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윤석열 뺀 수사단' 제안에 정치권 발칵
나경원 "조국 봐주기 수사단"…박지원 "오히려 의혹 증폭시켜"
2019.09.11 10:26:08
법무부 '윤석열 뺀 수사단' 제안에 정치권 발칵
법무부가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첫날인 지난 9일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맡기자'고 검찰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오수 법무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 등 법무부 고위관계자들은 9일 대검찰청에 특별수사단 구성을 제안했다. 김 차관은 강남일 대검 차장에게, 이 국장은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각각 같은 내용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특히 이는 윤 총장의 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같은날 오후 대검 회의에서 관계자들로부터 사실을 보고받고 바로 '거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단호하게 거절 의사 표시를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조 장관에게 보고된 사실은 아니다"라며 "과거 별도 수사단을 구성한 전례에 비추어 (나온)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조 장관 취임 직후 법무부가 그를 겨냥한 수사 지휘·보고선상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려 한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 논란은 바로 정치권으로 번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중진의원 연석회의 석상에서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얼마나 비양심적이고 악독한 정권이면 이렇게 노골적으로 뻔뻔하게 '조국 봐주기 수사단'을 만들자고 하겠느냐"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완장을 차자마자 검찰 죽이기에 나서는 모습이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검찰 권력을 주구로 부리고 정권에 대한 수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라며 "조국 임명 강행으로 국민을 배신한 문재인 정권이 이제 본격적 공포정치의 칼을 빼들었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 등 과정에서 조 장관을 적극 옹호해 '야당 속 여당 의원'으로 불린 무소속(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법무부에서 구태여 그러한 얘기를 할 필요성이 있는가"라며 "김오수 차관이나 법무부에서는 조 장관과 전혀 협의 없이, 아무래도 장관 가족들이 지금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장관이 중립적으로 할 수 있으려면 오해를 배제하기 위해 윤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단에서 수사를 하라는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는 그러한 것이 오히려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맬 필요가 없다"고 법무부를 에둘러 비판하며 "대통령께서 정리해준 대로 조 장관은 개혁을, '윤석열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빨리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물리적 시간으로 보면 (조 장관은) 몰랐다고 볼 수 있다. 몰랐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법무부의 '제안'이 조 장관과는 무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간접적인 우려가 나왔다. 법사위원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마 실무자들 간 대화에서 오간 정도 아닌가 파악된다"면서 "내용을 살펴보면 법무부는 조 장관 임명 이후 검찰 수사가 어떤 의도·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 게 아니라 공정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그런 제안을 했던 것 같다"고 하면서도 "그런데 그게 그것 자체도 또 역으로 생각하면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 있으니까 아마 실무적인 협의 과정에서 채택이 안 된 거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수사단 구성 제안 자체도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단 김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대단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 공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 하는 논의의 일환 정도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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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