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촌과 홍익대, 설악케이블카의 공통점은?
[해설] 박정희 정권 강탈재산 환수 논의, 달아올라
2012.10.31 16:48:00
민속촌과 홍익대, 설악케이블카의 공통점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박정희 전 정권 당시 국가가 강제로 빼앗은 재산을 환수하는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최 의원은 대표적 사례로 한국민속촌, 정수장학회, 설악산케이블카 등 박정희 일가의 재산을 꼽았다. 대선을 앞둔 시기에 박근혜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한 움직임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아버지 시절의 영화는 짐이 될까. 박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산학청 초청 오찬 강연회에 참석, '한국경제의 희망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겨냥 공세 본격화?

정수장학회가 이번 대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야권은 새로운 '강탈 재산'을 찾아 나섰다. 가장 먼저 알려진 게 한국민속촌이다.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당시는 무소속)이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박근혜 후보의 외사촌 형부인 정영삼 씨가 한국민속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강탈이 있었다는 주장이었다.

1973년 9월 20일 착공해 이듬해 10월 4일 완공된 한국민속촌은 공사비로 국고 6억8000만 원, 당시 기흥관광 대표이던 김정웅 씨의 개인재산 7억3000만 원이 투입됐다. 국고로 전액을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규모였던 까닭에 박정희 정권이 당시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이던 김정웅 씨를 사업자로 지정해 사업자금을 끌어오고, 대신 운영권을 김 씨에게 넘겨주는 형태였다.

그런데 완공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1975년 7월, 김 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죄로 구속된다. 김 씨 구속 후 기흥관광은 세진레이온에 인수된다. 정영삼 씨는 당시 세진레이온 사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정부의 압력을 받았다는 게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이다.

이후 정 씨 일가는 급격한 자산불리기를 통해 거대 자산가로 변한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정 씨 일가의 재산은 골프장을 포함해 한국민속촌을 기반으로 한 사업장 7개며, 자산 규모는 4529억 원에 달한다.

정 씨 일가가 소유한 골프장은 고가 회원권으로 유명한 남부컨트리클럽으로, 소유주는 정영삼 씨의 장남 정원석 씨다. 정 씨 일가 소유 기업 7곳 대부분이 현재는 원석 씨를 비롯한 자녀들, 즉 박근혜 후보의 조카에게 승계됐다.

최 의원은 "박정희 일가의 한국민속촌 강탈과정은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강탈과정과 똑같다"며 "현재 전국에 숨겨진 '강탈된' 박근혜 후보 일가의 재산이 얼마가 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강조했다.

숨겨진 재산 이렇게 많았나

한국에서 가장 큰 부지를 가진 사립대인 영남대는 박근혜 일가의 대표적 소유물이다. 이 학교 역시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7년, 정부가 청구대와 대구대를 강탈해 만든 대학으로 정수장학회의 소유권 변화 역사와 같은 과정을 밟았다.

학교법인 영남학원 이사였던 박근혜 후보는 1988년 부정입학비리 등이 불거지면서 이 학교와 실질적인 관계는 끝냈다. 그런데 지난 2009년, 비리사학재단의 복귀를 연달아 강행해 큰 반발을 불러온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박근혜 후보에게 전체 7명의 이사 중 4명의 추천권을 돌려줬다.

정수장학회의 최필립 이사장이 박근혜 후보와 특수 관계로 알려졌다면, 영남대에는 최외출 교수가 있다.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장물유산 영남대, 그 문제적 현실에 주목하다'라는 토론회에서 "박 후보가 재단을 다시 장악한 2009년 직후 '기획조정실장'이라는 자리에 최 교수를 앉히고 영남학원의 실무를 장악하게 했다"며 "최 교수는 보수언론에서도 '박근혜의 숨은 실세'로 표현하는 핵심 측근"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현재 새누리당 기획조정특보다. 최 교수는 박정희새마을정책대학원 추진단장을 맡아 개원을 이끌었고 초대 대학원장도 지냈다.

함종호 4.9 인혁열사 계승사업회 부이사장은 "영남대는 박근혜 후보가 이사 추천권을 행사한 뒤 박정희 기념사업을 거침없이 진행해 박정희리더십연구원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박정희새마을정책대학원을 개원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영남대가 아예 적극적으로 유신 독재 체제를 불러온 장본인에 대한 미화 작업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연간 73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도 박근혜 일가와 연관돼 있다. 지난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설악산국립공원 관리에 연간 83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박근혜 후보 일가가 소유한 케이블카 업체는 설악산국립공원을 위해 지난 40년간 한푼도 지원한 적이 없다"며 "과거 유신독재를 통해 설립된 업체인 만큼 사업권 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운영권을 가진 설악케이블카㈜의 사업권은 1970년 박근혜 후보의 형부인 한병기 씨가 따냈다. 현재는 첫째 아들 한태준 씨와 둘째 아들 한태현 씨가 이 회사 지분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순이익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배당하는 등 일반 주식회사와 다른 모습을 보여 설립 당시부터 특혜 논란이 많았다.

▲한국민속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가 사진을 찍었다. 맨 오른쪽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인물이 김정웅 씨다. ⓒ<시사IN> 제공

"박정희 일가 강탈재산 환원해야"

홍익대 역시 박근혜 일가와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휩싸였다.

홍익대의 이사장직을 독점하는 측은 1956년 이 학교 이사장직을 독립운동가 출신 설립자였던 이흥수 씨로부터 자유당 시절 빼앗은 이도영 씨 일가다. 1956년 당시 자유당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도영과 친일파로 알려진 그의 종제 이원영은 10억 환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홍익대 재단에 들어왔다. 그 후 학생과 교수들의 동맹맹휴 등 재단 퇴진 운동으로 인해 1961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던 이도영 씨는 5.16 군사 쿠데타 이후인 1963년 이사장직에 복귀하는데, 이 때 박근혜 일가와 인척관계를 맺어 재산을 축적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이원영은 공화당의 창설 당시 정책위원장을 지냈다.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이도영 씨의 둘째 아들 이석훈 홍익대 재단 전 이사는 박근혜 후보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오빠인 육인수 씨의 딸 해화 씨와 결혼했다. 박근혜 후보와 인척지간으로 맺어진 것이다. 육인수 씨 또한 홍익대재단 이사를 지냈다.

이도영 씨가 1973년 사망한 후에도 이 씨 일가는 여태껏 홍익대 이사장직을 내리물림하고 있다. 이면영(83) 현 홍익학원 이사장은 이도영 전 이사장과 사촌지간이다.

최민희 의원은 "5.16 군부 쿠테타 이후부터 10.26까지의 18년 동안 자행된 박정희 일가의 불법적 권력 남용으로 인해 발생한 사유재산 강탈 및 그로 인해 파생된 제반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며 "적절한 처벌과 재산의 환·몰수 및 원주인 반환, 강탈한 재산으로부터 발생한 이익금의 추징 등이 가능하도록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야권이 관련 법안 입법을 대선 정국에 밀어붙일 경우, 정수장학회 사태에 이어 다시금 대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박정희 일가 및 그 주변 사람은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자행된 불법적 사유재산 및 국가재산 강탈에 대해 국민과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헌법가치와 양심에 근거하여 자발적으로 재산 반환, 추징금 납부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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