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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감상하는 울산바위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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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감상하는 울산바위 전설

[신병문의 하늘에서 본 한국]<7> 설악산 울산바위

서울에서 홍천 인제를 지나 미시령 고개를 넘으면 순간 숨을 멎게 하는 거대한 돌덩어리가 눈앞에 나타난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둘레 4km, 높이 873m의 거대한 바위집합체인 울산바위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울타리 리'자를 쓴 이산(籬山), 울산이라고 읽기도 한다), 또는 지명을 따서 울산(蔚山)으로 적고 있고 <속초시지>에서는 이와 더불어 '막힐 울'자를 써서 鬱山이라고 쓰기도 한다'고 기록하고있다. 이 바위에는 크기만큼이나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온다.

▲ 설악산 울산바위 ⓒ신병문

1983년 뿌리 깊은 나무 출판사가 발행한 <한국의 발견> 강원도 속초시 편에는 울산바위 전설이 소개돼 있다. 옛날 조물주가 금강산의 경관을 빼어나게 빚으려고 전국의 잘 생긴 바위를 모두 금강산으로 모이도록 했는데, 경상도 울산에 있었던 큰 바위도 그 말을 듣고 금강산으로 길을 떠난 것이다. 그러나 워낙 덩치가 크고 몸이 무거워 느림보 걸음걸이다 보니 설악산에 이르렀을 때 이미 금강산은 모두 다 만들어진 후였다. 눈물을 머금고 이 바위는 금강산에 가보지도 못하고 현재의 위치에 그대로 주저앉았다는 내용이다.

재미있게도 이 전설은 자연과학의 잣대로 보아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울산바위가 금강산에 가지 못하는 바람에 지금의 설악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는 전설은 공교롭게 두 산의 형성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1억5000년 전 중생대 쥐라기, 설악산 암석군은 1억 년 전 전후인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다. 지질학에서는 이를 대보화강암과 불국사화강암이라고 각각 부르는데, 태어난 순서로 보면 금강산이 형이고 설악산은 아우인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인 7000만 년 전에 관입한 이른바 울산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니, 전설 그대로 형 집에 자리가 없어 동생 집에 눌러앉은 격이다.

화강암은 풍화에 약해 오랜 세월 절리, 침식, 서릿발 작용, 쐐기 작용 등을 통해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낸다. 울산화강암은 특히 풍화에 약하다. 그래서 표면이 매우 거칠고 다양한 풍화 지형을 보여준다. 2000년 울산바위 150톤가량이 미시령 도로 쪽으로 붕괴되었다고 하는데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처럼 설악산의 화강암은 오랜 세월 절리와 침식 등을 거쳐 수직 암봉과 암릉, 흔들바위와 같은 둥근 핵석, 넓은 너럭바위 등 각양각색의 모양을 빚어놓았다. 이러한 다양한 풍화 지형들은 지형학·지질학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교육장이라고 할 만하다.

어느듯 날씨가 선선하다. 올 가을에는 단풍과 어우러진 거대한 바위의 위용을 느끼러 설악산으로 떠나 보시는 건 어떨런지?

ⓒ신병문

ⓒ신병문

ⓒ신병문

※ 울산바위에 관한 지리, 문헌 정보는 <네이버> 캐스트 설악산 편을 참고하였습니다.

※ 신병문씨는 '하늘에서 본 한국의 새로운 발견'을 주제로 우리 땅 구석구석을 기록하는 항공사진작가입니다. 이 연재는 사진가가 동력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에서 직접 찍은 우리 나라의 풍경과 그 땅의 이야기로 꾸려집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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