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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강북行, 박원순 강남行…'빅매치' 휘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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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몽준 강북行, 박원순 강남行…'빅매치' 휘슬

나란히 '지하철' 일정으로 시작…선거운동 개시

22일 6.4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 운동의 막이 오름에 따라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새벽 0시 나란히 '지하철 안전 점검'을 시작으로 첫 선거운동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안전 문제가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하철 안전에 방점을 찍고 표몰이에 나선 것이다.

정 후보는 이날 0시 시청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사박물관까지 이동하며 귀가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으로 첫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자신의 대표 공약이자 박원순 후보에 대한 공격 포인트로 설정한 '지하철 공기 질 개선' 문제를 부각하려는 행보였다.

정 후보는 취재진에 "박 시장이 원전 1기를 줄여보겠다는 목적으로 취임 이후 환풍기 가동 시간을 24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였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란 목표와 원전 감소 수단을 혼동한 셈"이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박 후보는 최근 지하철 추돌 사고가 발생한 2호선 상왕십리역을 방문해 역사 내 관제 시스템을 살피는 것으로 첫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는 "지난번 지하철 사고의 충격과 여파가 시민에게도 있을테고 저에게도 그대로 남아 선거 운동을 시작하며 이곳을 가장 먼저 꼭 와보고 싶었다"면서 "한 번 더 점검하면 시민들에게 안도감을 드리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2년7개월 시장 일을 하고 지금 재출마하는 거니까 사실 선거 운동이라기보다는 여전히 업무의 연장선상인 듯한 느낌이 있다"며 "선거운동은 시민에게 미래 비전과 약속을 설명드리고 신뢰를 얻어내는 과정인 만큼 13일이란 기간이 짧지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원순-정몽준, 선거운동 '발차.'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22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지지율 취약층 공 들이기…정몽준 '강북', 박원순은 '강남 공략'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만큼, 두 후보는 각각 자신의 지지 기반이 취약한 지역을 중점적으로 찾으며 적극적인 표 공략에 나섰다. 박 후보는 보수 성향이 강한 강남 3구 방문으로 이날 일정을 채웠고, 정 후보는 종로·용산·서대문·마포·중구 등 강북 지역들을 돌았다.

박 후보는 강남역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강남 표 공략'에 나섰다. 강남 3구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곳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가 정 후보를 앞서는 등 변화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박 후보가 선거운동 첫날 강남, 서초, 송파 일대를 훑으며 공을 들인 것은 이처럼 변화하는 강남 민심에 대한 적극적인 '러브콜'로 풀이된다.

후보자 어깨 띠를 착용하지 않고 곤색 양복 차림으로 등장한 박 후보는 수행원 없이 홀로 출근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자신의 기호나 이름을 말하기 보단 일상적인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친근함'을 적극 부각했고, 일부 시민들은 요구르트와 커피 등을 박 후보에게 건네거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등 호감을 보였다. 조용하고 차분한 선거를 공언한대로 확성기, 유세차 등은 볼 수 없었다.

박 후보는 40여 분 가량 강남 일대를 걸으며 시민들과 만난 뒤 취재진에게 "저를 좋아하는 젊은 분들도 많지만 와서 악수할 여유가 없는 게 슬펐다"며 "서울사람들이 아침에 얼마나 힘든 삶을 시작하는지, 복잡한 지하철을 타고 출근시간에 맞추려고 아웅다웅하는 것은 삶의 질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을 하려면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어야 창조와 새로운 상상력이 가능하다"면서 "아침 출퇴근도 이렇게 같은 시간에 할 필요가 없다. 전동차를 늘릴 필요도 있지만 다시 당선되면 전경련이나 상공회의소, 경총과 협의해 출퇴근 시간을 여유롭게 하자고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고속성장, 무한경쟁 시대와는 조금 다른 여유와 성찰,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새로운 경제와 성장,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박 후보는 지역 개발 구상을 통해 강남 3구 유권자에 대한 공격적인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오전 10시 테헤란벨리에서 벤처 창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어 11시엔 삼성동 옛 한국감정원 부지에서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72만㎡를 국제업무·마이스(MICE)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영동권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 현장 시장실을 하면서 (강남) 5개구는 구청장들이 초청을 해주지 않아 못 갔다"면서 "저를 초청한 곳들은 현장을 그만큼 보면서 애로를 많이 해결해 드렸는데, 상대적으로 (초청을 안 한 지역은) 손해를 봤다. 아무래도 조금 더 먼저 가는 것도 균형일 것"이라고 강남 3구에 대한 중점적인 선거운동 배경을 설명했다.

정몽준, 朴비난 열중…"용산개발 좌초 책임, 한남뉴타운 방치는 정치적 계산"

정 후보는 선거운동의 시작을 '재개발'과 '박원순 시정(市政) 공격'으로 잡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용산구 이촌2동과 한남동을 찾아 재개발 사업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만났다. 정 후보는 이촌2동 중산아파트 앞에서 개발을 추진해 달라는 시민들의 악수 요청에 응하면서 "개발 되도록 하겠다. 용산 개발은 서울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용산 개발 사업의 투자 가치는 그대로 있다. 추진 방법이 잘못됐다고 본다"며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같은 생각이다. 소송을 해서라도 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다세대·다가구 주택 규제가 지나치다"며 "민주주의의 제일 큰 원칙이 당사자 이해 존중인데, 사는 사람들이 모여 집 새로 짓겠다고 하면 서울시나 정부는 '도와줄 일 뭐 있나'해야지, 안전이 어떠니 뭐가 어떠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용산 사업이 무산된 다음에 여기가 슬럼화되면서 난개발이…(우려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 주민이 "오세훈 전 시장이 한 것처럼 강제적으로 하는 사업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오 전 시장의 용산 통합 개발 방식은 우려된다고 하는 일도 있었다. 정 후보는 "저는 통합 개발을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분명 3~4개 권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한다고 했다"고 해명하며 "그런 말은 어디서 들으셨나? 그 분들이 거짓말 하는 것이니 그 말 들으면 안 된다"고 했다.

'재개발' 이슈와 함께 정 후보의 선거운동 첫 일정에서 눈에 띈 것은 경쟁 상대인 박원순 후보에 대한 맹공이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열세를 따라잡기 위한 후발 주자로서의 전술로 보인다.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긴 것도 많이 다르죠"라고 박 후보의 외모를 농담 소재로 삼기도 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용산 사업을 꼭 남의 일처럼 얘기하는데, 사업 무산에 책임이 있다. 2011년 당선됐는데 (국제업무지구 지정이) 해지된 게 2013년"이라며 "항상 '안 하겠다'고 부정적인 얘기를 해서 좌초시킨 책임이 있다"고 했다. 또 개발에 찬성하는 주민들을 향해 "박 시장은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주민들 다 반대하는데 뭘 하나' 하지만, 박 시장이 만났다는 주민은 어떤 주민들을 만나고 다녔는지 신기하다"고 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또 한남뉴타운 사업이 지체되는 데 대해 "만약 박원순 시장과 참모들이 이렇게 방치하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표밭이라고 생각해 방치한다면 그건 범죄"라고 음모론을 펴면서 "방치해 정치적 계산을 하면서 '나는 정치인이 아니고 행정을 한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박 후보를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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