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최신no'? 독버섯처럼 퍼지는 '디지털 성범죄'
'국최신no'? 독버섯처럼 퍼지는 '디지털 성범죄'
[리벤지 포르노 下] 근절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은 지켜질까
2017.07.13 23:57:46
'국최신no'? 독버섯처럼 퍼지는 '디지털 성범죄'
'7월국NO! 대화지림'
'[국최신no] 혀에 피어씽ㄲr지!'

모 웹하드 업체 A. 이곳에서 '성인'이라는 섹션을 클릭하면 줄줄이 나오는 영상 제목들이다. 이것을 또다시 클릭하면 제목보다 더 적나라한 스크린샷이 올라온다. 모텔에서 남녀 둘이 맨몸으로 있는 캡쳐부터, 얼굴은 물론 상체까지 드러낸 여성 스크린샷까지. 그 인물들은 대부분 연인 관계로 추정된다. 

특이한 점은 캡쳐 속 여성도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이 유출돼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전파된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웹하드 관계자들은 이러한 콘텐츠가 일명 '리벤지 포르노'라고 설명한다. 


웹하드 통해 퍼지는 '리벤지 포르노', 결국 돈 때문에

웹하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하루에도 셀 수 없는 '리벤지 포르노'가 웹하드에 올라오고 있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버젓이 벌어지는 일들이다. 한마디로 돈벌이 때문이다. 타인의 인권을 짓밟는 범죄들이 쉽게 일어나는 이유다. 

돈벌이에 혈안 된 '헤비 업로더(heavy uploader)'와 업계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웹하드 사업자들이 '리벤지 포르노'의 공급과 유통을 담당한다.   

과정도 어렵지 않다. 헤비 업로더들이 SNS나 토렌트 등에서 찾아낸 '리벤지 포르노'에 그럴싸한 제목과 스크린샷을 붙여 웹하드에 올리면 공급이 완료된다. 물론, 이들은 이것을 하나의 웹하드에만 올리는 게 아니다. 자신이 업로더로 활동하는 다른 웹하드에도 올린다. 

그렇게 올라온 '리벤지 포르노'는 웹하드 사업자들에 의해 사이트 메인면에 내걸리면서 유통되는 구조다. 자연히 전파 속도는 무척 빠르다. 

문제는 그렇게 올린 영상을 다른 업로더가 다운받아 이를 재구성한 뒤, 또다시 웹하드에 올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전에 받은 '리벤지 포르노' 중 내용이 비슷한 것들끼리 묶은 뒤, 제목을 바꿔 다시 올리는 식이다. 그렇게 한 번 업로드 된 '리벤지 포르노'는 이름만 바뀐 채 계속해서 전파된다.  

업로더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웹하드에서 영상을 다운받는 다운로더들은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리벤지 포르노'의 경우, 저작권이 없기에 업로더와 웹하드 둘이 적절히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그런 식으로 업로더들은 한 달에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이런 황당한 일이 그대로 자행되는 것일까.

웹하드 입장에서도 이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 눈 감아 버리면 그만이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웹하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벤지 포르노'가 필수다. '리벤지 포르노'의 수익은 전체 수익의 10%도 안 되지만, 대다수 다운로더들은 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웹하드를 방문하는 식이다. 그렇게 들어온 다운로더들이 이후 미드 등 다른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 일종의 소비자들을 불러오는 콘텐츠인 셈이다. 

실제 과거 'OOO 비디오'가 특정 웹하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는 것은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웹하드 업체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리벤지 포르노'를 전면에 내걸지 않았지만, 점유율 확장에 도움 된다는 것을 인지한 뒤부터는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사이의 '비밀' 아닌 '비밀'이라고 한다. 

결국 돈벌이 때문에, 그리고 이처럼 심각한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된 처벌 법령이 미비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자행되는 셈이다. 

한 번 유포로 나락에 떨어지는 피해자들...범죄자는 기껏해야 몇 십만원 벌금

문제는 한 번 웹하드에 올라간 영상은 피해자가 삭제하려 해도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초 유포자를 잡아 영상을 삭제한다 해도 이미 누군가의 개인 PC에 저장된 영상은 또다시 웹하드에 올라온다. 이를 또다시 삭제해도 또 다른 이가 올리고, 다시 또 다른 이가 올리는 식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로더는 물론, 그런 행위를 방조하는 웹하드를 처벌할 법적 근거는 미약하다. '리벤지 포르노'를 웹하드에 올려도 음란물유포죄로 처벌받는 업로더들은 기껏해야 몇 십만 원 벌금형이 전부다. 그렇다 보니 걸릴 때까지만 하자는 식으로 영상을 유포하는 이도 상당하다. 

웹하드 업체도 마찬가지다. 업로더가 올리는 영상물을 그대로 두지만 관련해서 처벌받은 사례는 거의 없다. 음란물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벌금형이 전부다. 수사기관에서 웹하드를 상대로 '리벤지 포르노'에 책임을 묻지 않는 이유다.  

그나마 방송통신위원회에서 2016년 5월 불법음란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음란물을 차단하지 않은 3개 웹하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총 14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재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방통위 관계자는 "부족한 인력으로 태평양 같은 곳에서 그런 영상을 잡아낸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한 두개 사업자를 잡는다고 문제가 해소되는 게 아니기에 법전문가들과 현재의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리벤지 포르노', 근절할 수 있나

물론, 웹하드 자체적으로도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호범 DCNA(웹하드협회)협회장은 '리벤지 포르노' 관련 "웹하드에서 유통되는 것보다는 SNS에서 유통되는 피해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전제한 뒤 "웹하드에서도 관련 피해가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자체적으로 시민단체와 함께 외부 자문기구를 구성, '리벤지 포르노'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리벤지 포르노'의 가이드라인을 마련, 자체적으로 웹하드에서 이를 삭제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금처럼 웹하드를 통한 '리벤지 포르노'가 유통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실력행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인터넷 내 표현의 자유 관련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방통위가 의지가 있으면 웹하드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리벤지 포르노를 감별하고, 그것 관련 해시값을 구해 DB를 만든 뒤, 이를 적용하라고 웹하드에 지시하면 된다"며 "그러면 필터링을 통해 그런 영상들은 웹하드에 올라오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방통위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강력한 방법으로는 방통위가 웹하드 등록 취소나 사업 정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있다. 웹하드 사업자들에게 시정기간을 두고 그때까지 '리벤지 포르노'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사이트 폐쇄 등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할 경우, 상당수 웹하드에서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   

결국, 방통위에서 의지가 있다면 만연한 '리벤지 포르노'를 어느 정도 근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대통령의 10대 국민공약 중 네 번째 공약(리벤지 포르노 근절)을 이행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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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기자 kakiru@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