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불한당들의 시대
그림소설 <불한당들의 시대> 제1부 이야기의 서막 ⑭
2019.08.25 15:07:12
<14> 불한당들의 시대
이우학교 미술교사이기도 한 노길상 작가의 픽션 <불한당들의 시대>를 연재합니다. <불한당들의 시대>는 7세기 경의 한반도 역사를 극화(劇畫:그림이야기) 형식의 판타지 소설로 창작한 것입니다. 부석사의 연기 설화를 바탕으로 의상과 선묘, 그리고 두 사람과 관계된 실존 또는 가상의 인물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편집자)



15. 그날 밤.


그날 밤.

비형랑은 불이 밝혀진 대궁(大宮:왕의 침전)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날따라 침전으로 이어지는 회랑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내관들도 보이지 않았다. 침전을 밝힌 불만 유난했다. 마치 나방을 삼키려는 불꽃과 같았으나, 비형랑은 왕을 대면할 일에 정신이 팔려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왕은 매일 흰그림자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흰그림자가 태후할미와 관계된 것이라 짐작은 하였으나 분명한 증거를 원했다. 비형랑은 마땅한 답변을 준비해야 했다.

대국통(大國統)의 침소에 숨어든 흰그림자가 원광법사의 숨통을 조이던 순간에 비형랑이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마땅한 답변을 찾기 위해 비형랑은 하루 종일 서라벌 곳곳을 뒤졌다. 그러던 차에 황룡사로 향하는 흰그림자를 발견했던 것이다. 비형랑이 아니었다면 법사는 목이 졸려 절명했을 것이다. 칼을 맞은 흰그림자는 꼬리가 잘린 체 달아났다. 비형랑이 뒤를 쫓았다. 흰그림자는 자욱한 안개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뒤를 쫓던 비형랑은 어느새 천경림(天鏡林)에 다다랐다. 사도태후가 머물렀던 영흥사(永興寺)는 천경림의 숲에 가려 보일 듯 말 듯했다. 마당엔 아무렇게나 자란 지심이 사람 키를 넘었고, 빛바랜 단청과 무너진 기와와 담장엔 칡넝쿨이 휘감겨 있었다.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태후가 머문 곳이라 믿기지 않았다. 폐사지로 변한 영흥사의 풍경은 태후의 죽음처럼 가련하고 괴이했다. 비형랑은 지심을 헤치며 고두(庫頭)로 나아갔다. 요란을 떨었던 사도태후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다. 비형랑은 불현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태후를 덮친 소불(塑佛:흙으로 만든 불상) 뒤로 감실이 드러났을 때의 기억이 다시 새록거렸다. 감실 속에 비장(秘藏)되었던 미륵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황홀함이란! 또다시 가슴이 요동쳤다. 왕이 처음으로 미륵상을 바라보던 모습도 떠올랐다. 말없이 한동안 흠상(欽賞)하는 왕의 뒷모습에서 비형랑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 미륵상을 처음 보았을 때 비형랑이 자신의 샅을 내려다봤던 것처럼, 왕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어느 순간 왕과 비형랑은 서로 전율이 교차하듯 이어져있을 때가 있곤 했다. 그 순간은 마치 꿈속에서 서로 마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랬던 미륵상이 황룡사의 어도(御道)가 깨지며 미래불로 나타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대국통의 꾀였다. 여전히, 비형랑은 미륵상을 발견할 때를 회상만 하여도 아랫도리가 묵직해지며 얼굴이 불콰해졌다. 비형랑은 괜히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깊은 숲 속의 황량한 폐사지에 인적이 있을 리 만무했다. 

고두의 무너진 지붕 사이로 드문드문 빛이 새어들었다. 비형랑은 감실 앞으로 다가가 어둑한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아직도 황금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것만 같았다. 한동안 감실 속을 살피던 비형랑은 뭔가가 꿈틀거리는 낌새를 알아 체고는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무엇이냐?"

비형랑은 허리춤의 나대칼(나무꾼이나 여행자들이 휴대하는 작은 칼)을 빼어 들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나대칼의 칼등에 있는 홈을 부딪혀 순간적인 빛을 일으켰다. 불꽃의 점멸이 이어지며 서서히 감실 내부가 드러나자, 비형랑은 털끝이 쭈뼛해지며 등골이 오싹해졌다. 

흰그림자였다. 

다시 뒤로 물러선 비형랑은 나대칼을 단단히 부여잡고 호통 치듯 말했다.

"이런 곳에 숨어들면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더냐? 이런 요망한 것, 순순히 모습을 드러내어라!"

비형랑은 계속해서 나대칼로 불꽃을 점멸했다. 일순간 밝아지며 꺼지는 빛에 의해 흰그림자의 움직임은 오래된 활동사진처럼 느리게 점점이 드러났다. 여우처럼 생긴 하얀 털 무더기는 잘려나간 꼬리를 핥으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점멸하는 빛은 흰그림자의 얼굴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그것은 여우를 닮은 것 같았으나 사도태후의 면상이 언뜻 스쳐지나기도 하였다. 비형랑은 사도태후의 얼굴이 연상되는 느낌을 뿌리칠 수 없었다. 비형랑은 소름이 끼쳐 몸을 떨었다.

꼬리를 핥던 흰그림자가 비형랑을 빤히 쳐다보며 눈을 흘겼다. 숨소리가 거칠게 씨근거렸으나, 그 소리는 마치 인간의 말처럼 들려왔다.

"내 원한이 구천(九泉)을 떠돌다 이런 몰골이 되었다. 나를 이 꼴로 만든 백정(白淨:진평왕, 즉 정반왕의 아명)과 원광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니, 내길을 막지 말라. 이것은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네놈이 계속 훼사한다면 어쩔 수 없이 너부터 해치울 것이다. 그러니, 아서라!"

흰그림자는 잘린 꼬리를 혀로 핥으며 통증이 있는 듯 다시 씨근거렸다.

"네놈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 소불을 넘어뜨린 건 네가 한 짓이냐 왕이 시킨 일이냐?"

비형랑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식은땀만 흘렸다. 흰그림자가 다시 말했다.

"네놈이 진정 금륜(金輪)의 아들이란 말이냐? 네가 소불을 쓰러트렸다면, 대자대비(大慈大悲:부처)께서 너에 대한 복수도 허락하였을 것인데..." 

 흰그림자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입을 씰룩거리기 시작했다. 

금륜은 신라 25대 임금, 진지왕(眞智王)의 아명이다. 진흥왕의 차남으로 형 동륜태자가 아버지의 첩 보명공주와 사통(私通)하다 개에 물려 죽자, 형을 대신하여 왕위에 오른다. 어머니 사도태후는 대원신통(大元神統:제왕의 부인 또는 첩을 배출하는 모계 혈통)의 맥을 잊기 위해 미실을 시켜 아들을 꼭두각시 왕으로 만들려 하였으나, 아들은 이에 반발하여 여염집 출신의 도화녀와 정분이 나고 만다. 분을 참지 못한 사도태후는 아들을 폐위하고 암살(暗殺)한다. 사도태후는 다음의 왕으로 동륜태자의 아들, 백정을 지목한다. 아들을 죽인 어미를 막아설 자는 아무도 없었다. 

진지왕의 원혼은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일러 왕귀(王鬼)라 하였으니, '한때 왕이었던 귀신'이란 뜻이었다. 이태가 지나서 왕귀는 오색구름을 이끌고 도화녀를 찾았다. 둘은 밤낮으로 사랑을 나누었고, 이레가 되던 날 왕귀는 온데간데없이 홀연히 사라졌다.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으나 도화녀는 점점 배가 불러왔다. 아들이었다. 사도태후를 피해 골산으로 숨어든 도화녀는 두두리(豆豆里:아주 깊은 산골을 전전하는 부랑자)들과 함께 살았다. 동상으로 잘려나간 코에 가시나무로 만든 가짜 코를 달고 있는 아이를 두두리들은 비형랑(鼻荊郞)이라 불렀다. 

한참 동안 아무 말 못 하던 흰그림자는 탄식하듯 말했다.

"네가 금륜의 아들이라면... 나도 어쩌질 못하겠구나! 공마(空魔:인과응보의 이치를 받아들이지 않아 마귀가 되는 원혼)가 되기는... 나는 싫다."

비형랑은 아무 말하지 않고 우두커니 서있기만 하였으나, 흰그림자가 탄식하는 순간 그간의 모든 원망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듯했다.

흰그림자. 그것은 마치 비 맞은 여우 마냥 처량하기 그지없고 잘린 꼬리의 고통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었으나, 비형랑은 뒷걸음질을 치며 영흥사를 빠져나오고 만다. 흰그림자를 잡을 수도 죽일 수도 있었으나... 비형랑은 천경림을 벗어나 월성을 향했다.


그날 밤,

내관들은 보이지 않았다. 회랑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왕의 침소에만 등불이 환했다. 등불은 불나방을 유혹하는 불꽃과도 같은 것이었으나 비형랑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기어코 날아들다간 제 몸마저 태우고 마는 것이었으나... 비형랑은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아가리를 벌린 짐승의 입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갔다. 

흰그림자의 일을 왕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비형랑은 왕의 침소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 이끌려 빨려 들 듯 문지방을 넘었다. 

아무도 없었다. 언제나 어좌에 앉아 비형랑을 맞이했던 왕은 없었다. 그제야 비형랑은 생경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때였다. 부스럭 소리에 뒤를 돌아봤던 비형랑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휘장이 길게 늘어뜨려진 모자를 쓴 여인이 비형랑을 향해 다가왔다. 발끝까지 드리워진 휘장이 온몸을 가렸으나, 불빛에 몸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림자는 여인의 풍만한 알몸이었다. 적잖이 당황한 비형랑은 침이 말랐다. 이윽고 여인이 원모를 벗었다. 아련한 불빛 속에 드러난 여인의 몸은 영흥사의 감실에 있던 미륵상의 모습과 다름이 없었다. 순식간에 불현듯 감당할 수 없는 욕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몽정을 한 것처럼 고간이 흥건해졌다. 비형랑은 격변하는 몸을 감당하지도 저항할 수도 없었다. 그 순간은 불가사의하면서도 불가항력적이었다. 비형랑은 어쩔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흥기(興氣)된 정욕에 눈이 멀어버린 비형랑은 마치 발정한 암소 냄새에 환장하여 눈이 뒤집힌 수소와 같았으니, 도대체 그 어떤 소란으로 말리거나 멈추기를 바랄 것인가! 비형랑은 죽을 줄 알면서도 불꽃으로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찰나는 억겁을 품고 억겁은 찰나를 잉태한다는 말로 그의 발정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둘의 몸은 엉키었다. 서로를 탐닉하는 혀가 더운 입김을 내며 날름거렸다. 맞댄 입술이 짓무르고, 침범하는 손끝은 거침이 없었다. 비형랑은 그날 밤 처음으로 온몸의 기운이 다 빨려 나갈 듯한 파정을 맛보았고, 파정은 한두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어느새 침전의 불도 꺼지고, 멀리 숲 속에서 나무를 쪼는 크낙새 소리가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날은 기어코 밝는 것이다. 찰나는 억겁을 품고 억겁은 찰나를 잉태한다는 말로 절정의 순간을 움켜잡으려 한들 부질없는 짓이다. 여느 날의 아침과 같이 새소리가 창공을 분주하게 나돌았다. 널브러진 비형랑이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내관들이 아침 소지에 여념이 없었으나, 그 어느 누구도 비형랑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옷이 바닥에 널려있었다. 비형랑은 알몸으로 왕의 침전에 드러누워 있었던 것이었다. 무엇보다 비형랑의 그것은 마치 벌에 쏘인 것 마냥 여전히 딱딱한 채로 끄덕거리기만 했다. 

어안이 벙벙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알듯 모를 듯한 순간이 계속 이어졌다. 지난밤의 일은 마치 비형랑이 누군가의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꿈에 비형랑이 나타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장주(莊周)의 옛 고사와 다름이 없었다. 내관들과 사인들이 더욱 분주해지자, 비형랑은 몸을 웅크리며 서둘러 옷을 주섬주섬 챙겼다. 그제서야 부끄러움이 엄습한 것인가. 비형랑은 줄행랑치듯 월성을 빠져나왔다.

저잣거리에 들어서고 나서야 비형랑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국인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비형랑은 허공이나 맨땅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반왕의 포고문이 있었다.

그날은 황룡사 장륙삼세불의 미륵불이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이는 날이었다. 문무백관과 각처의 화상(和尙:고위 승려)들이 장륙삼세불 앞에 도열했다. 왕을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무료하였으나, 대신들은 익숙한지 서로 구재(口才)를 뽐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구재란 예스러운 풍취의 언설로 우아한 손동작을 곁들여 자신의 식견을 에둘러 드러내거나 왕을 찬양하는 말 제주를 일컫는다. 그날의 구재는 당연히 미륵석상이 주인공이었다. 

"황룡사의 지중(地中)에 미래불께서 하생(下生)하고 계셨을 거라 어찌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 미래불께서 우리 왕께 안긴 모습은 어떻고요, 저는 그 모습에 감명을 받아 오금이 저렸습니다."

"왕께서도 전생에 정반왕(淨飯王:석가모니의 부왕)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다는 거 아닙니까...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하마터면 우리 신라가 불국(佛國)인지 모를 뻔했어요."

"그렇습니다. 이제 부처가 나타나시기만 하면 불국이 완성될 텐데... 언제쯤 오시려나요?"

"곧 오시리라 믿습니다. 정반왕께서도 불쑥 신라를 찾아오신 것처럼 그 기다림은 멀지 않을 것입니다. 하하하!"

대신들의 점잖은 표정과 고상한 말투는 항상 우아한 손동작으로 마무리되었다. 한참 구재가 무르익을 즈음, 왕의 행행을 알리는 범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왕이 올라앉은 길쭉한 침상을 내관들이 들어 옮겼다. 왕은 유희좌(遊戱坐)로 앉아 대신들과 승려들을 굽어보았다. 몹시 수척해진 왕은 손짓으로 모든 것을 명했다. 황룡사 남문에 수레 행렬이 들어서더니 장륙삼세불 앞으로 이어졌다. 당나라 천가한이 보내준 선물이 수레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상의 온갖 보물들을 남김없이 모아놓은 듯했다. 그러나, 정작 대신들과 화상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보물을 실은 수레가 아니었다.

수레 행렬의 맨 마지막에, 왕이 행행 할 때나 쓰이는 황금 연꽃 모양의 수레가 오색 빛을 발하며 반짝이고 있었다. 수레는 대신들과 화상들 앞에서 멈추었다. 그리곤 한 동안 요지부동이었다. 대중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기다렸다는 듯, 황금 수레가 꿈틀거리며 문이 열렸다. 그 속에서 미래불, 즉 미륵상과 똑같은 모습의 여인이 등장했다. 덕만(德曼)공주였다. 공주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처음이었다. 왕비와 공주들은 월성의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곳인 내전 지밀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왕이 엄명으로 막았다. 

왕은 철저하게 왕비와 공주들의 노출을 꺼렸다. 아니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왕은 미실과 사도태후 이후로 여자라면 진저리를 쳤다. 그랬던 왕이 국인들 앞에 공주를 선보인 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공주의 행색은 너무나도 생경한 것이어서 대중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온몸이 황금빛으로 빛났고, 발걸음마다 젖가슴이 넘실거렸다. 마땅히 바라볼 곳을 찾지 못한 대신들과 화상들이 애써 고개를 숙이거나 허공을 바라보았다. 

공주는 정반왕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걸음마다 금사(金絲)로 짠 천의가 바닥에 쓸려 소리를 냈다. 계속해서 탄식과 경탄 소리가 엇갈리며 울려 퍼졌다. 드디어 공주가 단상에 올라 부왕에게 예를 표했다. 유희좌로 공주와 국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왕이 힘겹게 손을 내저었다. 공주는 다시 예를 표한 후, 대중들을 향해 돌아섰다. 높은 단상에 꼿꼿이 선 황금빛 공주의 모습은 마치 미륵불상이 강림한 것과 같았다. 

이윽고 덕만 공주의 음성이 처음으로 대중들을 향해 울려 퍼질 참이었다.


계속...

글 그림 : 노길상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다른 글 보기
▶ 필자 소개
이우학교 미술교사,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