과 축소·은폐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여당 특위위원들은 이같은 의혹을 대신 적극 방어하는 한편, 'NLL 녹취록'을 공개한 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계속된 특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2월 경찰청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파일을 공개하면서 "당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서울수서경찰서의 국정원 댓글수사에 축소 압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연합뉴스

정 의원은 "(국정원 직원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는 '반대'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는 '찬성'을 누르고 직접 비방글도 게시하는 등을 다 알아냈는데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자고 모의하는 영상"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분석관들이 나눈 대화는 "이건 언론 보도에는 안 나가야 할 것 아냐", "안 되죠, 안 돼.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나는 거죠. 우리가 여기까지 찾을 줄은 어떻게 알겠어", "우리가 판단하면 안되고. 기록은 올라가겠지만 안하겠지", "'결과를 확인한 바 비난이나 지지 관련 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렇게 써갈기려 그러거든요" 등이다.

정 의원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뿐 아니라 박근혜 후보 역시 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경찰 측 중간수사발표 직전 이뤄진 TV토론 동영상도 공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같은 수사결과 은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당시 경찰의 중간 수사 발표 때 문재인 후보 비판, 박근혜 후보 지지 댓글이 없었느냐"고 묻자 그는 "당시 분석한 네 가지 키워드에선 (댓글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거짓말 하지 말라"고 질타하자, 이 청장은 "댓글은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게 아니라 열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댓글이 삭제되는 것을 알면서도 "잠이 온다"며 방치하는 분석관들의 모습이 포착된 또 다른 CCTV 영상에 대해서도 "170시간이나 되는 영상을 다 보지 못 한다"며 "처음 보는 영상"이라고 발뺌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설명을 듣다보니, 어제 새누리당에서 매관매직을 들고 나왔는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매관매직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각종 계기마다 개입해서 축소하고 은폐하고 허위수사 결과를 발표한 사람이 올해 승진대상에 올랐다"며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최현락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목하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수사부장은 경찰 중간수사발표 당시 김 전 청장에게 '2012년 10월 이후에는 박근혜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자'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4월 초 수사국장으로 진급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최 전 수사부장과 김 전 청장 등을 겨냥, "바로 여러분들이 전국경찰들의 수사권독립을 엿 바꿔먹은 장본인들"이라며 "창피한 줄 알라"고 호통쳤다.

이 청장이 "당시 (정치권이) 신속하게 알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허위 발표를 신속하게 하느냐"며 더욱 몰아붙였다.

"'녹취록 공개' 박범계, 수사하라" VS "새누리, 아프긴 아픈 모양"

야당 특위위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서 이 청장을 적극 변호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당시 여야 간 모두 선거 임박했으니까 조속한 결과 촉구하라고 다 그랬다. 민주당도 그랬고,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12월 13일 현안브리핑에서 즉각 확인할 걸 촉구한다고 했다"며 "그러니까 수사를 빨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박범계 의원을 향해 권영세 주중대사의 'NLL 녹취록' 입수 경위를 소상히 밝히라며 역공했다.

김태흠 의원은 "박범계 의원은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국정조사장에서 폭로했다. 박 의원이 '권영세 파일'을 조작했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며 "박 의원은 녹음 파일 취득 절차를 공개해야 하고, 폭로 내용이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 사퇴 등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은 "신동아 기자가 (녹취록이) 송두리째 도둑 당했다고 고발했다"며 "다른 걸 다 떠나 훔쳐간 거다. 그 자체가 법 위반인데다 조작"이라며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이 청장은 "조속히 진행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박범계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할 정도로 가슴이 아픈가.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까지 이 문제에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가"라고 맞받아쳤다.
naeori@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