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도 포용하라는 '위선'
[최창렬 칼럼] 금도 벗어난 한국당의 혐오 정치
한국당도 포용하라는 '위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현상은 최근의 입법 교착 및 정치권의 극한 대치와 관련하여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탄핵 이후 숨죽이고 있던 '샤이 보수'의 결집이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민주당 지지율의 보합과 패스트트랙 이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지지율의 하강 국면은 거대양당으로의 지지자 결집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당은 지금도 박근혜 탄핵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따라서 헌법에 따른 탄핵에 대해 사과도 반성도 없다. 한국당은 헌법 절차에 따른 행위를 부정하므로 헌법 부정 세력이다. 당 대표는 태블릿 PC가 조작됐다는 발언 이후 아무런 수정도 가하지 않았다. 

그들은  5·18 민주화 운동과 세월호 참사를 폄훼하고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한 자들에게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물론, 5·18 특별조사위 구성에도 응하지 않는다. 급기야 5·18 민주화운동을 무장폭동이라 주장하고, 촛불집회를 폭동으로 규정하며, 5·18 망언 의원을 옹호한 유투버를 국회에 불러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나경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괴물집단으로 폄훼하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의 발언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하고도 남는다. 한국당은 망언에 대한 암묵적 동의의 바탕위에서 징계 절차를 미루고 있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주말마다 열리는 장외집회에는 금도를 벗어난 혐오의 언어들이 넘치고 적대와 갈등을 부추기는 말의 파편들이 난무한다. 냉전시대의 색깔론과 극단적 용어를 동원하여 당의 내부결속과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한국당의 행태는 역대 야당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최악의 연출들이다. 한국당은 총선에 모든 행위의 준거를 설정하고 있고, 총선 승리를 위한 정치적 효능감의 차원에서 지금의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대 국회에서 대화와 협치를 통한 정상적인 정치를 운위하는 것은 공허하다. 탄핵과 민주당 정권 출범 3년차를 맞이하지만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가 작동되는 사회의 구조 변경은 손도 대지 못했다. 국회 휴업과 교착은 총선과 대선으로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국정을 책임지는 세력이 집권연대이므로 한국당에 더 다가가고 양보하며 포용해야 한다는 원론적 발언은 아무런 공감과 울림을 주지 못한다. 한국당에 상대적 지지를 보내는 위선된 발언일 뿐이다. 정치는 상대가 있는 행위이고 선과 악의 구분에만 몰두할 수 없으니 한국당에 명분을 줘야 한다는 논리는 명시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을 야당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자는 희대의 궤변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과 청와대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저성장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소득불평등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득주도성장의 방향은 맞았으나 정교하게 이를 추진할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 경제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민심과 괴리가 있다. 한국당 부활의 빌미를 줬다. 그렇다고 한국당의 금도를 넘는 일련의 사고와 혐오의 언어들이 정당화될 수 없다.
 
촛불정신이 희미해지는 공간에서 정치혐오와 불신은 지지정파에 따라 유권자가 양극으로 수렴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개혁은 좌절될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당이 바라는 프레임이다. 당장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의 역사 왜곡과 반정치주의는 집권세력의 개혁성과 부진과 동열의 층위에서 비교될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며 생물이다. 헌법을 왜곡한 세력에 대한 당위적 비판이 명분을 상실하고, 인간에 대한 존중을 결여한 반민주적 정치결사체에 대한 지성적 성찰이 동력을 상실하는 현상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집권세력이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을 져야하므로 한국당보다 청와대나 민주당에게 비판이 향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그 결과가 한국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2월말 한국당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한국당 지지 세력의 결집은 뚜렷하다. 집권 세력에게 호재는 없다. 집권연합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지금의 정국운영 방식으로는 어렵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나쁜 언어가 나쁜 현실을 만든다. 정치언어는 사익보다는 공공영역을 지향해야 한다. 그러나 규범이 설 땅을 잃은 현실에서 반동세력을 향하는 민심을 정확히 봐야 한다.  
 
역사를 부정하고 정치를 왜곡함으로써 이득을 보는 세력은 결국 기득권이다. 정치혐오와 불신에서 유래하는 양비론은 무관심과 정치실종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입법을 통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무망해진다. 양비론의 정치가 서민들에게 독약인 이유이다. 한국당의 저주의 독설정치, 극단정치는 계속될 것이다. 개혁지향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의 역동적 균형의 바탕위에서 변화의 역량을 극대화할 개혁연대의 구성과 리더십 확립은 그래서 시급하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ccr21@hanmail.net 다른 글 보기
▶ 필자 소개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