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후보 국민경선 2라운드가 끝났다. 한화갑 후보도 사퇴, 4명 남은 후보가 '2강2약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프레시안은 선두 각축을 벌이는 노무현, 이인제 두 후보 캠프에게 지금까지 경선과정에 대한 자체 평가와 향후 전략 기고를 요청했다. 제주, 울산 경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2일 <캠프 경선일기 1>을 실은 데 이어, 광주.대전 경선이 끝난 것을 계기로 <캠프 경선일기 2>를 싣는다. 이인제 캠프의 기고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국민참여경선은 누가 뭐래도 흥미만점의 성공적인 히트상품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네차례 경선이 모두 나름대로의 지역적 특성 외에도 뜻밖의 깜짝쇼까지 곁들여 보기드문 흥행작으로서의 한 유형을 창출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일부 지역에서 민심이 당심(=표심)으로 투영되지 못하고 있는 정치현실이다. 국민경선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은 당심과 민심을 일치시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지난 97년 신한국당의 경선은 민심과 당심 그리고 YS의 김심이 제각각 따로 놀았다. 결과는 당연한 패배였다. 민심과 당심이 등식을 이루지 못하면 반드시 패한다는 엄중한 경고를 반면교사로 삼은 국민경선제가 아닌가?
심지어 일부 언론은 노무현 돌풍을 몰고 온 의외성과 잇따른 호남후보의 정리(?)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소위 `음모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구속된 유종근 전북지사는 지난 14일 경선 후보를 사퇴하면서, 자신에 대한 외압설은 물론 한화갑 후보의 사퇴까지도 예언했었다.
지난 17일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면 정계개편을 한 뒤 새로 대선후보를 뽑을 수 있다"고 언급한 노 후보의 발언 또한 당과 국민을 우롱하기에 충분한 노무현식 돌출성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서 개운치 않은 대목들이다.
어쨌든 당심과 민심에 상당한 괴리가 나타나고 '음모론'까지 나돌아 국민경선의 취지를 상당부분 퇴색시키는 분위기는 면밀한 대처와 주의를 요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도 지난 17일 대전에서의 경선은 여론의 흐름이 비교적 왜곡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 민심에 근접하는 당심의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일부 언론은 여전히 '지역정서에 힘입은 몰표'라는 흥행 위주의 단순논리에 매달렸다.
한겹만 벗겨보자. 대전광역시의 인구 중 충남, 대전 출신은 전체의 절반도 안되는 45% 정도다. 영남 20%, 호남 25%, 서울 등 기타 5%로 타지 출신 주민이 절반이 넘는 지역에서 지역정서의 몰표라니... 가히 주먹구구식 셈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대전 경선의 이같은 본질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 후보 측은 짐짓 '까치밥'으로 자위하는 위장전술 속에서, 한편으로는 '대전시민들에게 돌을 던져서는 안된다'는 여유(?)로 또 다른 영남 몰표를 유도하고 정당화하려는 복선을 깔고 있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노 후보야말로 '영남후보가 아니면 영남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가장 원색적인 지역주의자다. 그래서 가장 반개혁적 후보이기도 하다. 지역정서 이외에 달리 기댈 언덕이 없는 절박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생각할수록 그의 속보이는 술수와 수사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제야말로 환호와 탄식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한번 더 곰곰히 따져보아야 할 때다. 과연 노 후보의 돌풍 속에 숨겨진 개혁의 실체가 무엇인지. 더 깊게는 그의 자질과 도덕성까지도. 그의 개혁은 아직까지 어디에서도 실증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는 문자 그대로 정체불명의 개혁이다. 보다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검증할 어떤 알맹이도 없었다. 더욱이 그의 자질과 도덕성은 더욱 베일에 싸여 있다.
이제 겨우 초반의 모퉁이를 돌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검증은 이제부터다. 누군가 불량품을 과대포장해서 국민과 당원을 현혹시키려 한다면, 불량품은 물론 과대 포장의 범인까지도 폐기처분될 것이다. 불안하고 믿을 수 없는 국민들의 마음과 마음, 눈과 눈이 모여 `노무현의 본격검증`을 면밀히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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