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촛불이 두렵지 않나?"
[반론] 부끄러운 대한의사협회 성명서
"성난 촛불이 두렵지 않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기법 중 하나가 바로 사전에 '전문가의 검토와 자문'을 구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재수입 협상 과정에서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 수입'을 결정했을 때도 정부 단독의 결정이 아닌, 민간 전문가 위원들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결정이었음을 되풀이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협상 과정에서는 전문가 위원들의 참여와 검토가 있었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과 과학을 들먹이며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정부 측 인사들은 하나같이 국민 건강은 물론 과학과는 전혀 무관하게 살아온 통상, 경제 분야 관료들 아니면, 농림부 소속 관료들이다. 오죽했으면 시민사회로부터 장관 부적격 인사로 지목되었던 보건복지가정부 장관이 나서서 억울하게 "함께 매 맞았"노라며 양심선언(?)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이 중대한 결정 과정에 초대받지 못한 섭섭함과 불쾌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초대하지 않은 자리에 불쑥 끼어 든 전문가 단체가 하나 있다. 바로 대한의사협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하자, 대한의사협회는 2008년 5월 7일,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에 따라 광우병 발생 우려 논란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이란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그 보도 자료는 "정부의 중요한 결정을 전문가 단체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결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온 나라가 촛불로 붉게 타오른 이유가 바로 국민 건강과 관련된 최고 전문가인 의사 단체를 무시한 정부의 독선 탓이란 점을 완곡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정부를 대신해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에 현혹"된 무지몽매한 대중을 계몽하겠다는 듯이 써 내려간 의사협회의 성명은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는커녕 의사협회의 공신력에 스스로 먹칠을 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의사협회의 성명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의학적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되었다고 스스로 주장하고 있지만, 실지 그 내용은 확인된 의학적 사실조차 배제한 채 통상, 경제 분야의 관료들이 중얼거린 발언들만 주워 담아 정리 요약한 수준에 불과했다. 광우병에 관한 한 중·고등학생들이 알고 있는 지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중에는 적어도 의업을 업으로 삼고 사는 의사라면 도저히 해서는 안 될 말까지 전문가 단체의 공식 입장으로 담고 있다. 이 엄중한 시국에 "에이즈 환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다 에이즈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광우병도 병원균에 노출된 사람들 중 일부만 감염"된다고 떠들어대는 것이 국민 건강의 최일선에서 활동하겠다는 의사협회가 내놓을 수 있는 의견인가? 지금까지 의사협회는 "에이즈 환자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서 다 에이즈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에이즈 환자와의 성관계를 안심하고 즐기라고 적극 권장해왔나?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다 폐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협회는 흡연을 적극 권장해왔나?
  
  의사협회는 여기에 한술 더 떠 광우병은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아셔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무지몽매하다는 듯 준엄하게 가르치려들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청계천 광장에서 "나도 대학가고 시집가고 애도 낳고 싶다"고 절규하는 이유는 단 하나! 광우병의 잠복기가 긴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문가 단체라는 의사협회가 한 줄의 의학 교육도 받아보지 못한 중·고등학생의 지적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못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의사협회는 "30개월령 이상의 소는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볼 수 있고, 특정 위험 부위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 밝혔지만, 이를 수입 허용한 정부에 대해서 수입 금지 조치나 재협상을 요구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정부에 대한 요구는 앞으로 "국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의 논의 과정에" 한자리 끼워 달라는 애원이 전부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해 진정성이 담긴 우려의 목소리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의사협회는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뜰을 전세라도 낸 듯이 드나들며 궐기 대회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좌파 정부의 의료사회주의 정책으로 의사들 다 굶어 죽게 된다는 것이 지난 10년간 의사협회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런데 "비즈니스 프렌들리", "프레스 프렌들리"에 이어 "메디컬 프렌들리"를 주장하며 등장한 이명박 정부가 의료계를 향해 처음 던진 선물이 외래 진료비를 'MB 물가 관리 품목(46번)'에 집어넣은 것이다. 외래 진료비 통제는 의사협회가 좌파 정부라 지목했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일이다. 그런데도 정권이 바뀐 뒤 대통령이 진료비를 직접 통제하겠다는데도 과천 정부청사 앞뜰이 흰 가운으로 가득 뒤덮였다는 소문이 들려온 적은 없다.
  
  이명박 정부가 "메디컬 프렌들리"를 주장하는 정부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눈높이에 어울리는 '메디컬'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계 병원 아니면 허가병상이 최소 1000병상 이상에 MRI, PET, CT 서너 대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된다는 사실을 의사협회는 직시하기 바란다.
  
  의사협회가 '메디컬 프렌들리'만 믿고 전문가 단체의 위상과 공신력을 스스로 훼손해가며 계속 정부 대변인 노릇을 자처하고 나선다면 성난 촛불이 어디를 향해 타오를지도 한번 깊이 헤아려보기를 바란다.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따라 광우병 발생우려논란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사태와 같이 국민 건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의 중요한 결정을 전문가 단체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결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향후 이러한 국민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정책 결정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정부나 언론이 전문가 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여러 가지 논란에서 학문적으로 본회 소속 광우병 전문가 선생님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논의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의학적 사실에 기초한 자료를 보도합니다.
  
  우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여러 가지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고 입장을 밝히도록 할 것입니다.
  
  Q1. 광우병(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은 성장된 소에서 주로 나타나는 신경질환으로 '프리온(prion)'이라는 단백질이 그 원인입니다. : 광우병은 변형 프리온 단백질 감염조직이나 오염된 골육분 첨가 사료를 통해 소에 감염됩니다. 1986년 영국에서 처음 광우병에 걸린 소가 보고된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많은 광우병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미국, 일본에서도 광우병 발생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Q2. 광우병은 인체 감염 가능성이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 프리온 질환은 소 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여러 포유동물에게서 나타납니다. 사람에게 발병하는 가장 대표적인 프리온 질환은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Creutzfelt-Jacob disease, CJD)'으로서, 특히 광우병에 걸린 소에 노출되어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variant Creutzfelt-Jacob disease, vCJD)'입니다. 1996년 영국에서 처음 vCJD가 보고된 이후 2000년을 전후로 전세계적으로 연간 30명 정도로 발생이 증가하였다가 그 이후에 vCJD의 발생은 줄어들어 전세계적으로 연간 10명이하 수준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vCJD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Q3. 광우병의 인체 감염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 광우병의 인체 감염 위해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그 위해성은 우려한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정 위험 부위(specified risk material, SRM)를 제거한 30개월령 이하의 소에 대해서는 인체 감염 위험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되었습니다. 2001년과 2005년 하버드 보건대학원의 위해도 분석센터(Harvard Center for Risk Analysis) 연구에서는, 특정 위험 부위를 제거한 육류 섭취의 위해도는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가급적 30개월령 미만 소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며, 30개월령 이상의 경우 잠재적인 위해성(potential risk)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하고 있습니다. 광우병 감염소의 섭취로 인한 인체 감염 잠재성에 대한 연구(Cohen JT, 2003)에서는, 도축소의 머리 및 등뼈 부위의 기계적 회수육 섭취 금지에 의해서는 감염 잠재력이 약 25%감소 되며, 12개월령 이상된 소의 도축 금지 및 특정위험부위의 제거로 인해서 약 99.99%감염 위험이 감소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Q4. 광우병 발생과 인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위해관리 시스템(risk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야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광우병과 vCJD 환자가 발생되지 않았으나 생육 섭취 및 내장, 뼈등의 부속물도 식재료로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식습관을 고려하면 향후 vCJD의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vCJD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내 광우병 발생을 예방하고, 수입 쇠고기에 대한 철저한 검역과 관리 시스템을 수립해야 하며,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람및 동물의 프리온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Q5. 한국인 유전자는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는 것은 아직 정확히 확증된 결과가 아니라 가설의 수준입니다. 김용선(한림대 의대)교수는 2005년 국가연구수행과제로 한국인의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형 조사를 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주장을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 결론을 확정지을 수는 없는 가설 단정할 수 없는 가설입니다.
  
  Q6. 감염된 쇠고기를 먹으면 100%감염 되는 것은 아닙니다. :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인간광우병에 모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광우병은 소의 병원체이기 때문에 인간으로 넘어오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에이즈환자와 성관계를 했다고 해서 다 에이즈에 걸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광우병도 병원균에 노출된 사람들 중 일부만 감염됩니다. 또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아셔야 할 것입니다.
  
  Q7. 인간광우병에 대해서는 현재 치료법이 없습니다. : 현재까지 인간광우병으로 밝혀진 환자는 완치된 경우가 없이 대부분 사망했습니다. 아직 의학적으로 치료법이 전혀 없습니다.
  
  Q8. 30개월령 이하의 소는 광우병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 광우병이 주로 30개월 이상 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30개월 미만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30개월령 이상의 소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또한 특정위험부위(SRM)의 제거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입니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향후 이러한 국민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의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 단체에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향후 국민 건강과 국가 보건의 향상에 대한 의사협회가 늘 최일선에서 활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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