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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로맨틱 뮤지컬의 정석,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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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로맨틱 뮤지컬의 정석,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

공감이 이끌어낸 롱런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는 공감의 미학을 여실히 보여준다. 새로울 것이 없는 식상한 이 뮤지컬이 롱런할 수 있었던 건 '공감' 덕분이다. 사랑이 유치한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사랑에 빠진 여자가 내숭을 떤다는 것쯤은 눈치 없는 답답이도 알 수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그 내숭을 슬쩍 눈감아 준다. 아직은 눈에 낀 콩깍지를 빼고 싶지 않으므로.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는 '유치'라는 몸에 '익숙함'이라는 지느러미를 달고 무대를 유영한다. 그 누구도 이 익숙함에 반발하지 않는다. 다만 사랑을 시작하며 느끼는 감정을 만끽한다. 이미 주인공의 대사와 몸짓은 관객의 의식을 지배한다. 관객은 마치 자신이 극 중 주인공이 된 양 감정이입이 탁월하다.

▲ ⓒNewstage

헤실헤실 미소가 번진다

사랑에 빠진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웃음이 많아진다는 거다.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만면에 미소가 번진다. 간혹 그 웃음이 눈물로 바뀌어도 괜찮다. 대다수 사람은 그 사랑의 눈물을 기꺼이 받아들여 험난한 사랑의 장미밭을 거닌다. 사랑에 빠진 시간만큼은 발바닥이 피범벅이 되어도 전혀 아프지 않다. 사랑은 고통보다 잔인하고 초콜릿보다 달콤하므로 마음의 고통쯤은 가뿐하다. 문제는 장애물이다. 사람의 담력과 생활 여건에 따라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애물은 사랑의 날개를 똑 부러뜨리고 기어코 둘을 갈라놓는다.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가 꾸준히 관객의 발목을 붙드는 이유는 장애물을 넘는 대범함에 있다. 한 번쯤은 분에 넘치는 것을 소유하고 싶기도 하고, 발바닥이 피로 물들지언정 가슴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다. 이런 기대심리를 이 작품은 충족시킨다.

된소리의 낱말, 웃음을 유발하다

▲ ⓒNewstage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는 민아의 상상 속 친구들도 한몫한다. 관객과 주인공의 중간쯤 자리한 이들은 관객과의 거리를 밀고 당기며 관객의 마음을 주무른다. 관객은 자신이 상상 속 친구들에게 끌려가는지도 모른 채 극 중심에 떡하니 버티고 섰다.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켰으니 배우들의 흥은 한층 고조된다. 죽이 척척 맞는 이들의 거침없는 몸짓과 걸쭉한 대사는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로맨틱 뮤지컬에 도통 맞지 않는 된소리의 낱말들은 웃음이 되어 장내를 떠돈다. 적절한 웃음과 유치찬란한 사랑이 어우러져 가슴 벅찬 뮤지컬 '뮤직인마이하트'가 탄생했다.

조명이 내리깔리면 사랑이 시작된다

조명 하나면 아름다운 밤의 야경도, 공원 벤츠도 문제없다. 얼렁뚱땅 얼버무리는 게 아니라 확실한 공간적 감각을 살려낸다. 누가 봐도 공원이고, 눈부신 밤의 야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화려한 무대세트 대신 선택한 조명은 탁월했다. 무대를 만드는 수고로움을 덜어준 똑똑한 조명은 관객의 감정몰입을 극대화했다. 반짝이는 조명은 단출한 무대에 숨을 불어넣으며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 반면 주인공이 사랑을 속삭이는 넘버를 읊조릴 때는 달이 되어 영롱한 빛을 뿜어낸다. 사랑하는 이들의 달달함이 무대를 메우면, 관객의 눈에는 하트가 떠오르며 식상함이 사랑스러움으로 바뀐다. 공감이 있어 특별할 것 없던 뮤지컬을 한껏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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