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공표 금지된 여론조사 결과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정 후보 선거캠프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간부들에 대한 캠프 '안보위원장' 위촉장 수여식에서 "여론조사 어떡하냐고 걱정들을 하시는데, 심층 조사한 것을 보면 승기를 잡고 있다 하는 조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류현진 선수가 퍼펙트게임을 놓치고 하는 말이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나를 주저앉게 했다'고 했다"고 지지자들에게 막판까지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정 후보에게 10%포인트 넘는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보기)
이날 위촉장 수여식에 나 전 의원과 나란히 참석한 이사철 전 의원은 행사 후 <프레시안> 기자와 만나, 마지막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이같이 나온 데 대해 "아까 나 (전) 의원 말도 그렇고, 숨은 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 후보 선거캠프의 총괄역을 맡고 있는 이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해당 발언이 공표 금지된 여론조사 내용을 공개해 위법 소지가 있는 게 아닌지 묻자 "모르겠다"면서도 "자세한 얘기는 안 하지 않았나. 법에 위반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공표 금지기간 동안 조사한 것을 그런 식으로 말로 한다면 위법이 된다"는 입장이다. 김주헌 선관위 공보과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지 기간에 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도 (공개)하면 안 된다"며 "구체적 조사기관이나 수치가 없어도 위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108조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마감 시각까지, 선거에 관하여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를 공표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선관위 측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이후에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보도할 경우, 언제 조사한 것인지 조사 기간을 명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행사 발언에서 '심층 조사'의 시점과 의뢰기관, 구체적 내용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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