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돈다발' 공천 후폭풍 전방위 확산
책임 떠넘기기 속에 각종 '설'만 난무
2008.03.27 12:39:00
한나라 '돈다발' 공천 후폭풍 전방위 확산
한나라당 총선 후보로 나섰던 김택기 씨의 '돈다발 살포' 파문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공천심사위원회 책임론, 좀 더 좁히면 '이방호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된 가운데 총선을 넘어 7월 당권 경쟁에도 시동을 건 정몽준 의원마저 책임소재 공방에 뛰어들었다.

공성진 "안강민 책임" vs 안강민 "이방호가 도장 찍어"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공천심사위원회 내 당내 최고위급 인사인 이방호 사무총장을 향해 "당헌당규를 적용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직격한 데 이어 2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선 "김 후보에게 공천을 준다고 했을 때 당에서 간 사람들은 분명하게 당헌당규에 위반되는 것이니까 안 된다고 반대했어야 된다"며 이방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소속 인사 5명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그는 "당에 소속된 분들은 공심위에서 무슨 결정을 한다고 해도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결정을 하면 안 된다"며 "같이 동조했으면 당헌당규를 어긴 것이 된다"고 이들에 대한 징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중앙선대위 '깨끗한 선거 추진위원회' 단장인 권영세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유용화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신청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 공천된 부분은 공심위가 전반적으로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선거가 끝난 후에라도 당 내외부의 반대 목소리를 묵살하고 공천을 주도적으로 강행한 분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사실상 공심위에 포함된 한나라당 내부 인사를 겨냥했다.

그러나 이명박계인 공성진 의원은 26일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우선 공심위원장이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 경우를 보더라도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여전히 전면에서 손학규 당대표와 함께 책임 있는 발언을 쏟아내는 데 비해서 한나라당의 경우는 공심위원장이 조금 조용한 편"이라며 외부 인사인 안강민 공심위원장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공 의원은 "이방호 사무총장은 공심위원 중 한 분일 뿐이다. 책임자는 엄연히 심사위원장이고, 그 위에 최고위원회와 대표최고위원이 있는 것"이라면서 '이방호 책임론'에 대해선 "납득하기 어렵다"고 엄호했다. 그는 "라인을 보면 공심위원장이 계시고, 그 다음 단계로 최고위원회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제 후보를 공천한 것은 공심위에서 모두 책임 져야 한다"면서도 "공천 서명은 이방호 총장이 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위원장은 '공심위 내에서도 김택기 전 후보의 철새 이력, 전과 등이 문제가 됐었다'면서 일부 공심위원이 김 전 후보를 적극 추천했음을 시사했다.

정몽준 "책임 있는 사람은 중징계해야"

이처럼 책임공방이 어지럽게 난무하는 가운데 정몽준 의원은 이날 오전 선거 활동 도중 몇몇 기자들을 만나 "김택기씨의 공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중징계해야 한다"면서 공심위 구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공심위가 구성부터 운영까지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초선들도 (공심위 내부 인사로) 많이 포함돼 있었는데 최고위원도 목을 잘랐다. 그런 권한을 누가 줬느냐"며 "앞뒤가 맞지가 않다. 제도적인 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나 이방호 사무총장을 싸잡아 비판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박근혜계의 좌장인 김무성 전 최고위원의 공천 탈락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직접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공천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감싸기'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는 김택기 씨가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 측에 서 있었음을 이유로 한 한나라당 일각의 '원래 그 쪽은 박 전 대표 몫 이었다'는 주장과 맞물려 묘한 해석을 낳는다. 공심위원 중 박 전 대표 계열 인사는 강창희 전 의원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김택기 씨의 공천 로비 의혹과 관련해 공성진 의원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봐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는 등 파문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 대해 당사자 격인 이방호 사무총장은 말을 아끼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선 "이방호 총장도 김택기 전 후보와 별다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이 총장이 김 전 후보를 밀었다면 그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냐"는 의혹도 새어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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