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장자연 리스트' 실명 공개…<조선> "명예훼손"
'판도라의 상자' 뚜껑 열리나?
2009.04.06 18:19:00
이종걸 '장자연 리스트' 실명 공개…<조선> "명예훼손"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장자연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신문사 이름과 최고경영자 실명을 거론하며 경찰의 늑장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본사 사장은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배상과 사과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엄중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공문을 이 의원에게 보냈다. 이 의원은 이에 다시 "국회의원의 정당한 의정활동을 협박하는 행위"라고 맞서 파문 확산이 예상된다.

그동안 풍문으로만 떠돌던 '장자연 리스트'의 언론사주가 실명 공개되면서 '판도라의 상자'가 드디어 열렸다.

신문사명과 사장 성 공개한 이종걸

6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이 의원은 "장자연 문건에 따르면 당시 XX일보 X 사장을 모셨고, 그 후로 며칠 뒤 스포츠XX X 사장을 모셨다고 했다. 보고 받았나"라고 이달곤 행안부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보고 받은 바 없다. 내용은 잘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이 장관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장관이)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장자연 리스트에 신문사 대표가 들어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은폐한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지만 이 장관은 "리스트의 존재와 그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의원은 경찰청의 늑장 수사, 수사 발표 혼선 등과 관련해 이 장관을 질타했고 이 장관은 "경찰청 발표에 혼선이 있어 주의를 준 적은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만약 리스트에 행안부 장관, 이종걸, 검찰총장 이름이 들어갔으면 이거 (실명이) 안 나왔겠냐. 다 나왔을 것"이라며 "언론사 대표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유족이 고소까지 했는데 밝히길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느냐"고 꼬집었다.

<조선> "본사에 대한 발언과 보도는 명예훼손이다"

▲ <조선일보>가 이종걸 의원에게 보낸 공문. ⓒ프레시안

이같은 질의 응답 이후 몇몇 매체는 "이 의원이 언론사와 사장의 실명을 밝혔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실명을 공개한 곳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경영기획실장 명의로 이 의원에게 공문이 보냈다. 공문에는 "면책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국회 내에서 전혀 근거없는 내용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면책특권의 남용이며 명백히 민형사상 위법한 행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의원에게 손해배상과 사과를 요구하며 "엄중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국회에는 이 신문이 낸 '보도에 참고 바랍니다'라는 자료가 돌았다. 이 자료에는 "본건과 관련해,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을 보도하거나 실명을 적시, 혹은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중대한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되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방어막을 쳤다.

이 신문은 "향후 본건과 관련, 본사와 임직원의 명예를 손상하는 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본사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변호사는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다퉈 볼 여지 자체는 없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본회의장 발언을 보도하는 것 자체가 법에 걸린다는 식의 '입막음'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변호사인 이종걸 의원도 <프레시안>과 대화에서 "그 분 정도면 공적 인물이기 때문에 사생활 부분에 대한 것이라도 프라이버시권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특히 내 발언을 보도한 언론 매체는, 형법에 의해 면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왔던 이 의원의 발언 동영상은 삭제되고 있지만 국회방송, 국회 홈페이지 등에서는 발언 동영상이 서비스되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는 지난 2005년, MBC가 먼저 입수해놓고도 명예훼손 문제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불법 도청'에 초점을 맞춰 삼성 X파일 사건을 최초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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