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 中 미사일 탐지 가능하다
[정욱식 칼럼] 미국서 "사드는 MD 일환" 입증 문서 나와
한반도 사드, 中 미사일 탐지 가능하다
국방부가 9월 30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의 최적 부지로 성주 롯데 골프장을 선정했다. 7월 13일 최적 부지로 성주 성산포대를 발표한 지 79일 만의 일이다. 그만큼 졸속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한민국 어디에도 사드의 최적 부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에는 무용지물인 반면에, 중국 및 러시아의 반발과 한반도 군비 경쟁을 격화시키는 자해적인 조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해당 부지 주민들에게 양보와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는 근거 자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한미 양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만들려고 한다. 야권은 무능하고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드는 이렇게 어물쩍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위협하는 '트로이의 목마'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검증해야 할 내용을 지속적으로 다뤄나갈 예정이다. (필자)

▲ 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지난 2010년 텍사스 주 포트블리스(Fort Bliss) 기지에서 사드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 ⓒMDA

 
사드 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짚어 넘어가야 할, 그렇지만 그 실체가 잘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를 포착했다. 사드 요격 체제와 함께 배치되는 X-밴드 레이더(AN/TPY-2)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가 오로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사드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 체제(MD)와 무관하고, 이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는 근거가 없으며, 국회의 비준 동의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러한 주장의 핵심적인 근거는 성주 사드 기지에 배치될 레이더가 '종말 모드(Terminal Mode)'라는 점이었다. 종말 모드로 운용하면 탐지 거리가 600킬로미터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없고, 또한 레이더 운용이 사드 요격 체제에만 국한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전진 배치 모드(Forward Base Mode)'는 사드는 물론이고 다른 MD 시스템과도 연동되어 있다. 박근혜 정부의 설명은 종말 모드와 전진 배치 모드의 '분리'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문서에 따르면, 두 개의 모드 사이의 경계가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회계연도 2017년 미국 대통령 예산 추계 가운데 미사일 방어국(MDA) 관련 부분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전체 AN/TPY-2 레이더(전진 배치 모드와 사드, 즉 종말 모드)를 공통의 안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Upgrade the entire AN/TPY-2 fleet (Forward-based and THAAD Modes) with a common secure hardware and software configuration)."

이 문서에 따르면 이러한 업그레이드 작업은 2015년에 시작되어 2017년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업그레이드 대상이 '전체 AN/TPY-2 레이더'라는 점이다. 이는 한국에 배치될 예정인 레이더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중요한 부분은 두 모드의 레이더를 "공통의 안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성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X-밴드 레이더는 사실상 전진 배치 모드와 종말 모드로의 '겸용'이 가능해진다.

그만큼 X-밴드 레이더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2011년에 작성된 'MDA 2012년 예산 추계' 문서에서는 X-밴드 레이더의 "두 모드는 8시간 안에 전환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8시간이 걸리는 핵심적인 이유는 두 모드의 하드웨어는 동일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5년부터 "공통의 소프트웨어 구성"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이 작업이 완료되면 모드 전환은 훨씬 신속하게 이뤄지거나 겸용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을 강력히 뒷받침해주는 내용도 있다. 올해 2월에 작성된 MDA의 2017년 예산 추계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관련 기사 : 미국 "사드 포대, 美 MD와 직접 통신 가능")

"특수화된 통신 및 레이더 소프트웨어의 제공에 힘입어, 사드 포대는 탄도 미사일 방어 체제(BMD) 시스템의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 시스템과의 직접 통신이 가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사드 포대는 통상적인 적극 방어용 교전 임무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의) 탐지 및 추적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언급된 '사드 포대'에는 X-밴드 레이더가 포함된다. 그런데 사드 포대 자체에는 '지휘통제전투관리통신(C2BMC)'가 없다. 미사일 방어 작전에서 '뇌'에 해당되는 C2BMC는 미국 본토의 전략사령부와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 사령부와 같은 핵심 사령부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드 포대가 C2BMC와 '직접 통신'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건 바로 성주 사드가 한국 방어를 초월하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MD 네트워크의 일환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C2BMC에서 X-밴드 레이더를 통제·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설치해놓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러한 내용을 알고도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지, 아니면 미국한테 제대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에서 '까막눈'으로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해진 것이 있다. 성주 사드 배치는 미국이 주도하는 MD의 일환이며, 이에 따라 한반도 안보 수요를 명백하게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는 곧 사드 배치를 원점에서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핵심적인 사유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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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