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흡착물 분석 결과는 어뢰 폭발이 없었음을 입증"
서재정·이승헌 교수 "선체-어뢰 흡착물 같지만 폭발 아닌 다른 이유로 생성"
2010.06.03 23:27:00
"천안함 흡착물 분석 결과는 어뢰 폭발이 없었음을 입증"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의 어뢰 피격을 주장하는 증거로 제시한 '흡착물' 분석 결과가 도리어 어뢰의 폭발이 없었음을 입증한다는 주장이 다시 한 번 제기됐다.

서재정 미 존스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 교수와 이승헌 버지니아대학 물리학과 교수가 3일 <한겨레>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제기한 이 주장은 지난 1일 민주당 최문순 의원에 의해 대략의 골자가 알려진 바 있다. (☞관련 기사 : "천안함과 어뢰서 검출된 흡착물, 폭발로 나왔다고 볼 수 없어")

요지는 합조단이 ①천안함 선체, ②'결정적 증거'인 어뢰 추진체, ③합조단의 수중폭발실험 이 세 경우에서 나온 흡착물을 '에너지 분광기 분석'과 'X-선 회절기 분석'이라는 방법으로 분석해 봤더니 모순되는 점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첫번째 모순은 X-선 회절기 분석에서 ①,②의 흡착물에는 알루미늄 및 알루미늄 산화물이 검출되지 않았는데 오직 ③의 흡착물에서만 나온 것이다. 두번째 모순은 모두 같은 대상(①,②,③)에 묻어있는 물질을 비교했는데 두 분석 방법에 의해 나온 결과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분광기 분석 <사진1>에서 ①,②,③ 모든 경우 가장 많이 검출된 알루미늄(Al) 성분이 X-선 회절기 분석 <사진2>에서는 오직 ③의 경우에서만 나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 <사진 1> 세 분석 대상에서 알루미늄(Al) 표시가 높이 치솟아 있다. ⓒ국방부

▲ <사진2> 위의 두 그래프에서는 Al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맨 아레 그래프에서만 검출된 것이 보인다. ⓒ국방부

서 교수와 이 교수는 기고문에서 천안함, 어뢰, 시험폭발 상황에서 나온 흡착물을 두 가지 물질 분석 방법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을 때 모두 일치한다면 그것은 천안함이 어뢰 공격으로 폭발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결과가 그렇지 않았기에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되지 않고 다른 현상에 의해 생성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가정이 다른 실험, 무슨 의미가 있나

수중폭발실험 결과 생긴 흡착물이 천안함과 어뢰에 붙은 흡착물의 성분과 다른데 대해 합조단은 "시험폭발의 조건과 실제 어뢰폭발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와 이 교수는 시험폭발의 조건과 실제 어뢰폭발의 조건이 달라서 X-선 회절기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비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합조단은 또 선체와 어뢰에 X-선 회절기 분석을 했을 때 에너지 분광기 분석과는 달리 알루미늄 성분이 사라진 것에 대해 "폭발 직후에만 생기는 알루미늄의 용해와 급냉각으로 비결정질(amorphous)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폭발 직후 알루미늄은 다 날아가 버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시험폭발의 경우에도 알루미늄이 비결정질화하여 X-선 회절기 분석에서 검출되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시험폭발에서는 알루미늄 성분이 결정질화해서 그대로 검출됐고, 합조단 이에 대해 "수중 폭약의 성분비, 폭약량, 폭발환경등에 따라 폭발재 중 결정성·비결정성 알루미늄 산화물(AI2O3)의 성분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실제 상황과 시험폭발 상황에 대한 가정이 다르다는 근본적인 오류를 실토한 셈이다.

두 교수는 거듭 "시험폭발은 폭약과 물의 양을 축소한 수조에서 실시했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조건에서 알루미늄이 결정질화했다면 실제 상황에서도 알루미늄이 결정질화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논박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시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가정이 성립한다면 천안함과 어뢰의 흡착물에서 알루미늄 결정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흡착물들이 같은 종류의 폭발 결과로 생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물질인데 분석 방법 따라 결과가 달라? 세계 최초로 발견된 현상"

더욱 근본적인 모순은 선체-어뢰-시험폭발에서 나온 흡착물은 결국 같은 원자로 구성됐을 텐데 어째서 에너지 분광기 분석 결과와 X선 회절기 분석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 교수는 "설사 폭발과정에서 알루미늄이 비결정질화했더라도 X-선 회절기 분석에서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산화물의 브랙 피크 주위로, 넓적하지만 유의미한 피크가 관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두 교수는 "금속유리와 같은 비결정질에서도 원자와 원자간 단거리 관계성 때문에 이러한 피크가 나타난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정설"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들은 "에너지 분광기에서 원자상태로는 관찰이 되는 알루미늄이 X-선 회절기에서는 그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것은 기존 학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계최초로 발견된 현상"이라며 "함조단의 결론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겨레> '훅' 기고, "그날 천안함을 절단한 폭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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