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로 '왕의 남자' 기록 세우려면 40년 걸려"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02/03] '왕의 남자' 원작ㆍ연출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태웅 교수
2006.02.04 11:04:00
"연극 '이'로 '왕의 남자' 기록 세우려면 40년 걸려"
한국영화, 〈왕의 남자〉가 헐리우드 대작들과 파격적인 제작비를 들인 다른 영화들을 물리치고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성공요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바로 "원작의 힘" 입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역사 속의 인물을 새롭게 해석한 작가의 독특한 시각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는 어떻게 창작됐고, 무엇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오늘은, 왕과 권력을 풍자한 광대들의 이야기이자, 연산군을 새롭게 해석한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이〉를 쓴,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김태웅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함께 합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태웅 교수입니다.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의 극본을 쓰고 연출한 김태웅씨는,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예술전문사(M. F. A)과정을 졸업했습니다. 1997년 연우무대 20주년 신예작가발굴 시리즈 「파리들의 곡예」를 연출했고, 1999년 '동아신춘문예'에 희곡 「달빛유희」가 당선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0년 연극「이」를 직접 쓰고?연출해 동아 연극상 작품상, 연극협회선정 베스트5 작품상과 희곡상, 평론가협회선정 베스트3 작품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교수이며, 극단 〈우인〉의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박인규 : 김태웅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태웅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왕의 남자〉가 굉장한 돌풍을 이어 가고 있다고 하는데 어제 현재 관객이 몇 분이나 보셨습니까?

김태웅 교수 : 제가 알아보니 880만..그 정도에 육박한 거 같습니다.

박인규 : 900만에 육박하고 있군요?

김태웅 교수 : 네. 900만에 육박하고 있는 거죠.

박인규 : 이러다가 1000만까지 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김태웅 교수 : (웃음) 지금 추세라면 그렇게 갈 수도 않을까..그렇게 예상해 봅니다.

박인규 : 이렇게 많이 보실 줄 당초에 예상하셨습니까?

김태웅 교수 : 이 정도까지는 예상 못했고요. 저는 많이 들면 300만정도 들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어디의 언론보도를 보니까 이준익감독 같은 분은 이번 영화 흥행 성공으로 그 동안 빚진 거 다 갚았다..자랑하시고 하던데요. 원작자에게는 남는 거 없습니까?

김태웅 교수 : (웃음) 남은 것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점이 있고요.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영화가 잘 되니까..연극 쪽에 관객들이 많이 오면서 예전보다 관객수입이 많이 늘어난 부분이 있죠.

박인규 : 배우들은 러닝개런티라고 해서 관객수가 늘어나면 그것에 비례해서 얼마씩 더 받는다..라는 것이 있던데요? 원작자에게는 그런 제도는 없는가 보죠?

김태웅 교수 : 그것은 계약할 때 어떻게 하느냐의 방식의 차이인데요. 제가 알기로는 이 영화에서 러닝개런티를 계약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웃음)

박인규 : 그렇다면 모든 분들이 이렇게까지 관객이 들 줄은 몰랐던 거군요?

김태웅 교수 : 그렇죠. 인센티브계약이라는 것이 잘 될 때를 예상하고 하는 거니까요. 그러데 이번에는 그렇게 된 거 같아요.

박인규 : 요즘 극장가에는 여러 가지 영화들이 있지만 예를 들면 킹콩 같은 영화는 제작비만 2천억원이 들었다고 하고요. 우리나라 영화도 어떤 영화는 150억원씩 들었다고 하는데 이 〈왕의 남자〉는 제작비만 44억..홍보 마케팅 포함해서 67억..상대적으로 저예산 영화라고 하던데요. 그러면서도 1천만 관객까지를 말하자면 끌어들일 수 있는 흡입력이라고 할까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김태웅 교수 : 그것이 제작사측에서도 그렇고요. 저도 원작자로서도 그렇고요. 이것이 도대체 무슨 현상인가? 분석이 잘 안 되는 그런 지점이 있어요. 이론적으로..그 다음에 상식적으로 접근해서는 답이 안 나오는 어떤 그런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요소를 꼽아 보자면 일단은 제가 볼 적에는 당대 사람들이 어떤 요구한 부분을 건드린 면이 있는 거 같아요. 그 부분을 얘기해 보자면 첫 번째는 저는 사람들이 어떤 조직 속에서 살면서 어떤 권력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어떤 부분들이 그런 것들이 〈왕의 남자〉 작품 안에 어떤 구조적 원형으로 들어가 있는 부분이 있는 거 같고요. 작가적인 입장에서 볼 때에..그 다음에 전체적으로 문화적 취향이 이제는 우리 것 안에서 우리 안에서 즐길 것을 우리 것 속에서 찾자..라는 이런 경향이..말하자면 흐름이 형성이 된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의 아름다움, 우리의 놀이, 우리의 웃음..이런 것들이 또 대중들과 만나면서 '한국에도 이런 재미있는 놀이들이 있었고..이런 것들이 궁중 광대까지 있었구나..' 이런 어떤 소재적인 호기심..이런 것들도 있었던 거 같고요. 그 다음에 배우의 어떤 나름대로의 각기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어떤 개성..이런 것들도 크게 작용했던 거 같아요.

박인규 : 제가 마구잡이로 분석을 해 보자면, 관객이 1천만 가까이 들었다는 영화가 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 공동경비구역..말하자면 굉장히 우리 현대사회에서 어둡고 힘들었던 부분들을 다루는 것이었거든요. 그런 부분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조선시대까지 넘어 갔단 말이죠. 그래서.. 역사를 소재로 연극을 만드신 것은 처음이시죠?

김태웅 교수 : 그렇죠.

박인규 : 어떻게 해서 이런 작품을 쓰시게 되셨는지요?

김태웅 교수 : 네. 그런데 사실 모든 작가가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는 거죠.(웃음) 시대성이 강한 소재냐..아니냐..의 차이인 거 같은데요. 제가 이 작품을 쓰게 된 것은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쓰게 된 것은 아니고요. 실은 제가 웃음과 놀이에 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연극을 하니까..아무래도 연극의 놀이성이 굉장히 강하고 하니까요. 그래서 찰리 채플린이나 코미디언들..웃음과 관련된 공부들 내지는 영화..이런 서적들을 많이 보게 됐고요. 대학원에 다니면서 우리나라 연위전통 중에 재미있는 재담..대사중심의 어떤 연위전통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그것을 소학지희라고 하는데..

박인규 : 웃을 소(笑)에 해학(諧謔)할 때 학자인 거죠?

김태웅 교수 : 네. 다른 말들로 골개희, 배우희..재미있는 놀이라는 뜻이죠. 그런 전통도 있었고요. 그것을 놀았던 실존적인 인물들이 있더라고요. 실제인물들이..자료를 보다 보니까 조선왕조실록에 연산군 시대에 실존인물 공길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이 인물이 왕 앞에서 늙은 선비 흉내를 내면서 논어를 외우면서 왕을 공격을 해요.

박인규 : 말하자면 훈계를 한 거군요?

김태웅 교수 : 그렇죠. 늙은 선비를 흉내내면서 놀이를 통해서 왕을 훈계를 했는데 연산은 그것이 마음에들지 않았겠죠. 그래서 곤장을 맞았다..라는 얘기가 연산군일기 에 나오는데요. 그것을 본 순간 광대가 왕 앞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속에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그래서 지상의 권력자인 왕과 어떻게 보면 지상에 서 가장 천한 광대..이 둘의 어떤 만남..이것을 통해서 무언가 그 예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광대란 무엇인가? 웃음이라 무엇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 풀 수 있지 않을까..그런 의미에서..그런 관심에서 '이(爾)'라는 작품을 쓰게 된 거 죠.

박인규 : '이(爾)' 라는 뜻이 어떤 뜻입니까? 한자가 어렵던데요?

김태웅 교수 : 그 '이(爾)'자가 구어체는 아니고요. 일반적으로 많이들 쓰는 말은 것은 아니고요. 문어체인 거 같아요. 왕이 교지를 내릴 때 신하에게 '야~, 너~..' 이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앞에다가 신하를 높여 부르면서 '이(爾)'라는..

박인규 : 말하자면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자네~' 이런 뜻이 되겠네요?

김태웅 교수 : 그렇죠.

박인규 : 그렇다면 여기서 '이(爾)'가 공길이를 말하는 겁니까?

김태웅 교수 : 네. 엄밀하게 더 말하자면 영국 같은 경우는 예술가들이나 가수, 배우..이런 사람들에게도 'sir'라는 호칭을 쓰잖아요? 그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광대지만 왕에게 그런 식으로 자리나 벼슬을 받은 사람이다..광대지만..그런 의미로 제목을 '이(爾)'로 붙이게 된 거죠.

박인규 : 이 작품이 연극으로도 상당히 좋은 평가도 받았고 아직까지도 롱런을 하고 있고 어제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용'이라는 무대에서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영화 덕분에 관객들도 많이 늘었나요?

김태웅 교수 : 네. 관객층의 변화가 생긴 거 같아요. 제가 '이(爾)'라는 작품을 2000년도부터 공연을 했는데요. 관객들은 꾸준히 많았어요. 그런데 영화 개봉하고 난 후의 변화는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도 '이(爾)'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다는 것..예전에는 연극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이나 주변에 입소문으로 알고 있는..이런 사람들만 왔었는데 영화 때문에 그렇게 관객층이 일반 관객층으로 확대된 부분이 가장 큰 변화인 거 같습니다.

박인규 : 영화 덕을 보신 셈이시네요?

김태웅 교수 : 그렇죠.

박인규 : 대략 900만 가까이와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연극에는 몇 분이나 오셨습니까?

김태웅 교수 : 우리가 12월부터 1월까지 했는데요. 대략 3만 정도 인 거 같아요.

박인규 : 그 정도면 어떤 건 가요? 연극은..

김태웅 교수 : 그것은 정확하게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 1000만과 비슷하지 않을까..(웃음)라는 오만한 생각을 해 보는데요. 계산을 한 번 해봤어요. 용이라는 극장이 800석인데요. 800석이 매일 가득 차서 1천만이 되려면 얼마가 걸리는 지 계산을 해 봤더니 몇 일이 아니라 40년이 걸려요.(웃음) 그래서 이 1천만이라는 숫자가 정말 엄청난 숫자구나..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박인규 : 2000년 이후에는 공연을 몇 번이나 하신 건가요?

김태웅 교수 : 2000년에 하고요. 2001년도에 하고 2003년도에 하고요. 이번엔 무대를 바꿔 서 하는 4번째 공연이 되죠.

박인규 : 어떻습니까? 스스로 '이(爾)'의 대본을 쓰시고 연출을 하신 분으로서 〈왕의 남자〉라는 영화를 보시면서 원작과 비교해서 또는 연극과 비교해서 이런 점은 내가 생각 못했는데 상당히 좋았다..또 이런 점은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미흡했다..조금 아쉽다..그런 점이 있습니까?

김태웅 교수 : 좋은 것부터 먼저 말씀 드릴께요. 좋은 점은 연극무대에서는 광대들의 어떤 존재양태를 무대를 죽음을 표현하는 그런 식으로 설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모두 관..어자도 관으로 했고, 그 다음에 술상도 모두 관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연산이 권력을 굳히는데 수없이 죽었던 어떤 민초들..어떤 수많은 사람들..그것들을 관으로 표현을 했고요. 그런데 그 위에서 그것을 뛰어 넘는 광대들의 이런 놀이와 웃음을 대비시켰죠. 그리고 늘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잡아 먹으려고 덤비는 어떤 죽음과 어둠의 세력을 무대에 어떤 그림상으로 표현했어요. 그런 식으로 했는데 이것을 영화적으로 어떻게 가져 올 것인가? 라고 하는 부분이 상당히 저는.. 그림이잖아요? 하나로 잡을 수 있는 그것이 영화에서는 무엇일까? 라고 사실은 궁금했었는데요. 감독이 그 부분을 탁월하게 잡았던 거 같아요. 그것을 줄타기 광대로 가져갔는데 외줄 위에서의 광대의 모습..항상 위태로운데 그 위에서 놀고 있거든요. 떨어져서 죽을 수도 있는데..그 모습..그런 어떤 존재하는 양태..그것이 저는 가장 영화적으로 잘 옮긴 것이다라고 생각하고요.

박인규 : 연극에서 관으로 표현했던 것을 영화에서는 줄타기로..역동적으로?

김태웅 교수 : 네. 그 부분이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요. 그 부분을 더해서 여러 가지 것들이 많이 들어가요. 연극에서는 주로 성대모사나 배우들의 어떤 기량에 의존하는..이런 식의 놀이에 많이 의존했다면 영화에서는 줄타기, 가면극, 그림자 인형 놀이..거의 놀이의 종합 세트..인데요. 그런 것들이 볼 거리를 풍성하게 하고 있고요. 그 부분에서는 감독이 욕심을 냈었는지 경극까지 사용을 했는데요. 저는 그 부분을 원작자로서는 오버가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어요.

박인규 : 경극이 당시 조선에서도 있었나요?

김태웅 교수 : 영화에도 다루고 있는 시기에서 보면 1500년대 초반..그 때는 명조죠? 명나라 때는 경극이 없었고요. 청대에 경극이 생기는데 그 조선 전기에 경극을 한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그런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두 영화적 허용..라고 보면 할 수도 있는 거죠.

박인규 : 항상 모든 것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 어떤 신드롬이 나타나는데요. 〈왕의 남자〉신드롬이라고 할까요? 최근에는 한나라당의 한 의원이 〈왕의 남자〉를 빗대어서 '노무현 대통령이 왕이라면 대통령의 남자는 유시민의원이다.' 이런 말씀을 하셔서 논란이 됐는데요.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김태웅 교수 : 영화가 이렇게 정치권에서 인용을 할 만큼 인기가 많구나..(웃음) 이런 생각을 했고요. 그 다음에 저는 그것에 대해서 그 영화를 보고 자기식대로 편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의사니까요. 자유민주국가에서 그것을 얘기하지 말아라..이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것도 일종의 파시즘이니까..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 하면요. 권력이라는 것이 특성상 다 대부분 그런 식의 속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것이 꼭 노무현 대통령과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권력의 속성인데 제 작품에서 얘기하는 어떤 그런 보편적인 부분인데요. 그것을 어떤 한 사람에 빗대서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침소봉대이고 아전인수격이 아니냐..라는 생각을 일단 하고요. 사실은 그것이 지금 노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어떤 권력자..그 밑에 있는 관계 이런 속에서 공히 적용될 수 있는 그런 속성들이 있는 거죠. 김영삼 전대통령 시절에는 이런 것이 없었습니까? 김대중 전대통령때도..그 때 제가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은 광대가 노무현 정권에 의해서 휘둘린 언론을, 영화에서 육칠팔내지는 장생에 의해서 정적 제거를 위해서 이용당하는 그런 사람들을 광대라고 얘기하는 부분..광대라는 것은 마치 어떤 권력의 노리개처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저는 못 마땅합니다.

박인규 : 원래 이 연극을 쓰실 때 공길이라는 광대가 연산군에게 직언하는 부분을 보고 쓰셨잖아요?광대라는 것이 사실 노리개가 아니라 무언가 풍자를 빗대서 직언을 한다고 했는데 요즘 시대에는 그런 광대의 직언 역할 같은 것을 어디 에서 해야 할까요?

김태웅 교수 : 그것은 언론이 해야겠죠.

박인규 : 지금부터는 김태웅교수 개인에 관한 이야기와 연극과 영화에 대한 생각들을 들어볼까 합니다. 대학에서 철학과를 나오셨는데요. 그리고 연극을 하셨습니다. 물론 철학이나 연극이나 배고픈 분야인 것은 사실인데요. 그래서 철학과를 나오셔서 연극을 하신다고 하셨을 때 집안에서 반대가 많았을 거 같아요?

김태웅 교수 : 반대가 많았죠.(웃음)

박인규 : 그러면 왜 이것을 하시겠다고.. 대학 때부터 하시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김태웅 교수 : 대학교 때 제가 군대에 다녀와서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는데요. 그때 연극반 후배들이 있었어요. 우리 철학과 밑에 학번에 연극반에 있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그 친구들을 만났는데 분위기 참 묘하더라고요. 어떤 기존의 많이 봐왔던 대학생의 모습이 아니고 저 사람들은 대체 무슨 세계에 빠져 있길래 저런 식의 분위기를 풍길까? 그것을 해석하고 싶다..벗겨 보고 싶다..이런 욕망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날로 바로 연극반에 찾아갔어요. 인문대 연극반이었는데요. 거기서 그 친구들과 연극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극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중간에 개인적인 제 진로문제도 있고 그리고 집안의 반대..장남인데 그것을 해서 어떻게 하나..이런 현실적인 고민들..이런 것들 때문에 그만두고 사실 저도 기자도 한 번 해볼까..여러 가지 생각들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결국은 다시 연극을 다시 할 수 밖에 없는..그런 마약 같은 부분이 연극에 있는 거 같습니다.

박인규 : 끼가 있으신 모양이네요?

김태웅 교수 : 끼는 사실은 대학교 연극반 시절에는 주로 배우를 했어요. 그런데 제가 워낙 무대에 서 보니까..자의식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연극은 계속 해야 하겠고..그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를 생각하다가 쓰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게 된 거죠.

박인규 : 약력만 보면 상당히 그래도 연극인으로서는 빨리 성공을 하신 거 같은데요? 연극인으로서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김태웅 교수 : 저는 연극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서부터는..큰 어려움 없이요. 재미있었어요. 저는..연극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난 다음부터는 물론 여러 가지 생활상의 어려움 같은 것들도 있었지만 요즘 시대에 굶어 죽는 사람이 있습니까? 같이 어울리고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을 보면 많이들 즐겁고 행복하고 작업할 때 참 재미있어요. 물론 힘든 것도 있지만요.

박인규 : 이번 〈왕의 남자〉의 성공을 계기로 '나도 한 번 영화를 해 봐야겠다..'그것 때문은 아니겠지만..그런 생각은 없으십니까?

김태웅 교수 : 그런 생각이 예전부터 들었어요. 그래서 급하게 할 일은 아닌 거 같고요. 하더라도 차분하게 준비를 하면서 영화연출을 한 번 해 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본인이 만든 연극이 영화가 되는 과정을 계속 보셨을 테니까..영화와 연극이 공통점도 많겠지만 이렇게 다르더라..라는 생각을 하셨을 거 같아요?

김태웅 교수 : 이야기하는 방식은 다르죠. 그런데 저는 사실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어요. 희곡을 쓸 적에 장면단위로 써서 그런가..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은 사실 크게 잘 모르겠고요. 그런데 인물의 어떤 심리나, 여러 가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아무래도 연극은 그 표현에 한계가 있거든요. 그런데 영화 같은 경우는 그런 것들을 카메라로..예를 들어서 주인공의 어떤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서 다른 것을 보여 줄 수도 있거든요.

박인규 : 가능성이 많다는 말씀이시죠?

김태웅 교수 : 네. 여러 가지 표현의 가능성이 많고요. 풍성해 질 수 있을 거 같고요. 연극은 그런 표현의 가능성이 차단되어 있는 반면에, 그런 결핍 때문에 연극적 상상이 많이 나올 수 있는 거 같고요.

박인규 : 어떻습니까? 저희가 초두에도 900만 가까이 들었다고 해서 굉장히 감탄하고 했지만 사실은 꼭 많은 분들이 보셨다고 해서 과연 좋은 예술작품이냐? 그런 생각도 들고요. 우리가 너무 숫자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그만큼 많이 봤다는 것은 많은 분들의 무엇인가를 건드렸다는 측면에서 힘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예술성이라고 할까? 작품성으로 갈 수 있는가? 우리사회의 어떤 분위기가 숫자를 굉장히 따지고 하는데요. 그것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김태웅 교수 : 무슨 숫자놀음인 거 같아요. 주식도 그렇고..대부분의 것들이 계량화되고 숫자로 표현이 되니까..저도 한편으로는 허하다는 느낌이 있거든요.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숫자로 환산될 수 없는..자본의 액수로 환산될 수 없는 어떤 그런 가치들이 있는데..이 사회가 그런 쪽으로만 몰아가는 거 같아요. 그래서 사실 그것은 우리가 하나의 어떤 수단으로서의 가치들인데요. 자꾸 그런 가치들이 상위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박인규 : 한국영화가 굉장히 저력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혜택이랄까요? 수혜를 입은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극소수..영화도 일년에 열 편 남짓..또 배우라든가 감독도 사실 상당수는 어렵다는 말들을 하거든요? 그래서 무언가 다양성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이런 것들이 어려울까요?

김태웅 교수 : 제도적인 부분도 있겠고요.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어떤 태도의 문제도 있겠고요. 저는 영화 쪽은 잘 모르니까 계속 관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는 구조자체가 그런 식으로.. 잘 되어도 돈이 있는 사람이..투자자가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이런 구조들도..

박인규 : 감독의 입장에서도 흥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거고요.

김태웅 교수 : 네. 그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판을 이렇게 만드는 부분이 있는 거 같습니다.

박인규 : 연극인이시기는 하지만 혹시 앞으로 또 영화감독이 되실 수도 있을 거 같고요. 최근에 스크린쿼터 문제가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146일에서 73일로 전격적으로 줄어 들었고 이것이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는 등..또 반발도 많고요. 단식도 하시고 계신데 어떻게 보세요?

김태웅 교수 : 사견으로 얘기를 하자면, 우리가 취할 건 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중요한 것은 영화인들이 경쟁력이 있는 영화를 만들면 그것을 떠나서도 한국영화가 살아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과 관련해서 스크린쿼터가 폐지됐을 때 생길 여러 가지 것들..피해나..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영화에 대한 관심에 비하면 사실은 연극이 훨씬 어려운 사정에 있고요. 이번에 스크린쿼터를 줄이면서 4천억원을 지원하겠다. 영화에는..그런데 연극은 그런 사회적 관심이라고 할까요? 행정적 지원이 많지는 않은 거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연극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무언가 연극이 보편화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어떤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김태웅 교수 : 저는 기초예술분야 같은 경우는 자본의 논리나 상품의 논리로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제 작품이 영화로 되고 여러 가지 다양한 매체로 어떤 하나의 컨텐츠가 확산되는..이런 전체적 문화적 흐름을 접하면서 든 생각인데요. 이 기초예술분야의 컨텐츠가 탄탄할 때 그 나머지 여타의 다른 분야로 갔을 때 그 부가가치라는 것이 굉장히 엄청나다는..그래서 이 기초부분에서조차 어떤 자본이나 상품의 논리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이것은 정말 그것 때문에 원 컨텐츠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부가가치를 오히려 없애버리는 이런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실 연극 원작들이 영화로 많이 가고요. 그 다음에 연극배우들도 영화판으로 많이 가고 하는데요. 이것은 기초가 탄탄할 때 기초예술분야의 어떤 컨텐츠나 내용들이 풍부하고 탄탄할 때 이것이 문화적 뿌리가 되고 저변이 되는 것인데요. 이것에 대해서도 지금과 같이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박인규 : 마지막으로 연극이던, 영화이던 다음 작업은 무엇을 구상하고 계신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죠?

김태웅 교수 : 신작을 탈고를 했어요. 저도 80년대 학번이고..386이라는 어떤 그런 식으로 매도를 당하죠. 사실은..(웃음) 제가 우리 근, 현대사를 볼 때 문제점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정확하게 누군가가 책임을 지거나 그것에 대해서 반성을 엄정하게 하지 않고 넘어가는 이런 부분이 저는 우리 근, 현대사의 문제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다른 작품에서도 '불티나'라는 작품에서도 그런 얘기를 했었고요. 근, 현대사의 그런 문제들을 가족사안으로 가져와서..

박인규 : 제목은 정했습니까?

김태웅 교수 : 제목은 '반성'입니다.

박인규 : 언제쯤 무대에 올라 가나요?

김태웅 교수 : 그것은 올 하반기쯤 입니다.

박인규 : 앞으로 그런 반성을 할 수 있는 많은 반성적인 연극을 만들어주시기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 드립니다.

김태웅 교수 : 네. 감사 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에서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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