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 지난 1년간 아무런 존재감 없는 가짜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힘으로 해임해야 한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10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남동 5·18기념성당에서 가진 ‘박근혜 사퇴와 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에서 정규완 원로사제가 말한 핵심내용이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광주대교구 김성용·정규완 원로사제, 전주교구 문규현 신부를 비롯해 사제와 신도 등 1천500여 명이 참석했다. 미사 시작 1시간 전부터 1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은 발 디딜틈 없이 가득 찼고 성당에 입장하지 못한 400여 명은 밖에 의자를 놓고 미사에 참석했다.
이영선 정평위 위원장 신부의 집전으로 시작된 시국미사는 입당성가로 시작해 복음과 강론, 묵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영선 신부는 먼저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왕따 당한 한 어린 학생의 자살을 비유로 들었다. 한 학생이 어머니에게 "엄마, 우리 반에 왕따 당한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해요"하고 물었더니 엄마는 "애야, 절대로 그 애에게 얼씬 거리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다음날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아파트 옥상에서 날았다. 학급에서 왕따 당한 아이는 바로 그 아이였던 것이다. 친구는커녕 엄마마저 자신을 버렸던 실제 사례를 들었다.
우리는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예언자로서 불의는 불의라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하고 정의가 가득 찬 하느님의 나라에 목숨을 걸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강론에 나선 정규완(75) 원로사제는 "의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살아있는 생애동안 의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국가의 특별한 걱정을 위해 모여 긴박한 시기에 온 국민이 뜻을 모아 역사적인 선택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모두가 나서서 가짜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해임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현 정권은 부정 선거와 관련해 솔직히 고백하고 소통과 탕평, 대통합을 통해 경제 민주화를 이뤄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사퇴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정 원로사제는 "한국의 천주교 사제들은 유신철폐를 위해 꾸준히 기원했고 전두환 정권 때도 광주희생자를 위한 기도모임을 거행했으며 박종철 사건을 폭로해 민주화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 때는 4대강 훼손을 막기 위해 불자들과 함께 천리길을 삼보일배로 봉헌하는 등 국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제주 강정마을, 밀양송전탑, 쌍용차 등 세상이 우리를 불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로사제는 대통령 선거의 과정부터 나열하며 강론미사를 이어갔다.
정 원로사제는 "선거개입 댓글 혐의로 국정원 여직원이 추궁을 받고 있을 때 후보였던 박근혜 씨는 (국정원 여직원을) 연약한 여인의 인권으로 강력하게 표현하면서 감싸고 있었다"며 "그런데 그 연약한 여인이 나중에 국정원 직원으로 밝혀졌고 국정원으로부터 변호사 비용까지 받았고 국정원에서는 여직원이 혼자 한 일이라고 치부했고 박 대통령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서해안 북방한계선 관련 대화록 사건은 철저하게 이용한 뒤 나중에는 광고지 수준으로 폐기해 버렸다"면서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남재준은 국정원 선거 부정 혐의가 짙어지자 1급 비밀문서인 대화록을 공개한 뒤에는 뻔뻔하게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내용이 공개된 마당에 더 이상 비밀문서로써의 가치가 상실됐다'고 하는 등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못된 짓도 불사한다는 속셈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 원로사제는 "이 모든 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인데 박 대통령은 '나는 선거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일이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며 "이 말은 행정의 수반으로서 책임있는 언급이 아니다"고 밝혔다.
정 원로사제는 우리가 구경꾼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면서 지난해 발생했던 5·18 일베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로사제는 "이른바 '일베'라는 소식통은 5·18을 훼손하고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고 심지어는 종편은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노골적으로 거론해도 나라를 책임지는 기관이나 어떤 사람도 반박 해명을 하지 않았다"며 "여기서도 대통령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 원로사제는 "이명박 정권이 국토의 4대강을 망쳐 놓더니 박근혜 정권은 역사의 강을 함부로 손보려 하고 있다"며 "역사의 강은 인간과 관계된 사연들이 복잡하게 얽힌 결과물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획일적인 접근은 강이나 역사 모두를 일정한 틀에 가두려는 위험한 시도이다"며 "건전한 견제가 있는 다양한 역사 서술이 소수자의 독선적 획일화 보다 자연스러우며 덜 위험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정 원로사제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선거법에 저촉됐고 조만간 드러날 것이다"며 국민의 힘으로 가짜 대통령을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원로사제는 "선거 무효 소송인단이 작성한 '제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에 따르면 선관위가 투개표 과정에서 부정하게 개입한 단서가 수없이 발견돼 지난해 1월 4일자로 '대통령 직무정지 집행 가처분'신청과 함께 대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정평위는 이날 시국미사에서 배포한 성명서에서 "박 대통령은 선출 과정부터 합법적이지 않았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지난 대선은 국가정보원, 국방부, 보훈처 등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개입한 가운데 치러졌다"며 "민주공화국으로서 가치를 바로 세우고 온 국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국민의 이름으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구속자의 구명과 석방을 위한 미사를 열었던 광주 정평위는 지난해 10월 33년 만에 시국미사를 열어 국정원 사태 해결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오후 1시 30분에는 고엽제 전우회 회원, 활빈단 등 100여 명이 동구청 앞에서 시국미사 반대집회를 열었다.
반대집회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가 시국미사가 열리는 남동성당에 입장하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5개 중대 500여 명의 경력을 남동성당과 동구청 인근에 배치했다.
시민의 소리=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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