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문가 "후쿠시마 오염수 1년 뒤 동해로 유입"
"일본에 대한 한국의 정보 요구는 필요하고 지속돼야"
2019.08.14 12:52:03
핵전문가 "후쿠시마 오염수 1년 뒤 동해로 유입"
일본 후쿠시마(福島) 핵발전소 사고 현장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될 경우 우리나라 동해와 동중국해까지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동해까지는 1년이면 해류를 타고 세슘 등 오염물질이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 국회 '탈핵 에너지전환 의원모임'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견에 참석한 그린피스 소속 전문가 숀 버니 씨는 일본 연구진의 자료를 인용해 "후쿠시마에서 해양으로 오염수를 방류할 때 동중국해·동해까지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니 씨는 그린피스인터내셔널(GPI)과 그린피스 독일, 그린피스 일본 등에서 핵 문제 전문가로 활동해왔고, 1990년대부터 아시아, 특히 일본의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대한 조사 활동을 해왔다.

버니 씨는 "지난 1일 도쿄전력(후쿠시마 핵발전소 운영사)에 따르면 매일 16톤의 물이 원자로 3개에 주입돼 매주 (오염수) 1497톤이 증가하고 있다"며 "도쿄전력은 이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이런 상황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니 씨는 "실제로 수조에 저장된, 이미 정화작업을 거친 저장수보다 더 위험한 것은 원자력 고준위 오염수"라며 "도쿄전력은 '2022년 여름이면 발전수 부지 안에 저장탱크를 더 설치할 공간이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염수를 방류하기 위한 그들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버니 씨는 "작년 8월에 일본 후쿠시마대 등의 연구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1년 사고로 인해서 태평양에 방출된 후쿠시마 오염수가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산됐고 동해 쪽으로 온 것도 볼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무거운 방사성 물질들은 해류를 타지 않고 그대로 있지만, 가벼운 것들은 해류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2011년 3월 방류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일본 연안해류를 타고 동중국해까지 이동한 뒤 쿠로시오 해류와 쓰시마 해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됐고 여기에 걸린 시간은 1년 정도였다.

버니 씨와 의원모임 측은 "동해의 2015~16 세슘137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3.4베크렐로 사고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향후) 동해로 유입될 세슘137 방사능 총량은 최대 200테라베크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태평양과 동해 연안 어업 등에 갖가지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버니 씨는 일본 정부의 조처에 대해 "미국 스리마일섬 핵발전소 사고 당시 세슘 유출 추정량은 150톤, 구소련 체르노빌 사고 당시 540톤이었는데 후쿠시마는 600~1000톤으로 앞의 사고들보다 많은 양으로 추정된다"면서 "30년 전 스리마일의 경우도 100톤만 제거가 완료됐고 50톤은 제거 중으로 2053년까지 제거할 것이라고 (미국이) 밝힌 바 있고, 체르노빌은 앞으로 100년 동안 제거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데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오염물질을 2031년까지 제거하겠다고 하는데,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정치적인, 희망에 가까운 계획을 공지한 것이지 현실을 반영한 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버니 씨는 "한국은 가장 인접한 국가로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어제 한국 외교부가 밝힌 바처럼, 작년에도 이미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일본 정부에 답변을 요구하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만 앞으로도 이런 한국 정부의 구체적 요구들은 당연히 필요하고 지속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원모임 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아베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의 부흥을 알리는 이벤트로 만들고자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선수촌에 제공하고 야구 경기를 후쿠시마 인근에서 시행하는 등 무리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오염수가 통제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 의원은 "2015년 후쿠시마 사고 4주기를 맞아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오염된 토양을 처리할 수 없어서 검은 마대자루에 흙을 담아 가득히 쌓아두는 모습, 일부 평지만 제염작업을 하고 산 쪽은 손도 대지 못하는 모습을 봤었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방사성 오염수는 토양오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일본이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한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모임 간사인 민주당 김성환 의원도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의 오염수 처리 계획에 상당히 우려를 금할 수밖에 없다"며 "오염수 115만 톤이 이미 쌓여있고, 특히 (이 가운데) 1만8000톤은 기준치의 몇 배에 가까운 (고준위)오염수인데 2021년까지 6000톤까지 줄이겠다는 게 도쿄전력의 계획이다. 도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결국 어딘가 정의롭지 않은 방식으로 방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는 인류에게 큰 재앙"이라며 "일본은 한국과 전 인류에게 이것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처리할지 객관적으로 밝히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