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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찾고, 반갑게 잃어버린 예당저수지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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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찾고, 반갑게 잃어버린 예당저수지의 절경

[신병문의 하늘에서 본 한국]<2> 충남 예당저수지

지금은 장마철이지만 아직도 가뭄의 그림자는 길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도, 올 봄에도 눈과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았으니 자연의 당연한 이치겠지요. 6월 말일에 내린 100mm가량의 장맛비로도 저수지나 댐의 저수율이 1%밖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온 걸 보면 올해의 가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만합니다. 바짝 마른 땅이 제 몸을 적시고 난 후 흘려 보낸 물이 극히 적었다는 말이 되니까요.

장맛비가 전국적으로 내리기 직전인 6월 말, 가뭄의 절정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던 충남의 예당저수지를 다녀왔습니다. 뉴스에서는 저수율이 15%밖에 되지 않는다는 소리도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메마른 저수지의 쩍쩍 갈라진 바닥을 보여주면 가뭄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예당저수지는 1962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예산군과 당진군의 농경지에 물을 공급한다하여 예산군과 당진군의 앞머리를 따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지도에서 보면 너비가 2km에 길이는 8km로 긴 물고기나 고구마를 닮았습니다.

▲ 충남 예당저수지 ⓒ신병문

현장에 도착해 비행을 준비해 보니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기 하루 전이라 그런지 구름이 많은 날씨였습니다. 햇살이 없어서 좋은(?) 사진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아름다기 그지없었습니다. 물속에 가라 앉아 있어야 할 편평한 바닥이 하늘을 향해 드러낸 채 독특하게 형성된 원형의 웅덩이와 작은 섬들, 그리고 카펫같이 자란 맑은 녹색의 풀들과 함께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바닥의 갈라진 모습을 담을 생각은 온데 간데 없고 처음 보는 독특한 풍경에 정신을 쏟고 말았습니다. 정작 땅이 갈라진 모습은 두발을 땅에 딛고서야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사진 속의 풍경은 장맛비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풍경의 사라짐이 이렇게 무덤덤할 때가 있을까요? 가뭄 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내고, 그 풍경의 잃어버림을 반가워 하던 묘한 경험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는대로 달라진 모습을 확인하러 가봐야겠습니다.

ⓒ신병문


ⓒ신병문


ⓒ신병문


ⓒ신병문


ⓒ신병문

※ 신병문씨는 '하늘에서 본 한국의 새로운 발견'을 주제로 우리 땅 구석구석을 기록하는 항공사진작가입니다. 이 연재는 사진가가 동력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에서 직접 찍은 우리 나라의 풍경과 그 땅의 이야기로 꾸려집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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