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년 전 그날 끝장내야 했다!
[강양구의 親book] <세월호, 그날의 기록>
박근혜, 2년 전 그날 끝장내야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연일 새로운 뉴스로 온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가운데, 최근에는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이 다시금 논란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가 비상 사태에 무려 대통령의 행적이 7시간이나 공백이 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시간에 도대체 대통령이 어디서 뭘 했을까요?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민주정이라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청와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세월호 참사는 처음부터 모든 게 이상했습니다. 해경은 이해할 수 없는 구조 활동을 했고, 이 모든 것을 지휘해야 할 대통령은 사라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괴상한 방식으로 이 문제에 얽혔습니다. 온 국민의 가슴을 찢어놓은 이 초유의 비극은 숱한 의문에 답하지 못한 채, 하마터면 그냥 잊힐 뻔했습니다.

'강양구의 親book'은 '세월호 국회의원'이라 불리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진실의힘 펴냄)을 보면서 다시금 이 비극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세월호는 어떤 식으로든 최대한 안전한 방법으로 인양되어야 하고, 그날의 의문은 반드시 풀려야 하며,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어떻게든 답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희생자에게 조금의 보답이라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1일 <시사통>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박주민 의원과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세월호 참사 원인 밝혔다면 국정 농단 없었다

강양구 : 요즘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된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를 되새겨보겠습니다. 제 앞에는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 팀이 쓴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힘 펴냄)이라는 책이 놓여 있습니다.

'세월호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해도 무방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오셨습니다. 요즘 당 분위기가 어수선할 것 같습니다.

박주민 : 이 정국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부터 고민이니까요. 국민께서 만족하실 로드맵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방금 전까지 의총(11월 21일)에 참석하고 나왔습니다.

강양구 : 박주민 의원께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어떻게 보세요?

박주민 : 저는 이 사태 초기부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 그룹에 속했습니다.

강양구 : 이제 검찰 수사 발표가 나옴에 따라 박 대통령 탄핵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박주민 : 네. 저희 당도 탄핵 추진 당론을 채택했고, 이를 위한 준비 기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탄핵소추안도 작성해야 합니다만, 무엇보다 시급한 게 (의결 정족수인) 200석을 확보하는 겁니다. 30여 명 비박 의원도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히긴 했습니다만, 야당이 보기에는 50~60명 정도 되는 새누리당 의원의 동의가 있어야만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강양구 : 이제 세월호 참사를 다시 짚어보죠. 참사로부터 2년하고도 반년이 지났습니다. 요즘 어떤 생각 드십니까.

박주민 : 요즘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강의를 나갑니다. 강의 나갈 때 주제가 요즘 상황과 세월호를 묶는 겁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도 청와대가 이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를 놓고서 많은 사람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때 청와대의 대응을 제대로 조사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조사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성과가 없었죠.

당시 특조위가 박근혜 대통령을 조사하겠다고 하면 마치 불경죄를 저지른 양 여당 의원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검찰은 의혹 제기하는 사람이 유언비어를 날포한다며 처벌하겠다는 태도를 취했죠. 이들의 이런 자세가 국가에 큰 해악을 끼쳤습니다. 그 기회만 제대로 살렸다면 지금과 같은 일을 방지할 수 있었을 텐데요.

강양구 : (당시 여당과 검찰의 비호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패악질 시간을 2년 늘려준 셈이죠.

박주민 : 그렇죠.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시기가 세월호 참사 이후니까요. 당시 문제 제기할 때 많은 분이 동의했다면 엄청난 부패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요.

수사 없이는 '세월호 7시간' 못 밝힌다

강양구 : 요즘 새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집니다. 엊그제는 청와대에서 '진실은 이렇다'며 해명까지 내놨습니다. 비록 관저에 머물렀지만 정상 업무를 봤다고 청와대는 주장합니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한둘이 아닙니다.

박주민 : 관저에서 근무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입니다. 관저는 정상적인 집무를 보는 사무실이 아닙니다. 집입니다. 이렇게 큰 일이 벌어졌는데,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고 집에 있었다니 말이 됩니까.

강양구 : 중앙재난대책본부와 같은 기구가 만들어진 이유가 바로 이런 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잖아요.

박주민 : 맞습니다. 그런 큰 일이 터졌는데 관저에 머물렀다는 게 국민 정서상으로 용납되겠습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꾸준히 보고 받았다고 하지만, 그날 대통령의 얼굴을 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 15분과 10시 반, 두 차례에 걸쳐 지시했다고는 하는데, 과연 지시가 있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지시 내용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고요.

그 다음 지시가 7시간 가까이(오후 5시 15분) 지나서야 내려옵니다. 그제야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얼굴을 내비쳤죠. 그런데 그간 정보가 업데이트된 사람의 말이 아닌, 오전 상황 보고만 받은 사람이 할 만한 말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발견하기가 그렇게 어렵나.")

강양구 : 당시 뭘 하고 있었을까요? 여러 언론은 주로 미용 목적의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 시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요. 프로포폴 얘기도 나오고요. 하지만 딱 부러지게 결론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프레시안>은 일단 박 대통령이 불면증을 오래 앓았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그 시간 수면제 같은 것에 취해서 잤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박주민 :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어떻게 했느냐를 언론 취재나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로 밝혀내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 소위 말하는 구중궁궐 안에서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내부 고발자가 나오거나, 검찰의 청와대 압수 수색을 통해 단서를 밝혀내지 않는 이상 이 문제의 답을 얻기란 힘듭니다. 

강양구 : 내부 고발자가 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관련자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발하는 순간 신원을 추적당하게 될 테니까요.

박주민 : 맞습니다. 특검이 이 내용을 수사한다면, 우선 당시 박 대통령이 정말 어디에 있었는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대통령이 아무리 비밀스럽게 움직인다손 치더라도, 경호실 인원이 같이 움직이니 확인이 가능합니다.

위치를 확인한 후에는,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이것 역시 어느 정도는 경호실을 조사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구를 만났느냐 등의 정보는 경호요원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니까요.

경호요원이 움직이지 않았다면, 실제로 당시 박 대통령이 관저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죠. 그렇다면, 관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강양구 : 박 대통령에게 시술한 주사제나 박 대통령이 복용하는 약 등도 조사해야할 것 같습니다.

박주민 : 그렇죠. 조금 더 고민해본다면, 주사제라면 당연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투약했을 겁니다. 간호장교나 청와대에서 의무를 담당하는 이의 도움을 받았겠죠. 수사 기관이 마음을 먹는다면, 수사가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강양구 : 박 대통령이 수면제를 복용하고 그 시간 잤다면, 그 역시 문제가 됩니다.

박주민 : 불명확한 상황임을 전제로 말씀드리자면, 그 역시 문제가 됩니다. 대통령이 약물에 의존해 수면을 취한다거나, 더 나가 의식을 잃는다면, 이는 사고입니다. 그 시간 국가 시스템에는 구멍이 뚫립니다. 

만일 대통령 본인이 불면증이 너무 심해 약물 처방을 해야만 직무를 볼 수 있다면, 이를 공식적으로 비서 라인과 공유하거나 국무총리와 얘기해서 조치를 취했어야죠. 미국의 여러 대통령은 물론이고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께서도 시술을 위해 마취하는 걸 꺼렸고, 마취가 필요했다면 여러 관련 대비를 했다는 얘기가 기억나네요.

▲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본질 드러낸 세월호 참사

강양구 : 그 7시간이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의 본질을 드러내는 순간인 듯합니다.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모두 5개 큰 단락으로 나뉜 책인데, 5부 제목이 '구할 수 있었다'입니다. 선원도, 해경도, 근처를 지나던 여러 척 어선도 희생자들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많은 시민이 가장 원통해하는 대목이 바로 이 의견 아닐까 합니다.

박주민 : 세월호 참사에서는 구조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첫째, 사건 초기에 더 많은 인원과 장비가 투입되었어야 합니다. 둘째, 인근 선박의 도움을 받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경은 퇴선을 명했어야 합니다. 우선 승객에게 배부터 탈출하도록 조치했어야죠. 해경은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훈련을 받지, 배 안에 들어가는 훈련을 하지 않았거든요. 세월호 참사에는 이처럼 기본적인 원칙이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강양구 : 책 내용을 요약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참사 후 여러 전문가의 시뮬레이션이 진행됐습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에는 한 가지 가상 시나리오가 소개됩니다. 세월호 좌초 한 시간 정도 지난 오전 9시 45분경, 조타실 선원이 마지막으로 탈출합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들이 탈출 전 퇴선 방송만 했더라도 476명 전원이 6분 17초 만에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박주민 : 그렇습니다. 좌초 초기에 해경들이 탈출하는 이가 선장과 선원임을 알면서도 우선 구조했다는 의혹 제기도 있습니다. 특조위가 2차 청문회에서 집중 제기한 내용입니다. 배가 좌초할 때 최초로 현장에서 승객을 구조할 의무를 진 이는 선장과 선원입니다. 하지만 해경은 집중적으로 이들을 구했죠. 그 결과, (승객을 통제할 이가 사라진) 배는 더 위험한 상태가 됐습니다.

정작 이런 조치를 취해놓고 해경은 배에 진입하지도, 퇴선을 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승객을 종전보다 더 위험하게 방치한 채, 자기들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겁니다. 이처럼 현장이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이 보고를 받은 상부에서도 이를 정정하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강양구 : 심지어 '구출이 원활히 이뤄진다'는 오보가 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했죠.

박주민 : 그뿐만 아닙니다. 청와대는 계속 영상과 사진을 보내라는 엉뚱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명령이 서해해안경찰청을 통해 직접 현장 해경 123정장에게 내려갔습니다. 잘못이 너무 많습니다.

강양구 :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여러 논평이 나왔습니다. 의원께서는 이 참사를 현장에서 쭉 지켜보셨습니다.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보십니까. 근본 원인이 뭘까요?

박주민 : 사고 원인은 빼고, 사고 이후 이 사태가 참사로 번지는 과정을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현장 출동한 인력이 무능력했습니다. 해경이 배를 책임져야 할 선장과 선원부터 구하는 황당한 일을 했으니 '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겁니다.

이런 황당한 짓을 바로잡아야 할 지휘부마저 황당한 짓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할 존재는 대통령입니다. 이런 일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는 대통령제를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남북이 분단됐다, 긴급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민주주의 제도 중 대통령제를 선택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정작 대통령은 이 참사를 제대로 보고받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국가는 총체적으로 무능했거나, 엉뚱한 짓을 일부러 했습니다. 둘 중 어떠했느냐는 차후 진상 규명을 통해 밝혀야죠.

괴담 퍼뜨리는 이, 누군가

강양구 : 앞으로 진상 규명의 핵심은 세월호 인양입니다. 올해 안에는 불가능하리라고 하는데요.

박주민 : 얼마 전, 해양수산부가 인양 방식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럴 경우, 올해 내 인양은 어렵죠. 내년(2017년) 3~4월 정도에 인양하리라고 했습니다.

강양구 : 특조위가 출범할 때, 진상 규명 과제 229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간보고서가 나온 건 20가지 정도고, 나머지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조위가 해산되었습니다.

229개 과제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무엇입니까?

박주민 : 참사 당시 청와대 대응의 적정성을 구체적으로 검증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왜냐하면, 세월호 참사 때만 청와대가 이상하게 작동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메르스 사태 때는 아시다시피, 확진 환자 발생 6일 만에야 대면 보고가 이뤄졌죠.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감염됐습니다. 이 때문에 병원 명단을 공개하느냐 마느냐가 초기에 신속히 결정해야 할 사항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병원이 자발적으로 감염 여부를 공개 결정하기란 어렵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에서 대통령뿐입니다.

이처럼 위중한 상황에서도 대통령 대면보고가 확진 환자 발생 6일 만에야 이뤄졌는데, 어떻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겠습니까. 나중에 서울시가 병원 명단을 공개하니, 그제야 "우리도 공개하려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나 했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한국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를 메르스 발병이 대규모 사태로 번진 원인으로 꼽았죠.

안보는 어떻습니까? 입만 열면 자기들이 안보 잘한다고 하는데, 2015년 목함 지뢰 폭발 사고 발생 나흘 후에야 대통령 대면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목함 지뢰 폭발 다음 날, 대통령은 뭘 했습니까? 비무장지대(DMZ)에 가서 북한에 평화 메시지 던졌습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조차 "약간 이상하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일이 박근혜 정부 내내 비일비재했습니다. 비단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청와대가 과연 제대로 작동하는 기관이었느냐는 점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직 안 풀리는 의문의 또 하나가 국가정보원과 세월호의 관계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제주 해군기지로 가는 철근이 실렸다는 보도도 나온 마당이라, 국정원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지휘 실패도 명확히 규명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이후 참사가 또 발생할 때 지휘 체계가 어떻게 이뤄질 것이냐를 보장할 방도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도 밝혀야겠죠. 검찰이 기소하면서 적시한 침몰 원인을 두고 대법원이 "믿지 못하겠다"고 한 이상, 선체 인양 후 정밀하게 조사해 침몰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을 음해하는 대규모 온라인 활동이 반복되었다는 점도 짚어야 합니다. 최근 백남기 농민 가족을 향해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뭔가 국면이 변화한다 싶을 때면 대규모로 동일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 소셜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가 사방에 전송됐습니다.

최근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댓글이 퍼지고, 엘시티와 야당 유력 대권후보를 연결하는 메시지가 퍼졌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어떤 배경 하에 생산되고 유포되는지 역시 특조위가 조사 대상에 올렸습니다.

▲ 한국은 세월호 참사에서 어떤 것도 얻지 못했다. 이후 한국은 초유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휘청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특조위 재가동해야

강양구 : 특조위 활동이 기본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초점을 맞추긴 했습니다만, 실은 한국 사회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는 성격을 가졌군요.

박주민 : 그렇죠. 진상 규명뿐만 아니라, 안전 관련 전반적인 대책을 수립하자는 취지로 특조위가 설립됐습니다. 잘 운영됐다면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를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적 개선 권고도 가능했던 소중한 기구입니다. 더구나 국민 650만 명 이상이 서명해서 출범한 기구입니다. 그런데 이를 정부가 강제 종료해버렸죠.

강양구 : 활동 도중에도 정부가 온간 훼방을 놓았죠. 지금은 어떻습니까? 공식적으로는 활동이 종료됐습니다만, 조사위원들은 개별적으로 계속 활동하겠다는 분위기로 아는데요.

박주민 : 네. 현재 정부는 활동이 종료됐다는 이유로 예산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파견된 공무원도 모두 소환 조치했죠. 지난주에는 사무실에 놓인 집기도 철거했습니다. 정부가 이 와중에도 그런 일은 합니다. 특조위원의 신원증명서 발급 등의 업무는 훨씬 예전부터 안 됐죠.

하지만, 특조위 조사관 중 10명 정도는 "특조위가 종료되지 않았다"고 선언한 후, 따로 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양구 : 박주민 의원께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셨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박주민 : 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논란이 된 세월호 선체 조사 권한이 특조위에 있음을 명확히 하는 내용이 뼈대입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 발의되어 논의되자마자 새누리당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죠. 새누리당이 제가 발의한 안건과 비슷한 취지로 발의된 다른 안건에도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때문에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강양구 : 연내 통과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겠네요.

박주민 : 네. 12월이나 되어야 제 안건이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할 건데요, 그렇다고 해서 바로 입법되는 게 아닙니다. 농해수위를 통과하더라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올라가는데, 법사위원장이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입니다. 그분께서 막을 경우에는 시간을 한정 없이 소모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특조위는 이미 일몰됐으니, 법 개정은 불가하다"는 식의 논리가 만들어지겠죠. 특별법은 한시법인데, 이미 효력을 상실한 법에 관한 개정은 어렵다는 식이죠.

강양구 : 박주민 의원 입장에서는 돌아가는 상황이 참담하겠어요.

박주민 :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하지만 저희 당에서는 세월호특별위원회를 당 차원에서라도 만들어, 지속적으로 유가족과 회의하며 여러 가지 다른 수단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예 특조위를 새로 만들자는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여당이 앞으로도 방해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1기 특조위보다 더 독립적이고 포괄적인 조사 권한을 가진 2기 특조위를 만들고자 작업하고 있습니다.

강양구 : 세월호 특조위가 제대로 구성돼, 오랫동안 활동해 제대로 된 백서를 내고, 제대로 된 제도개선안을 내주기를 바랍니다.

박주민 :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현재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라는 시스템에 의해 돌아갑니다. 180석을 확보해야만 법안 통과가 가능합니다. 관련 법안이 완성되어 본회의에 올라가더라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고, 새누리당 내에도 무턱대고 박 대통령을 비호하는 걸 1차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되겠다는 흐름이 생겨서 상황이 달라지겠다고 기대도 합니다만,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세월호 진실 밝혀야 새로운 사회 가능

강양구 :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시기 이전에도 변호사로서 여러 활동을 하셨습니다. 박주민에게 세월호는 어떤 의미입니까?

박주민 : 제게 가장 아픈 일입니다. 제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가 큰 힘을 내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도 가장 큰 고민을 담아 활동하는 일입니다.

강양구 : 가장 바쁜 국회의원 중 한 분일텐데, 시민으로부터 후원금은 많이 들어옵니까?

박주민 : 제가 후원금 모금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후원금도 실제로 많지 않고요. 당장 의원실 식구가 힘들어 하니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일단 지금은 제가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후원금 모금에 집중할) 여유가 없습니다. 

강양구 :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는 시민이 있다면, 그 첫 번째 실천 가운데 하나가 박주민 의원에게 후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동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앞으로도 기운 내시고, 세월호 문제도 잘 해결해 주시길 빌겠습니다. 

박주민 : 잘 되리라고 봅니다. 유가족과도 결국 잘 되리라는 이야기 많이 합니다. 다만, 당장에 성과가 없다 보니 지치기는 합니다.

강양구 : 많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를 마음 한 구석에 부담으로 안고 있으면서도, 일상에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서인 듯합니다.

▲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진실의힘 펴냄). ⓒ진실의힘

박주민 : 맞습니다. 하지만, 잘 될 겁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위해 특검이 도입되면, 특검 조사 범위에도 (세월호 참사 관련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예정된 특검은 사실상 조사 범위에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세월호 7시간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문제를 밝힐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강양구 : 박주민 의원께서 바쁘신 중에 시간 내주셨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박주민 : 네, 고맙습니다.

강양구 : 세월호 참사 후,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세월호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범죄의 공범이라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했습니다. 탄핵 후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변화를 갈망합니다. 최근 상황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기대하는 희망의 기운이 안타깝게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로 인해 생긴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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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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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 기자 tyio@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과학기술·보건의료·환경 담당 기자. 공부하는 기자, 시민의 편에 서는 기자가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 논란, 에너지 문제와 먹을거리 위기 등의 기사를 썼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밥상 혁명>(공저), <정치의 몰락>(공저) 등의 책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