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
빨라지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
[中國探究] 위안화 국제화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빨라지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

중국의 법정통화인 위안화는 불과 5년 전인 2009년에는 '기축통화' '국제통화'라는 수식어와는 관계가 없는 화폐였다. 하지만 2008년 말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그리고 유럽으로 파급된 재정위기는 위안화를 변방에서 세계 금융 중심부로 끌어내게 된다.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위안화의 국제화'는 2009년 3월 2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 저우샤오촨(周小川)이 공개적으로 '트리핀의 딜레마'에 갇힌 달러화 대신 IMF 특별인출권(SDR)을 기축통화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수면에 부상하게 된다.


처음에는 미 달러화의 가치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된 세계 최대 미국채 보유국인 중국 중앙은행 총재의 푸념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채 몇 주가 지나지 않아 이는 '위안화 국제화'와 '팍스 시니카'로 이어지는 거대한 마스터플랜의 시작임을 전 세계가 알게 된다. 이후 스토리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아래 <표>에서처럼 착착 진행되어 오고 있다.


▲ 중국 위안화 ⓒ뉴시스

위안화 국제화의 시간표

저우 총재의 '공개 주장' 이후 2009년 한 해 세계 금융가의 화두는 위안화였으며, 심지어 필자가 <위안화 경제학>(2010)이라는 저서를 쓰게 된 동기가 되기도 하였다. 2009~2010년간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은 '과연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서부터 좀 더 나아가 '언제 국제통화가 될 것인가'라는 의견들이 대두되었다.

정작 중국 관방 씽크탱크들은 '위안화 국제화'에 대해 30년 이상 걸릴 먼 훗날의 이야기라는 보수적인 의견을 내어 놓기도 하였지만, 민간 연구소들은 12차 5개년 경제개발 기간인 2015년까지 아시아지역 공용통화로 부상한 후에, 13차 5개년 경제개발 기간이 끝나는 2020년까지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를 위한 자격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다시 3년이 지난 지금, 최근에 제시된 중국과 외국 전문가의 견해를 다시 한 번 들어보자.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천위루(陳雨露) 인민대 총장은 30년 안에 위안화가 중요한 기축통화로 달러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5월 27일 자 <인민일보>에서 로드 맵이 담긴 보고서(人民币国际化报告2013)를 공개했다. 천 총장은 한 금융 세미나에서 '위안화는 30년 안에 달러를 대체해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국제통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위안화 국제화' 시간표를 공개했다. 즉 금리 자유화는 2017년까지, 위안화 자본계정 개방은 2020년까지 실현하도록 건의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고위 금융당국자로부터 금리 자유화와 자본계정 개방의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천 총장은 보고서에서 개방속도를 지나치게 높이는 형식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마련 중인 은행 예금자 보호 프로그램도 언급했는데, 금리자유화에 따른 경쟁심화로 중소은행의 수익이 하락하거나 도산할 수도 있는 만큼 예금보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천 총장은 2020년까지 위안화 자본계정을 개방해 환율 결정을 자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총장의 최근 발언을 종합하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선결 조건 중 하나인 위안화 자본계정 개방 목표가 2020년까지이며, 비록 30년이라는 기간을 제시했지만 그전에라도 위안화 환율결정이 자유화된다면 위안화 국제화가 빨라질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외국 시각을 보자. 2013년 7월 3일,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이젤 집행위원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위안화가 국제준비통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독일은 유럽에 위안화 역외거래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가 아직 중국경제의 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지만 장차 하나의 기축통화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 다만 중국경제 성장 속도가 매우 중요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까지만 해도 유럽 교역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제로 수준이었으나, 2012년 말에는 1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외에도 최근에 위안화 국제화 시간표를 다시 조정하게 만드는 사건 2건이 발생했는데, 다음과 같다.

<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여정

일 시

주요조치

2009.3

인민은행 저우샤오촨 총재, IMF SDR 기축통화론 공개 발표

2009.4

상하이(上海), 광저우(广州),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둥관(东莞)
(5개 시범도시) 소재 홍콩·마카오 기업에 위안화 무역결제 허용

2009.7

광시(廣西), 윈난(雲南) 지역 중국기업의 對아세안 10개국 거래시 위안화 결제허용 - 상하이 등 5개 시범도시 내 중국기업에도 허용

2009.10

브라질과 자국통화로 무역결제 착수

2010. 4. 28.

韓 우리은행, 위안화 결제은행 자격 취득(2010.3)후 최초 위안화 무역결제

2010. 6

위안화 무역결제 허용지역 20개(省·市)로 확대, 대상도 전세계 국가로 개방

2010. 8

홍콩에서 맥도날드사 위안화 채권 발행 성공 (2억 위안)

2010.10

터키·러시아와 무역시 양국통화로 결제('09년 무역규모 170억$, 400억$)

2010.12

수출분야 위안화 무역결제 시범기업 365개에서 67359개로 확대(인민은행)
* 수입분야는 제한 없음

2011. 1

중국 시범기업의 위안화 해외직접 투자 허용

2011. 3

위안화 무역결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 (인민은행)

2011.10

외국인의 위안화 직접투자(FDI) 허용

2012. 3

모든 수출기업에 위안화 결제 허용 (무역거래 시 위안화 결제 등록제 폐지)

2012. 7

아시아개발은행 위안화 결제 허용 (Trade Financial Project 분야)

2013. 6

영국과 위안화 통화스와프 체결 (2000억 위안)

2013. 7

상하이, 자유무역지역(Free Trade Zone)으로 선정
자료: 인민은행 및 중국 국내외 공개자료 종합 (2013.7)

영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중국은 미국 금융위기 발생 후 2008년 12월에 한국과 처음으로 위안화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외국통화를 단기 차입하는 중앙은행 간 신용계약이다. 이후 중국은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안 국가들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2010년 이후에는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우즈베키스탄 등 총 20개국과 2조 2062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2013년 6월 22일, 중국은 과거 기축통화의 중심지였던 영란은행과 2000억 위안(200억 파운드) 규모의 위안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에 이른다. 인민은행은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런던금융시장의 위안화 유동성 지원, 위안화의 국경 간 사용, 무역 및 투자 편리화 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해외금융 전문가들은 런던이 이번 통화스와프를 통해 무역거래, 예금, 투자, 채권발행 등 모든 부분에 걸친 역외 위안화금융센터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스와프 협정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또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쭝량(宗良) 부소장은 세계 3대 기축통화로 미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를 꼽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인 파운드화와 채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2013년 4월 말 현재 런던 금융시장에 위안화 현금잔액은 1090억 위안에 달할 정도로 국제거래의 중심통화로 부상했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G7 국가와 처음으로 체결된 것이며, 중국 측 전문가는 유로화의 주축 중 하나인 프랑스 역시 역외 위안화금융센터 구축에 관심이 있음을 예로 들어 유로화와의 스와프협정체결 역시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상하이의 자유무역시범지역 선정

중국 국무원은 2013년 7월 3일, 상하이(上海)를 중국내 최초 자유무역지역(FTZ: Free Trade Zone)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FTZ로 선정될 경우, 각종 세제우대 및 기타 정책지원 등을 통해 역내 금융·물류 센터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상하이, 톈진(天津), 선전(深圳), 청두(成都), 충칭(重慶), 샤먼(廈門) 등이 선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동 조치와 관련하여 국무원은 정부의 무역·투자관리 방식 혁신 및 서비스업 개방 확대 등이 FTZ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설명했다.

'위안화 국제화' 측면에서 보면 상하이의 FTZ 지정은 상하이가 향후 중국이 추진할 자본 자유화, 위안화 태환화 시범지역이 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실제 중국 내 언론(<21世纪经济报道>, <中国证券报>)들은 이점을 강조했는데, 향후 발표될 'FTZ시범지역 운영방안'에는 면세 등 무역부문 뿐만 아니라 자본자유화·위안화자유태환 등을 포함한 금융 및 서비스부문 개방까지 허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 자유무역시범지역은 양산항 등 상하이지역 4개 보세지역(保税区)을 중심으로 한 28㎢ 면적에 향후 10여년에 걸쳐 조성될 예정이다. 4개 보세지역으로는 외고교보세구역(外高桥保税区), 외고교보세물류단지(外高桥保税物流园区), 양산 보세항구(洋山保税港区), 푸동공항 종합보세구역(浦东机场综合保税区) 등이 있다.

위안화 국제화 가능성

지금까지 살펴본 많은 중국정부의 적극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위안화가 국제화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규모, 통화가치의 안정성, 금융시장의 개방도, 무역규모와 형태, 정치적 리스크 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규모, 1위의 교역국가로 올라섰으며, 앞서 살핀 것처럼 금융시장의 개방을 위해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다. 또한 본고에서 살펴본 최근 주요 조치들은 그 시간표가 빨라 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위안화 국제화는 이미 코앞에 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올해 6월 방중 한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양국 통화스와프(3600억 위안)을 2017년 10월까지 연장하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합의하였고, 그 결과 홍콩(4000억 위안)에 이어 전 세계 2번째로 규모가 큰 위안화 통화스와프를 중국과 체결한 나라가 되었다. 한때 우리 수출 총량의 1/3이 중국으로 향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25%가 넘는다. 현재 논의 중인 한중 FTA 협상 역시 그 결과에 따라 한국 내 위안화의 국제화를 앞당길 것이다.

따라서 위안화 국제화의 가능성과 시간표를 따지는 것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일이지만, 위안화 국제화의 심화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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