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서 본 영산강 ⓒ신병문 |
영산강은 남도에서 시작해 남도에서 끝나는 남도다운 강이다. 한강, 금강, 낙동강 등 다른 큰 강들이 여러 도를 거쳐 흐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영산강은 오로지 전라남도의 강이다. 광주 시민에게는 도시의 답답함을 덜어주는 휴식 같은 친구이고, 나주에서는 드넓은 평야와 넓은 충적지를 적셔주어 넉넉한 인심의 원천이 되는 강이다.
수리·관개시설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근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영산강은 지금보다 훨씬 더 유곡이 많은 강이었다고 한다. 자유 곡류(사행천)로 범람원을 강 하류에 발달시켰고 중·하류로 내려가면서 뱀의 움직임처럼 굴곡이 심해져 생기는 우각호(하천의 일부가 막혀서 형성된 소뿔 모양의 호수)나 태극무늬처럼 물결이 휘어지는 구간 등 다양한 지형을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강의 여러 구간이 반듯하게 정비돼 있다.
역사적으로는 삼한시대부터 조선조를 거쳐 1977년 영산강 하구 둑이 건설되기 전까지, 호남내륙 수운의 거점이던 영산포에 배가 드나들 수 있게 해 이 지역의 중요한 길 역할을 해왔다. 흑산도 홍어로 영산포가 유명한 이유 또한 흑산도 연근에서 잡힌 홍어가 모두 영산포로 모여서 숙성되고 육지로 퍼졌기 때문이다. 아직도 영산포에 가면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수운 측정을 겸한 등대를 볼 수 있으니 이 강의 중요한 쓰임새와 분주한 과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배가 멈춘 지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영산강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전라남도와 나주시는 영산강의 옛 정취를 되살리기 위해 4대강 공사 이후 황포돛배를 띄웠다. 4대강 사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오랫동안 외롭던 강에 제 짝을 찾아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된다.
▲ 영산강은 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는 사행천 구간이 많다. ⓒ신병문 |
▲ 강은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나주 ⓒ신병문 |
▲ 넓은 평야를 가르는 영산강. 본래 오른쪽으로 굽이쳐 흐르던 강이 직선으로 흐르도록 정비돼 있다. 왼쪽에 삼족오 문양이 보인다. ⓒ신병문 |
▲ 영산강은 남도에서 시작해 남도에서 끝나는 남도다운 강이다. ⓒ신병문 |
※ 신병문씨는 '하늘에서 본 한국의 새로운 발견'을 주제로 우리 땅 구석구석을 기록하는 항공사진작가입니다. 이 연재는 사진가가 동력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에서 직접 찍은 우리 나라의 풍경과 그 땅의 이야기로 꾸려집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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