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산업혁명, 지식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인터뷰]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 저자 전진한
"새로운 산업혁명, 지식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전진한 지음, 다림 펴냄)는 부모를 위한 책이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기록관리전문가이다. 그가 교육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이렇다. 


"회계사, 판사, 프로그래머, 금융전문가, 번역가 등 부모들이 선망하는 소위 '좋은 직업'들이 4차 산업 시대에 사라질 직업들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직장'의 시대도 끝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점점 고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또 아무리 좋은 직장을 가진다 하더라도 60세까지 밖에 일할 수 없습니다. 직장은 평균 수명이 90세에 가까운 우리 자녀들의 시대에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4차 산업 시대가 시작되었지만 우리 교육은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객관식 문제에 길들여져 있고, 문제를 빨리 푸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 부모들은 이 시스템에서 내 아이가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며 아이들을 학원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4차 산업 시대에 잘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요?"


부모들이 자신과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가야할 자녀들에게 자신이 배울 때도 과거지향적이라도 느꼈던 교육을 하며 그 틀에 끼워맞출 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사이 아이들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속도 못지 않게 빠르게 병들고 있다.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 은둔형 폐인'이 된 자녀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들의 숫자는 갈수록 늘고 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카톡 감옥방'을 만들어 동급생들의 괴롭히는 '모범생'들도 비일비재하고, 초등학생들은 유튜브를 통해 '자살송' 영상을 보며 따라 부르고 있다. 


전진한 소장은 20대 초반까지 방황하다가 군대에서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부모의 가장 큰 덕목은 기다림"이라고 말한다. 전 소장은 삼디몰 김민규 대표, 크립톤 양경준 대표, 정신분석센터 판도 홍성희 대표 등 창업을 통해 자신의 직장을 만들어내고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례들을 소개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존감'과 '공감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다음은 전진한 소장과 지난 5일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 ⓒ프레시안(최형락)



학교에서 자존감을 다친 아이들, 은둔형 폐인이 된다

프레시안 : 기록관리 전문가인데, 교육에 대한 책을 썼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전진한 : 저하고 자주 만나는 사람들 중에 집밖을 안 나오는 자녀를 가진 분들이 있다. 자녀가 이미 성인이 되어서 30대인데...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집에서 안 나오는 사람들을 봤더니,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학교 때 자존감을 다친 아이들. 공부를 못한 아이들, 혹은 외모 등의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제가 지방대를 나왔는데, 저랑 같이 학교 생활했던 친구들 중에서도 아직까지 별다른 직업을 못 가진 이들도 많다. 학교에서의 열등생과 사회에서의 열등생은 다르다. 그런데 학교에서 자존감을 다치면 그게 평생 간다는 많은 사례를 보고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제가 박근혜 정부 때 <프레시안> 기고에 메르스 사태에 대한 글을 썼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1년 동안 아무 일도 못한 적이 있다. 그때 지방대생 캠프가 있는데 당신이 어떻게 그런 직업을 갖게 됐는지 강연을 한 번 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책 내용과 비슷한 내용의 강의를 했다. 그랬더니 이후 강의를 들은 학생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그게 입소문이 나면서 평생학습관에서 자녀가 있는 30-40대 여성들을 상대로 강의를 많이 했다. 강의가 끝나면 제 손을 붙들고 운다. 중고등학생인 자녀들이 집밖에 안 나오고 게임만 한다는 다들 비슷한 사연이다.

그래서 제가 '아, 이건 진짜 심각하구나. 학교에서 방치된 아이들이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면서 평생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도 못 찾고 사회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강의를 자꾸 하다보니까 이것을 책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프레시안 : 학부모가 돼서 가장 놀란 일 중 하나가 아이가 받는 교육이 내가 받던 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학교는 가장 느리게 변하는 곳 중 하나다.

전진한 : 인생에 10이 있다면, 학교 공부는 한 1~2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 8이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객관식이나 수학문제 푸는 것보다 사회에서 영업을 잘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은 그런 능력이 있는 걸 모른다.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열등생이었고 계속 열외가 되는 폭력적인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자랑도 좀 하고 싶었다. 저는 대구대학교 출신인데, 서울에 와서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을 하다가 시민단체 창업을 세 번 했다.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군에서 자살하려고 하던 내가....

프레시안 : 책에서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많이 밝혔는데, 군 생활 당시 자살하려고 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전진한 : 군에 갔을 때가 1994년 3월이다. 본격적인 이등병 생활을 시작했을 때가 한국에서 전쟁이 날 수도 있다던 때였다. '서울 불바다' 발언도 나오고, 그해 7월에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 그러면서 너무 더웠다. 체질적으로 더운 걸 못 참는데다가 땀 때문에 온몸에 피부병이 생겨서 진물이 났다. 그래서 너무 힘든데, 눈 뜨면 뛰어야하고, 눈 뜨면 잘 못 한다고 욕 먹어야 하고, 군 생활도 견디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 너무 끝까지 몰리니까 화장실에 가서 전투화 끈을 풀었다. 전투화 끈을 엮으면 목을 매기에 적당하다. 군에서 선배들이 '전투화 끈이 왜 이렇게 긴 줄 아느냐? 자살하라고 긴 것이다'라고 농담을 했는데, 저한테는 그게 농담으로 안 들렸다. 또 첫 휴가 나갈 때 기차 난간을 잡고 뛰어내리려고도 했다. 그런데 승무원이 나를 발견해 붙잡았다.

휴가를 나가서 45일치 피부약을 받아와서 약을 먹었는데, 약이 너무 독하니까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그렇게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이니까 군 간부들도 쉬라고 배려를 해줬는데, 그때 운명처럼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서 그 책을 읽었다. 그 책에 '여름 징역살이'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내 상황과도 비슷하게 생각되고, 책 내용도 너무 감동적이어서 읽으면서 울었다.

당시 저는 2년제 전문대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런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이 책에서 나온 내가 모르는 내용들에 대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온 선임병들에게 물어 봤다. 하루에 한두시간씩 근무를 서면서 선임병들에게 물어보고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그들이 추천해준 책들을 읽게 됐다. 내가 군에 적응을 잘 못하니까 군종병을 하라고 배려를 해줘서 교회에 많이 가 있었고 책 읽을 시간이 많이 있었다. 그렇게 군 생활을 하면서 책을 300권 정도 읽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군에서 제대하고 새롭게 살고 싶어서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다시 수능 시험을 봤다.

그렇게 대학을 다시 들어갔는데, 지방대는 처참하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나는 이 학교를 들어올 실력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학교를 사랑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첫 번째 시험을 치렀는데, 문제가 '법이란 무엇인가'였다. 군에 있으면서 책을 많이 읽었으니 어렵지 않게 3장 반 정도를 썼는데, 제가 우리과에서 1등을 했다. 그런 경험은 평생 처음이었고, 교수에게 칭찬도 받았다. 이후에 장학금도 받기도 하고 자신감도 생겼다. 대학생활을 너무 재미있게 했고, 나는 우리 학교를 너무 사랑했다. 그런데 다른 학생들은 그 학교를 다니는 걸 너무 부끄러워했다. 윤덕홍 전 교육부 장관이 대구대 총장을 할 때(2000~2003년) 직원 격려금을 없애고 학생들 가방을 사줬다. 총 2만 개. 가방에 '대구 유니버시티'라고 새겨져 있었는데, 학생들은 그걸 다 뜯고 가방을 메고 다녔다.

지방대생들은 대다수가 편입을 준비한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이 서로 선후배 관계로 지내는 것이 아니라,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졸업을 한다. 그렇게 사회에 나가면 학벌 때문에 차별을 경험하고, 다시 자신감을 잃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부모의 가장 큰 덕목은 '기다림'

▲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전진한 지음, 다림 펴냄)

프레시안 : 그런 과정은 개인이 극복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 학벌에 따른 차별은 분명 사회문제다.

전진한 : 사회가 바뀌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변화도 필요하지만, 현 상황을 개인적으로 극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학벌이 좋지 않아도 창업을 해서 자기 일을 찾아간 사람들 사례를 많이 소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험을 봐서 취업을 하는 전형적인 길을 따르지 않고 창업을 한 사람들을 보면 자존감이 높고 추진력이 있다.

주위에 보면, 오히려 고등학교를 자퇴한 아이들이 자기 길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학교가 도대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고 있는 곳인가. 대학교에 가는 상위 몇 퍼센트를 위해 나머지 아이들이 희생하는 구조다. 이런 교육에 분열을 내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희망이 없다.

프레시안 : 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는 부모세대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로서의 가장 큰 덕목이 '기다림'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전진한 : 책 제목에 '우리 아이'가 들어가 있다. 부모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부모가 바뀌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 지금 중고등학교 부모들이 1970년대생이 많다. 그런데 이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 다음으로 한해 출생아 수가 가장 많다. 1971년생이 102만 명, 1972년생이 100만 명, 1973년생이 98만 명, 1974년생이 94만 명이다. 그래서 경쟁이 가장 치열했고, 대학 순위에 따라 직업이 결정되는 세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한 해에 40만 명도 안 태어난다.

더 중요한 변화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학습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전문가가 아닌 제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도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검색을 통해서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지금도 초등학교 2학년 때 구구단을 외우던데, 과거에는 연산이 안 되면 수학을 공부하는 게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단순 계산은 계산기가 하는 시대다.

과거에는 공교육을 벗어나면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안학교도 있고, 홈스쿨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대안교육이 있다. 그런데 부모가 좁은 자기 경험에 기대 아이들에게 과거의 틀에 맞추라고 강요하고 있다.

저희 집 근처가 학원가인데, 밤만 되면 20대 이상의 학원차가 줄지어 서 있다. 학원이 밤 10시 30분에 끝난다. 열대여섯 살의 아이들을 외국어 고등학교 보내겠다고 밤 10시 30분까지 공부를 시키는 나라가 어디 있나. 과연 이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 걸까?

프레시안 : 아동학대다. 끔찍한 것을 알면서도 다들 경쟁에서 뒤떨어질까봐 불안해서 아이들을 학원으로 몰아넣는다.

전진한 : 제 부인만 해도 엄청 불안해한다. 우리 아이들은 남들이 학원 가는 시간에 자거나 놀고 있다. 부인에게 말했다. '아이들이 언젠가는 뭔가를 하고 싶은 날이 온다. 그리고 서른 살 전까지 취직 안 해도 된다, 어차피 아흔 살까지 살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 일이 생기면, 그때부터 시키면 된다'고. 저도 군대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분명히 그런 때가 온다. 그런 때를 기다려야 한다

영국의 '갭이어'나 덴마크의 '애프터스콜레' 등 제도를 보면 외국에서는 학업을 1년 정도 중단하고 놀면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6.13 지방선거 당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갭이어 정책'을 언급했다가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왜? 대학 입시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모든 게 대학 입시에 맞춰져 있다. 너무 안타깝다.

'카톡 감옥방' 만들어 동급생 괴롭히는 대학생들, '자살송' 따라부르는 초등학생들


프레시안 : 고등학교 때까지 교육이 대학 입시에 맞춰 있다보니 교육이 시대 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현재 학교에서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전진한 : 요즘 디지털로 망친 아이가 많아지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카카오톡을 하는데, 이걸 왕따형으로 한다. 카카오톡에 '감옥방' 같은 걸 만들어서 강제 초대해서 괴롭힌다. 정작 교육은 이런 걸 해야 한다. 온라인을 통해 어떻게 대화해야 하고, 혐오는 무엇이고, 어떤 발언이 범죄가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대학에 강의를 하다 보면 이런 사이버 불링 때문에 퇴학당한 아이들이 많다. 어떤 아이가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못생겼다 이런 이유로 '카톡방'을 만들어 멤버들끼리 그 아이의 자는 모습, 먹는 모습 등 사진을 찍어 공유하며 엄청 즐거워한다. 중앙대에서 인권 관련 강의를 1년 동안 했는데,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했다니 대부분이 카톡방 사례다. 충격적이었다. 입에 올리기도 힘든 사례들이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 대부분이 일간베스트를 주요 공간으로 활동한다.

이런 혐오문화는 엄청난 문제가 있다. 그리고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반드시 행동으로 나타난다. 얼마 전 거제에서 발생한 '할머니 폭행 사망 사건' 등을 보고 나는 굉장히 위험한 신호라고 생각한다. 저는 우리 교육이 거대한 전환과 고민을 하지 않으면 문제는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생들까지도 카톡으로 특정인을 괴롭히며 논다는 게 충격적이다. 인성 교육은 부모 입장에서도 교사도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단초를 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들이 엄마를 대상으로 '몰래 카메라' 영상을 찍어 올리거나, '대박자(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라는 노래를 듣는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전진한 :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아무도 언급을 해주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고, 부모들도 모른다. 자기 아이가 페이스북에 뭘 쓰고 있는지, 카톡방에서 어떻게 친구를 왕따 시키는지 모른다. 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지점은 오히려 이런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잘 키워야 한다.

예전에는 스무 살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기준을 최소 10년은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균 수명이 60~70대였을 때 스무 살이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90대까지도 사는 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정규교육'이란 말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개념이다.

좋은 대학을 가도 취업이 잘 안 되고, 부모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그게 당사자 입장에서는 좋은 직장이 아니다. 매일 야근하고 상사들의 갑질을 견뎌야 하며, 그마저도 요즘엔 40-50대 정도까지만 다닐 수 있다. 내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좋은 직장을 다니는 동년배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다 보면 우는 이들도 있다. 무섭다고, 이 나이에 내가 어디 가서 돈을 벌 수 있겠냐며.

결국 자기를 찾는 사람들은 자기 몸 하나로 스스로를 상품으로 만드는 개척 정신과 도전 정신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모범생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특징은 자존감이 강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이런 친구들이 앞으로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책 말미에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책과 영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자존감과 공감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전진한 : 첫째,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학원 보낼 시간에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으면 좋겠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보면, 여행 경험이 많다. 미지의 장소에 가서 사람들을 사귀고, 어려움을 겪을 때 타인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사람에 대한 사랑을 느끼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

세 번째가 독서다. 요즘엔 책도 입시의 연장선상에서 읽히는데 그러면 아이들이 책을 싫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간접 체험해 보기 위한 독서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또래 친구들과 놀게 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상호 소통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고 사람이다. 지식은 기계에 맡겨도 되고, 사람에게 주목해야 한다. 공감은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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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명선 기자 overview@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방송국과 길거리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다, 지금은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기자' 명함 들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