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네오나치 단체 "10년간 10명 살해했다"
극우단체 위험성 '인증'…독일사회 충격
2011.11.14 12:13:00
독일 네오나치 단체 "10년간 10명 살해했다"
독일에서 극우파 '네오나치' 성향의 조직이 지난 10년 간 외국인과 경찰관 등 최소 1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3일(현지시간) 독일 경찰이 이 단체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남성 1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홀거 G'(37)로만 알려진 이 용의자는 독일 북부 하노버 인근에서 체포됐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이 조직에 가입해 지금까지 회원 자격을 유지해 왔으며 다른 조직원들에게 자신의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족‧사회주의 지하동맹'이라는 이름의 이 조직은 지난주 경찰에 입수된 자체 제작 영상물 속에서 2000~06년 간 터키계 8명과 그리스계 1명을 권총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희생자들은 터키 음식 '케밥'을 팔던 행상이어서 이 사건은 '케밥 살인'으로 불린다.

대낮에 자신들의 음식 좌판 앞에서 살해당한 희생자들은 대부분 머리, 그것도 정면에 총상을 입었다. 또 이 단체는 2007년 여성 경찰관 살해 사건과 2004년 쾰른의 터키인 거주지역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로도 의심받고 있다.

'민족‧사회주의 지하동맹'이라는 조직명은 과거 히틀러의 민족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 이른바 나치당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이들이 네오나치 성향의 단체라는 심증이 되고 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이 단체를 세상에 드러나게 한 것은 지난주 있었던 한 은행강도 사건. 은행강도에 실패하고 경찰에 쫒기던 2명의 남성은 독일 중부 아이제나흐의 이동식 주거차량(트레일러) 안에서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불탄 트레일러 안에서 나온 권총이 2007년 독일 남서부 하일브론에서 살해된 여성 경찰관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강도 사건에 연루된 다른 여성 1명도 독일 동부 츠비카우의 임대주택에 불을 질러 자살하려다가 경찰에 자수했다. 이 집에서 나온 총은 바로 여경과 9명의 터키‧그리스계 상인들을 살해하는데 쓰인 총으로 알려졌다. 베아테 스채프(23)라고 알려진 이 여성은 살인, 살인미수, 방화, 테러단체구성 등의 혐의를 적용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 단체가 이슬람 문화 단체와 언론매체에 보낼 예정이었던 15분 길이의 DVD녹화 영상을 찾아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 영상 중에서 뽑아낸 사진을 보도했는데 이에 따르면 영상 중의 한 장면에는 희생자의 시신과, 그 시신을 가리키는 만화 캐릭터 '핑크 팬더', "독일 여행 - 터키 놈 9명을 쐈다"는 문구가 같이 배열돼 있었다.

▲13일(현지시간) 독일 <오스트튀링거자이퉁>에 실린 용의자들의 몽타주와 이름, 주요 혐의내용. ⓒ로이터=뉴시스

이 끔찍한 사건은 우익 극단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에 의해 저질러진 노르웨이 테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다. 독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수십 년래 최악의 우익 폭력사태"라고 평했다.

한스 페터 프레드리히 독일 내무장관은 13일 "새로운 형태의 극우 테러리즘"의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프레드리히 장관은 1998년 이후 저질러진 극우파 관련 모든 범죄 사건을 재조사해 이 단체의 활동에 대해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 범죄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힐난했다.

이날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는 터키계 다수를 포함한 시위대가 네오나치 범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독일 내 터키계 인구 수는 300만이나 된다. 일부 야당 정치인들은 범죄조직이 이렇게 오랫동안 발각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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