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 수록 중요한 독서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지적 운동을 멈추지 말자
나이 들 수록 중요한 독서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갑자기 치매 검사부터 하자는 거야. 얼떨결에 검사를 받았는데 약을 먹어야한대. 처방을 받아서 며칠 먹었는데, 몸이 쫙 가라앉고 너무 힘들어서 말았지 뭐야. 그 약 먹어야 할까?"

"환자분 나이 정도면 낮지만 치매 확률이 있다고 나올 수 있거든요. 특히 피곤하거나 스트레스 많이 받은 상태에서는 더 그럴 수 있어요. 요즘 입맛도 없고 잠도 잘 못 주무셨잖아요. 게다가 갑자기 검사 받자고 해 긴장까지 하니 결과가 좋을 수가 없죠. 그렇다고 해도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 컨디션을 잘 회복한 후에 맘 편하게 먹고 다시 검사를 받아 보세요."

기억력 저하나 건망증, 그리고 치매 초기란 말을 듣고 이를 걱정해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뇌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 보다는, 신체적 피로나 감정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기능적인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자를 크게 나누면 과로와 부실한 영양섭취, 그리고 수면부족 등으로 활발한 뇌기능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서 오는 허증의 환자, 정리되지 않은 생각과 감정이 넘쳐서 뇌에 과부하가 걸려서 생기는 실증의 환자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크게 나누고 환자 개개인의 개별 생리에 맞게 치료를 해주면 많은 경우 잘 회복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선 환자처럼 이러한 증상이 노화의 일환으로 오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같은 병증이라도 조금 대책을 달리 해야 합니다. 현재 드러난 증상을 개선한다 해도 같은 증상 혹은 더 심한 문제가 생길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마치 배가 너무 낡아서 한 쪽에서 물이 새는 것을 열심히 막았더니 얼마 안 있어 다른 곳에 구멍이 뚫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신체기능을 고양시키고 활력을 높이는 것을 바탕에 깔고 치료를 합니다.  예를 들어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있어도 단순히 위장관의 운동성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소화효소의 분비나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대사산물을 빨리 제거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을 병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언제고 구멍이 날 수 있는 배의 갈라진 틈새를 메워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가장 신경 써서 살피는 것이 바로 수면입니다. 중년이후로 많은 사람의 수면 질이 젊었을 때 보다 떨어집니다. 많은 노인의 경우 특히 소변 때문에, 혹은 아파서, 때론 이유 없이 길게 이어서 자지 못하고 조각난 잠, 얕은 잠을 잡니다. 이렇게 되면 수면을 통해 회복하고 수리해야 할 부분들이 계속 고장난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낮 동안의 생활을 통해 또 망가집니다. 손상이 축적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면 결국 노화는 더욱 빠르게 지속되고, 노화에 따라 일어나는 퇴행변화 또한 가속화 됩니다. 밤의 좋은 수면과 낮의 활력은 동전의 양면과 같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것이 바로 운동입니다. 이때의 운동은 몸을 움직이는 운동과 정신을 가다듬는 운동 모두를 포함합니다. 

신체적 운동을 할 때는 절대 무리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피로를 남길 수준의 운동이나 격렬한 운동, 근력 위주의 운동을 삼가시라고 합니다. 대신에 몸을 고루 움직이는 체조나 스트레칭, 그리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권합니다. 좀 더 적극적인 운동으로는 요가나 국선도, 그리고 태극권을 권합니다. 몸의 정렬을 돕고 좋은 근육상태를 유지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천천히, 그리고 깊고 충만한 호흡을 권합니다. 숨쉬기 운동만 잘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지적 운동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독서가 되겠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극적으로 뇌세포를 쓰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적극적인 지적 운동은 뇌의 신경세포의 퇴행성 변화를 막는데 효과적입니다. 명상 또한 매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의 조각모음이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처럼, 명상은 뇌와 신경계를 최적화 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지적운동과 뇌막에 분포되어 있는 림프관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효과적으로 결합된다면, 아마도 뇌의 퇴행성 변화에 따른 질병의 발생을 상당기간 늦추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대여명이 늘어나는 만큼 중요시 되는 것이 바로 건강수명입니다. 오래 살아도 그 삶이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없는 시간이라면 그것은 축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건강에 관심을 갖고 좋은 것을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그 노력들을 보면 좁은 의미의 몸에 집착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몸과 마음은 이어져 있지만, 어느 한쪽에만 집착하는 것은 편식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건강을 위해서는 지적 운동 또한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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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